민음사의 이례적 성공, 쌓아온 것이 달랐습니다

민음사의 이례적 성공, 쌓아온 것이 달랐습니다

트렌드라이트
@trend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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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6년 7월 0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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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민음사는 유튜브 채널과 서울국제도서전 등을 통해 큰 화제성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어려운 출판 시장 속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늘리며 이례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2. 이 성공은 단순히 ‘텍스트힙’ 트렌드 덕분이 아니라, 『세계문학전집』을 비롯해 오랜 시간 쌓아온 콘텐츠 자산이 새로운 독자와 장기 고객을 만들어낸 결과에 가까운데요.

3. 결국 민음사의 사례는 기회가 왔을 때 이를 팬덤과 실적으로 바꾸려면, 그전에 고객이 머물고 구매할 수 있는 아카이브를 꾸준히 쌓아두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힙한데, 실적까지 좋습니다

올해도 서울국제도서전은 무려 16만여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흥행을 이어갔습니다. 저도 현장에 있었는데요.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부스를 하나만 꼽자면 역시 민음사였습니다. 굿즈 가챠는 행사 시작 10분 만에 대기번호 발급이 마감됐고요. 계산대가 5개나 있었음에도 책을 결제하려면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긴 줄이 늘어선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인파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탁월한 기획력이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을 구매로 이끈 건 오둥이, 치즈덕 등 인기 캐릭터를 보유한 ‘오늘의 귀여움’과 협업한 『세계문학전집』과 『민음의 시』 리커버 에디션이었는데요. 리커버가 최근 출판계의 주요 트렌드이긴 하지만, 이를 캐릭터 IP와 결합해 새롭게 변주한 방식은 확실히 민음사다웠습니다.

이와 같이 민음사가 출판계에서 주목받는 존재가 된 지도 꽤 오래됐습니다. 이미 2011년 국내 최초의 출판사 유료 멤버십인 민음북클럽을 선보이며 팬덤을 쌓아왔고요. 유튜브 채널 ‘민음사TV’ 역시 출판사 채널로는 처음으로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금은 52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아란 부장, 김민경 편집자 같은 출판계 스타들도 등장했고요.

더 흥미로운 건 이러한 화제성이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출판사와 대형 서점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민음사는 지난해 매출 206억 원, 영업이익 4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각각 전년 대비 23.4%, 72.8% 증가한 수치였는데요. 지금 출판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정말 이례적인 성과였습니다.

물론 이를 ‘텍스트힙’ 트렌드와 연결해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책을 읽는 문화가 힙해졌기 때문이라면 출판계 전체가 함께 성장했어야 합니다. 유독 민음사만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는 건, 그 안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그 답은 올해 500권을 돌파한 『세계문학전집』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쌓아온 만큼, 오래 팔립니다

재작년 한국 출판계의 가장 큰 화두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었습니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휩쓸며 전체 도서 판매량까지 끌어올렸는데요. 하지만 민음사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에, 이 흐름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누리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민음사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 구조 자체가 신간이나 특정 베스트셀러에만 의존하기보다, 『세계문학전집』을 비롯한 방대한 시리즈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민음사의 유튜브나 굿즈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첫 구매를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지속적인 성과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책, 특히 문학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장기적인 매출이 만들어지는데요. 『세계문학전집』이 바로 그 역할을 하고 있던 거죠.

방대한 아카이브가 쌓여 있다 보니, 트렌드와 맞물릴 때마다 다시 주목받으며 새로운 독자층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독자들은 다른 전집과 시리즈까지 구매하며 충성 고객으로 이어지고요. 책 이야기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콘텐츠로 유튜브 채널을 채울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이런 상품에 대한 자신감이 뒷받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선보인 세계문학전집 리커버 에디션은 정말 탁월한 마케팅이었습니다. 단지 표지가 귀여워서 책을 집어 든 사람들이 문학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세계문학전집』의 장기 고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이처럼 고객을 오래 붙잡아둘 수 있다는 건 민음사만이 가진 강력한 무기입니다. 오래 쌓아온 콘텐츠가 다시 새로운 독자를 부르고, 그 독자가 또 다른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미리 꾸준히 쌓아야 합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성공 신화를 만든 사례가 아이돌 리센느입니다. 대형 기획사가 아니면 주목받기 더욱 어려워진 시대에, 리센느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화제를 모으며 새로운 ‘중소의 기적’ 사례로 떠올랐습니다.

이들의 성공을 만든 건 분명 ‘거제 야호’로 대표되는 몇몇 히트 콘텐츠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다른 지점에도 주목했습니다.

바로 수년간 쌓아온 콘텐츠 아카이브였습니다. 리센느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1,500개가 넘는 영상을 축적해 두었다고 합니다. 새롭게 유입된 팬들은 이 콘텐츠를 하나씩 소비하며 계속 리센느 안에 머물렀고요. 한두 개 영상의 화제성이 일시적인 관심에 그치지 않고 팬덤 형성으로 이어진 건, 결국 이러한 아카이브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이는 모든 비즈니스에도 적용됩니다. 매출의 규모를 결정하는 데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핵심 중 하나는 결국 상품의 구색입니다. 판매하는 상품이 충분히 쌓여 있어야 고객은 더 오래 브랜드와 매장에 머무르고, 그렇게 머무는 시간이 다시 구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음사의 강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튜브와 굿즈로 새로운 독자를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을 때, 그들이 머물고 구매할 수 있는 『세계문학전집』이라는 방대한 아카이브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으니까요. 결국 기회가 왔을 때 이를 팬덤과 실적으로 바꾸려면, 그전에 먼저 꾸준히 쌓아둔 것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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