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커피 춘추전국시대가 된 특별한 이유

저가커피 춘추전국시대가 된 특별한 이유

큐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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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터를 위한 뉴스레터, 큐레터의 06월 22일 아티클이에요!


카페를 고를 때 우리는 보통 “싸서”, “익숙해서”, “그냥 좋아서” 같은 이유로 선택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선택 뒤에는 취향보다 더 큰 구조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왜 어떤 카페는 계속 늘어나고, 어떤 카페는 사라지는지, 왜 혼자만 가격이 안 오르는지 등등. 이걸 설명하는 틀이 바로 마이클 포터의 5 Forces(다섯 가지 힘)입니다.

오늘은 이 5개의 개념을 실제 카페 사례를 통해 쉽게 풀어드릴게요!


1. 기존 경쟁자와의 경쟁

같은 링에서 모두가 똑같은 무기로 싸우면 결국 출혈 경쟁만 남아요. 잘하는 브랜드는 다투던 경쟁의 축을 없애요.

분위기,공간 경쟁축 제거: 저가커피

투썸이 '공간과 분위기'로 경쟁할 때, 저가커피는 그 축을 과감히 뺐어요. 넓은 좌석, 고급 인테리어, 긴 체류 시간을 덜어내고 "저렴하게, 빠르게, 테이크아웃 중심"이라는 단 하나의 축만 남겼죠.

사진 :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저가커피들은 모두가 올라가려 경쟁하는 '프리미엄 공간' 링에서 빠지니, 싸울 상대가 사라진 거예요. 이는 싸우기 전에 싸울 이유를 없앤 것과 같아요.

비용을 줄이고 가격으로 승부: 저가커피

저가커피는 화려한 마케팅, 복잡한 메뉴, 고비용 인테리어를 덜어내고 효율에 집중했어요. 그 결과 상품 매출 원가율을 많이 낮췄죠.

우리가 생각하기에 부담되는 가격이 아니라, 이 정도면 적정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더 비싸게, 더 화려하게 경쟁하는 대신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남기는 쪽을 택한 거예요.

2. 신규 진입자의 위협

카페 창업은 진입장벽이 낮기로 유명한 산업이에요. 보증금, 권리금, 시설투자비만 있으면 누구나 옆 골목에 카페를 열 수 있죠. 이 '신규 진입자의 위협'이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끊임없이 갉아먹어요. 그래서 잘하는 브랜드는 낮은 장벽 위에 자신만의 벽을 구축해요.

규모, 모델 장벽 만들기: 메가커피

저가커피는 진입장벽이 가장 낮아 보이지만, 메가커피는 여기에 '규모의 경제'와 '톱모델'을 더해 후발주자가 넘기 힘든 벽을 만들었어요. 2024년 기준 가맹점 3,325개로 업계 1위에 올랐고, 손흥민 같은 톱모델 마케팅, 그리고 엔시티 위시와 SM 엔터테인먼트의 서브 모델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극대화했죠.

실제 매출 또한 저가커피들 중 높은 편이다 보니 타 경쟁사들에 비해 출점 속도도 높은 편이에요. 다른 신규 저가 브랜드가 이 '점포 수 × 모델 파워'를 따라잡기란 사실상 어려운 편이죠.

사진 : 메가MGC커피

3. 대체재의 위협

요즘 카페의 가장 무서운 적은 옆집 카페가 아니라 '내 집'일지도 몰라요. 캡슐 커피, RTD(즉석음용) 커피, 편의점 에스프레소 머신, 홈카페까지 매장 밖에서 커피를 해결하는 대체재가 카페 수요를 갉아먹고 있죠. 잘하는 브랜드는 이 대체재와 싸우지 않고, 아예 자기 라인업으로 흡수해요.

대체재 진영이 거꾸로 경험을 더하다: 카누

대체재의 대표주자인 캡슐, 인스턴트조차 카페 경험을 더해 진화하고 있어요. 카누 바리스타는 전용 머신과 체험 팝업으로 '집에서 즐기는 카페 경험'을 곱했죠.

이건 거꾸로 카페에 주는 교훈이에요. 대체재가 '경험'으로 카페 영역을 침범하듯, 카페도 '집에서의 편의'를 곱해 영역을 넘어가면 양쪽 수요를 다 쥘 수 있어요.

카누 온더 테이블 팝업 성수 (사진 : 이노레드)

대체 수요를 채널별로 쪼개 흡수: 폴바셋, 드롭탑

집에서 마시는 수요라는 한 덩어리를 폴바셋·드롭탑 같은 전문점은 잘게 나눠 공략했어요. 마트에서 사는 수요는 캡슐(롯데마트 협업)로, 온라인 수요는 원두·드립백 가공품으로 나눴죠.

물론 매장 수요는 그대로 음료로 판매하면서 대체재에 통째로 빼앗기는 대신, 대체 수요를 채널 단위로 나눠 각각에 제품을 꽂은 거예요.

폴바셋 바리스타 파우치 상품 (사진 : 폴바셋)

4. 공급자의 교섭력

특정 원두 공급사에 의존하면, 그들이 가격을 올릴 때 속수무책으로 끌려가요. 이게 강한 '공급자의 교섭력'이에요. 원두 국제 시세가 1년 새 두 배 가까이 뛴 최근 환경에서는 더 치명적이죠.

자체 로스팅으로 의존도 줄이기: 컴포즈커피

컴포즈는 자체 로스팅 공장을 운영해요. 생두 수입–로스팅–포장–유통을 원스톱으로 관리하니 중간 유통마진과 외부 공급자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죠.

생두를 직접 수입하는 것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는 큰 힘이 돼요. 원두값이 올라도 가성비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이에요.

컴포즈커피 로스팅 공장 (사진 : 컴포즈커피)

5. 구매자의 교섭력

구매자(고객)의 교섭력이 강하다는 건, 고객이 언제든 우리를 버리고 옆집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커피만큼 고객의 변심이 쉬운 산업도 없죠.

앱 스탬프 적립: 메가커피, 컴포즈

그래서 메가커피, 컴포즈 같은 브랜드는 앱 기반 스탬프 적립으로 "몇 잔 마시면 무료"라는 작은 이벤트를 깔아둬요.

사진 : 왼쪽 - 메가커피 앱 / 오른쪽 - 컴포즈커피 앱

이게 별 게 아닌 거 같지만요. 자주 방문하다 보면 앱 스탬프 한 칸이, 가격 민감한 저가 시장에서 우리를 옆집으로 못 가게 잡는 강력한 요인이 돼요.

가격으로 승부하는 시장일수록 "거의 다 모았다"는 막바지 심리가 무기예요. 10칸 중 8칸이 찼을 때 고객은 옆집 할인을 포기해요. 적립이 9칸쯤에서 "곧 무료"를 강조하는 푸시 한 번이, 가격 민감 고객의 교섭력을 꺾는 가장 싼 방법이에요.


결국 카페 선택은 취향이라기보단, 보이지 않는 여러 힘들이 만들어낸 결과에 가까워요. 겉으로는 내가 고른 것 같지만, 그 선택 자체가 이미 구조 안에서 정해지고 있는 셈이죠.

※ 오늘 F&B 기획자의 관찰일지는 대선C(안대선)님이 작성하고, 큐레터가 편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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