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매장 수가 줄면서도 늘어나는 건
작성자 트렌드라이트
트렌드라이트
올리브영 매장 수가 줄면서도 늘어나는 건
아래 글은 2026년 4월 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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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3문장 요약
1. 올리브영은 전체 매장 수를 줄이는 대신, 명동·강남 같은 핵심 상권에 매장을 집중시키는 ‘재배치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2. 온라인 확대로 구매는 분리되고, 오프라인은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공간이 되면서, 중소형 매장은 줄이고 경험 중심의 대형 매장으로 재편되고 있죠.
3. 이처럼 앞으로 오프라인은 ‘배송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상품’이나 ‘압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경우에만 생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 매장 수가 줄어든 게 맞나요?
올리브영의 매장 출점 전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매장 수는 1,381개로, 직전 분기 대비 13개 감소했는데요. 같은 기간 직영점 역시 12개 줄어든 1,166개로 집계되었습니다. 감소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사업 시작 이후 꾸준히 매장을 늘려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그동안 다점포 전략은 올리브영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습니다. H&B스토어 시장에서 사실상 유일한 생존자가 된 것도, 먼저 매장을 확대하며 확보한 규모의 경제 덕분이었고요. 전국 주요 상권에 촘촘히 자리 잡은 매장을 기반으로 뷰티 유통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디지털 전환 역시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근거리 배송 덕분에 가능했었죠.
하지만 매장 수가 1,300개를 넘어선 지금, 더 이상 출점만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아 졌습니다. 이미 주요 상권에는 대부분 진입한 상황에서, 추가 출점은 효율을 담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특정 지역에서는 오히려 매장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명동입니다. 기존에도 8개 매장을 운영하던 올리브영은 최근 3개 층, 약 95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점’을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강남역 상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센트럴 강남 타운점'을 포함해 현재 11개의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이 때문에 명동이나 강남을 자주 찾는 입장에서는 매장이 줄었다기보다 오히려 더 늘어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체 매장 수는 줄이고 있지만, 핵심 상권에서는 반대로 밀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지금의 올리브영은 단순히 출점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매장을 ‘재배치’하고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접근성보다 중요해진 ‘경험의 밀도’
올리브영이 매장 전략의 방향을 바꾼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제는 얼마나 쉽게 갈 수 있느냐보다, 무엇으로 고객을 매장까지 끌어올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화장품, 특히 색조 제품은 직접 발색을 테스트하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 지점에서 올리브영은 오랫동안 경쟁자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왔습니다. 다양한 제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드물었고, 전국에 촘촘히 깔린 매장 덕분에 접근성까지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올리브영 역시 온라인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서며, 경험과 구매가 점차 분리되기 시작했는데요. 재구매는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어중간한 구색을 갖춘 중소형 매장들은 설 자리를 잃기 시작합니다. 체험을 하기엔 경험 요소가 부족하고, 구매 편의성 측면에서는 온라인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굳이 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효율이 낮은 중소형 매장은 줄이고, 체험 요소를 강화한 중대형 매장으로 재편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중대형 매장이 들어설 수 있는 입지는 제한적입니다. 충분한 유동 인구가 확보되는 핵심 상권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런 상권에서는 매장을 더 촘촘히 배치하는 전략이 나타납니다. 한두 개의 대형 매장만으로는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러 매장을 밀집시켜 최대한 고객을 흡수하려는 접근입니다.
다이소와 올리브영이 서로 엇갈린 건
‘경험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매장을 대형화하는 흐름은 올리브영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역시 중소형·지방 점포는 줄이고, 서울 및 주요 도시에 위치한 대형 매장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습니다. 심지어 편의점 업계도 전체 점포 수를 줄이는 대신, 매장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조정에 나서고 있고요.
물론 반대로 움직이는 사례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이소입니다. 올리브영과 자주 비교되는 다이소는 최근에도 2~3년에 100개씩 매장을 늘리며 확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작년 기준 전체 매장 수는 무려 1,600개를 넘어서기도 했죠.
흥미로운 점은, 다이소 역시 매장 대형화 흐름에는 올라타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형 매장을 늘리는 방향은 같지만, 전체 매장 수 확대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리브영과 갈라집니다.
이 차이는 결국 상품 구조에서 비롯됩니다. 화장품은 단가가 비교적 높고 부피가 작아 온라인 배송에 적합합니다. 그래서 구매는 온라인으로, 경험은 오프라인으로 분리되는 구조가 가능합니다.
반면 다이소의 주력인 저가 생활용품은 다릅니다. 단가가 낮고 구매 빈도가 높으며, 온라인 배송으로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오프라인 접근성을 유지하고, 오히려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해당 상품군의 구매 수요가 온라인으로 얼마나 대체될 수 있느냐에 따라, 매장 전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따라서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두 가지 방향으로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배송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상품을 다루거나, 혹은 온라인이 따라올 수 없는 밀도의 경험을 제공하는 경우로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