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AI 트렌드, 거장들이 직접 답하다
작성자 테크잇슈
Tech Insight
2026년 AI 트렌드, 거장들이 직접 답하다
오늘의 세줄요약!
1. AI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2. 해결 방법으로 얀 르쿤과 데미스 허사비스가 '월드 모델'을 제시했어요.
3. 2026년 AI는 현실 세계를 더 잘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거예요.
상향 평준화 vs 성능 한계
ChatGPT 출시 직후만 해도 AI 모델 간의 성능 격차는 명확했습니다. 압도적인 1등이 존재했고, 이어진 순위 간의 격차도 까마득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경쟁자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출시되는 모델마다 벤치마크를 근거로 자사의 성능이 최고라고 주장하는데요. 정작 일반 사용자들은 그 차이를 체감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이 됐습니다.

이를 상향 평준화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냉정히 보면 성능 향상의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늘리고 파라미터를 키우는 스케일링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더 이상 드라마틱한 성능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빠른 기술 발전 덕분에 AGI(범용 인공지능)가 한때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였지만, 이제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방식으로는 그곳에 도달할 수 없다고요.
AI가 가진 명확한 한계
현재 AI의 한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자율주행입니다. 인간은 약 20시간의 연수만 받아도 도로에 나갈 수 있습니다. 숙련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최소한의 주행을 하고 돌발 상황이 닥치면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반면 AI는 수십억 km의 주행 데이터를 학습하고도, 학습하지 않은 상황을 만났을 때 대응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사실 인간이 20시간의 연수만 받은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그 이면에는 이미 훨씬 방대한 양의 정보를 학습한 결과입니다. 숫자로 비교해 보면 꽤 충격적입니다. 'AI 4대 천왕'이라 불리는 얀 르쿤 교수에 따르면 LLM이 학습한 텍스트 데이터의 양은 약 10의 14승 바이트라고 하는데요. 꽤 큰 수치 같아 보이지만, 이는 고작 4살짜리 아이가 보고 자란 데이터의 양과 비슷한 수치라고 합니다.
즉, 인간이 현실 세계에서 받아들이는 정보량은 그 크기가 압도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학습의 방식 역시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현재 생성형 AI가 아무리 똑똑한들 그대로 현실 세계로 나오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얀 르쿤, 소라(SORA)는 비효율적
얀 르쿤이 메타의 수석 과학자 직함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스타트업을 설립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AI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월드 모델이란, 세상의 표면적인 텍스트나 픽셀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시스템입니다.

특히 그는 현재 비디오 생성 AI(Sora 등)가 사용하는 '픽셀 생성' 방식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물리학자는 방 안의 모든 기체 분자 움직임을 일일이 계산하지 않는다. 대신 '온도'와 '압력'이라는 추상적 상태만 계산한다"는 비유로 설명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그가 JEPA(Joint Embedding Predictive Architecture) 방식을 제안하는 이유입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하나를 전부 그리는 대신 '나무가 흔들린다'는 핵심 상태와 결과만 예측합니다. 불필요한 노이즈는 버리고 본질만 파악하는 것. 얀 르쿤은 이것이 진짜 지능이라고 정의합니다.
관련 인터뷰 : https://www.youtube.com/watch?v=7u-DXVADyhc
데미스 허사비스, 알파고가 필요해
ChatGPT를 제치고 제미나이를 최고의 AI로 이끈 데미스 허사비스 역시 최근 비슷한 맥락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허사비스는 현재 AI의 상태를 들쭉날쭉한 지능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따는 AI가, 정작 평범한 고등학생 수준의 논리 문제에서는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의 방대한 지식을 압축해 놓아 아는 건 많지만, 일관성이 없고 스스로 검증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허사비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알파고의 유산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답을 내놓기 전에 생각하고 계획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불확실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이때 얀 르쿤과 마찬가지로 월드 모델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계획을 세우려면, 자신이 행동했을 때 결과를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알파고가 바둑을 잘 둘 수 있었던 이뉴는 '바둑판'이라는 완벽한 통제 환경 안에서 수만 번의 수를 미리 둬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는 바둑판처럼 단순하지 않죠.
핵융합로의 플라스마를 제어하거나 새로운 배터리 신소재를 발견하려면, 단순히 텍스트로 된 논문을 많이 읽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가상의 실험실(월드 모델) 안에서 물리적 결과를 시뮬레이션하고, 수없이 실패해 보며 검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관련 인터뷰 : https://www.youtube.com/watch?v=PqVbypvxDto
2026년 AI 트렌드, 결국 피지컬 AI
2025년은 '에이전틱 AI의 해'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2026년은 '피지컬 AI의 해'가 될 것이라 전망하는데요. 2025년 끝자락에 진행된 두 거장의 인터뷰를 통해 그 비전이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얀 르쿤과 데미스 허사비스가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명확합니다. 이제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더 많이 학습하는 방향이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표면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원리를 파악하고 예측하며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월드 모델은 단순한 기술적 개선이 아닙니다. AI가 현실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관문이자, AGI로 가는 새로운 경로입니다. LLM 경쟁이 한계에 부딪힌 지금, AI 업계의 다음 전장은 '세상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는가'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이 바뀐 만큼, 구글이나 OpenAI가 아닌 새로운 주인공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점. 이것이 우리가 다가올 2026년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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