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가 우주이고, 어디까지가 지구일까? 끝과 시작의 아마...그곳🤷

어디부터가 우주이고, 어디까지가 지구일까? 끝과 시작의 아마...그곳🤷

작성자 우주애호박

우주가 궁금한 당신에게

어디부터가 우주이고, 어디까지가 지구일까? 끝과 시작의 아마...그곳🤷

우주애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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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zucch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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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우주의 경계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선 먼저 지구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합니다. 어디까지를 지구라고 할 수 있을까요? 평균 해수면일까요? 가장 높은 에버레스트 산의 정상 높이일까요? 하지만 지표면 위에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덮여있습니다. 바로 대기예요.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지구 대기권의 높이에 따라 결정돼요.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웠듯이 지구 대기권은 대류권-성층권-중간권-열권으로 구분됩니다. 그런데, 대기의 끝은 어디일까요!?

후보 1. 열권?

열권은 지표면으로부터 약 80km~600km 상공에 놓인 층입니다. ‘열’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열권은 점점 더 높이 올라갈수록 온도가 높아져서 낮에는 1,700℃까지 올라가요. 대기 속의 원자가 태양풍을 맞아 원자핵과 전자와 분리되는 전리 현상이 발생하고, 오로라가 일어나기도 하죠. ISS와 허블 우주 망원경도 열권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하지만 대기권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지구 위에 떠있는 허블 우주 망원경. 주위에 아무 것도 없을 것 같지만 엄연한 지구 대기권이에요!

후보 2. 외기권?

사실 열권 바깥에도 최외곽 층인 외기권(Exosphere)이란 층이 존재한답니다! 우선 외기권은 원자 중에서도 가장 가벼운 수소나 헬륨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고, 공기가 열권보다도 더 희박한 상태라 입자들 간의 충돌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요. 원자들끼리 이리저리 부딪히며 움직이는 게 아니라 탄도 궤도(중력과 항공 역학적 공기 저항에 의하여 그리는 궤도)를 그리며 움직일 정도죠. 외기권의 상하 경계는 태양 활동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략 500~1,000km 사이에서 시작되어 10,000km 이상 뻗어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외기권 역시 서서히 옅어지기 때문에 어디가 외기권의 끝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후보 3. 지구 코로나?

혹시 태양 코로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마치 사자의 갈기처럼 태양을 둘러싼 희박한 가스를 말합니다. 개기 일식이 일어나면 볼 수 있죠. 그런데 지구에도 코로나가 있어요. 태양에서 방출된 자외선, 그중에서도 파장이 짧은 원자외선(far-ultraviolet)은 외기권에 있던 중성 수소(양성자 하나와 전자 하나로 이뤄진 수소)와 만나 산란되고, 외기권은 밝게 빛나게 됩니다. 이걸 ‘지구 코로나’라고 해요. 과학자들은 지구코로나가 약 20만 km까지 이어질 거로 추측했는데요, 2019년에 놀라운 사실이 발표됐습니다. 이 지구 코로나가 무려 63만 km까지 뻗어있다는 거였어요!. 이렇게 되면 지구 대기의 영역은 38만 km 떨어진 달까지 포함하게 되는 거고요, 인류는 지구를 떠난 적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죠.

빛나는 지구 코로나의 모습. (이미지: 유럽우주국)

후보 4. 지구 중력이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위치?

그렇다면 지구 중력이 더 이상 대기를 구성하는 원자에 중력을 행사할 수 없는 위치는 어떨까요? 다시 말해 지구 중력보다 태양의 중력이 더 강해지는 지역이라 보면 되겠죠. 그렇게 되면 지구의 영역은 지구로부터 무려 150만 km로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좀… 너무 간 것 같죠?😓

그래서 뭘 어떻게 할 건데요?

하하. 죄송합니다. 대기권의 끝은 아무래도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잡긴 어려울 것 같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지구의 경계는 비행기에 의해 결정됩니다. 비행기에 작용하는 여러 가지 힘 중에 기체를 위로 띄우는 ‘양력’이 있어요. 양력 또한 날개의 모양이나 비행기의 속도, 주변 공기의 밀도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죠. 미국의 항공공학자 테오도르 폰 카르만(1881~1963)은 비행기가 지구 평균 해수면으로부터 대략 84km 이상 상승할 경우, 공기가 희박해 비행기가 더 이상 양력(비행기를 띄우는 힘)에 의존해 공중에 머물 수 없고, 양력을 높이기 위해 비행기의 속도를 올린다면 속도가 너무 커져서 비행기가 불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래서 국제 항공 연맹은 1960년대 초에 평균 해수면으로부터 100km 이하를 항공기의 영역, 그 이상의 영역을 우주선의 영역으로 정의했습니다. 물론 카르만의 결과와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명확함이 있으니까요. 이 경계를 ‘카르만 선(Kármán line)이라 부릅니다. 따라서 대기권이 어디까지 뻗어있냐와는 상관없이, 현재 인류가 규정한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비행기의 최대 고도라 할 수 있는 평균 해수면 위 100 km에 놓인 가상의 경계, 카르만 선이랍니다.

지구 대기의 아름다운 모습(촬영자: Ralf Rohner; https://apod.nasa.gov/apod/ap210724.html)

내용을 정리해서 뽀로로 님의 질문에 대답을 해보자면, 인간이 규정한 지구와 우주의 경계는 카르만 선이라 할 수 있고요, 자연적인 경계를 찾는다면 경계는 명확하지 않다가 답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잊지 마세요. 지구와 우리 역시 우주의 일부분이란 사실을 말이에요! 궁금한 것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알려주세요. 제가 열심히 찾아 설명해드릴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