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니커, 우리나라의 작년 한 해 합계출산율*이 얼마였는지 기억하나요? 0.72명으로, 1984년 이후로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내년에는 0.7명 아래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요. 이러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하나,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워요.  

정부를 비롯해 도입을 환영하는 쪽에서는 값싼 외국인 인력을 도입해 저출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육아와 돌봄을 어느 정도 해소할 거로 기대하고요. 반면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은 저출생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돌봄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도 맞서는데요. 이러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에 대한 뉴니커들의 생각을 모아 피자를 구워왔어요.

지난 반죽 3줄 요약

•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가정에 출퇴근하며 육아·가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인 노동자로, 9월 시범사업을 위해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는 E-9(비전문취업) 비자의 적용을 받아요.

•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국인 인력을 동원해 돌봄 서비스에 대한 부족한 수요를 채우고,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하려는 거예요.

•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이 돌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지, 돌봄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지가 이슈의 쟁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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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1. 구조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해. (72.8%, 898명) 🔴

외국인 돌봄 인력을 늘리는 건 저출생 해결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육아휴직, 근무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볼 ‘시간’을 만들어주는 게 더 실용적이라는 것. 여성이 돌봄노동을 떠안는 등 성차별적 구조를 해결하지 못하면 저출생은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어요. 

• 미미 뉴니커 👑: 내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부모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남성도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인식도 개선하고 근무시간도 단축해야 해. 유연근무제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게 저출생 해결에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야.

• 끼꼬 뉴니커 🔥: 여성의 입장에서 단순히 돌봄 부담 때문에 저출생이 심화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돌봄 부담을 저출생의 원인으로 진단해버리면,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도입해 일을 덜어주는데 뭐가 문제냐”며 저출생의 책임을 여성에게 떠넘길 수 있어.

• 전완근 뉴니커 💪: 저출생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내놓은 정책이라고 생각해. 저출생의 근본적인 원인인 주거 문제나, 여성이 돌봄노동을 떠안는 등의 성차별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해. 그러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도입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의견 2. 돌봄노동의 가치가 떨어질 거야. (10.5%, 130명) 🔵

돌봄 서비스 공급 부족 문제를 값싼 노동력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 돌봄노동 자체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것과 다름없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외국인 인력을 써야 할 만큼 공급이 부족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돌봄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  

• 쨈 뉴니커 🍯: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일의 범위와 필요한 전문성 등을 전혀 논의하지 않고 비용의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 같아 걱정이야. 결국 돌봄노동 전반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나라 전체의 인권감수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생각해.

• 윤 뉴니커 🧑‍🍳: 돌봄노동은 어려운 일임에도 오랫동안 ‘엄마가 무급으로 당연히 하는 일’로 여겨지면서 급여가 낮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나중에 외국인 가사관리사도 부족해지면 돌봄노동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 걱정이야. 

• Dayeon 뉴니커 🤓: 한국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돌봄노동을 해줄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건, 돌봄노동의 강도와 가치가 최저임금보다 높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해. 노동의 가치를 올바르게 매길 생각은 하지 않고 더 싼 값에 돌봄을 맡기려고만 하면 당연히 노동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의견 3. 저출생 해결에 도움 될 거야. (10.0%, 123명) 🟢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통해 돌봄 부담이라도 줄이면 저출생 해결에 당장 도움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구조나 인식을 바꾸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와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 탁이 뉴니커 🕺: 임금에 비해 물가 상승이 더 큰 상황에서 맞벌이는 피할 수 없어. 부부가 아이를 직접 돌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인력이 충원된다면, 저출생을 해결할 순 없어도 완화할 순 있을 거야.

• 릴케 뉴니커 📚: 저출생과 관련해서 여성 혹은 주 양육자의 경력단절이 항상 문제가 돼왔잖아. 돌봄 비용이 절감돼서 그 부담을 줄이게 된다면 많은 여성이 출산 후 다시 업무로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야. 

• 스누피 뉴니커 🐶: 구조를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엔 동의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구조를 바꾼다는 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일이야. 저출생 해결은 시급하잖아.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도입해 당장 돌봄 부담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

의견 4. 잘 모르겠어 (6.7%, 83명) 🟡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임금을 어떻게 부담하게 되느냐에 따라 실효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어요.

• Anna 뉴니커 🧑‍🦰: 한국의 최저임금을 적용한 가사관리사 임금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적절한 저출생 대책으로 보기 힘들 것 같아.

• 보이지않는손 뉴니커 🙌: 내국인 가사관리사가 없는 게 아닌데, 현실적으로 그분들의 급여를 감당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 고용하지 못하잖아.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임금 부담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이런 것도 생각해보자

뉴니커들이 함께 고민해보자며 던져준 의견에는 이런 것도 있었어요.

• 앞으로 외국 이주민이 늘어나며 생기는 일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아.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 차별 등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 돌봄노동에 있어 최저임금 차등지급을 허용하면 국내 수많은 돌봄 노동자들에게도 최저임금 차등지급을 허용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남길 것 같아. 돌봄노동을 하는 대다수가 여성인 만큼, 여성에 대한 성차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가들은 뭐래?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를 통해 돌봄 서비스 이용에 대한 부담이 작아지면 여성의 노동참여율을 높이는 데 도움 될 거라는 의견이 있어요. 특히 고숙련 직종 여성이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주고, 이는 남녀 사이 임금격차를 줄일 수도 있다고.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외국인 인력의 유입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가 일·가정 양립을 위해 고려할 만한 좋은 수단이다”라고 말해요. 하지만 내국인 노동자와 차별 없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대우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요.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가 저출생에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의견이 있어요. 저출생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면 국가의 돌봄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주거·성평등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정부가 노동시장의 구조 개혁, 성평등 실현, 공공 돌봄 서비스의 질적·양적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해요. 돌봄 문제에 대한 해결을 사적 계약에 맡기면 오히려 장시간 노동 등의 구조적 문제를 은폐하고 심화할 수 있다고도 말해요. 

돌봄노동 자체에 대한 개선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요. 적정 수준의 임금 가이드라인, 직무의 범위, 표준 근로시간 등 돌봄노동의 가치와 고용을 제대로 정의하는 규정들을 세워야 한다는 것. 이러한 노력 없이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도입하면 돌봄노동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하고요.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외국인 도입이 아니라, 국내 가사서비스 일감을 제대로 배분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해요. 가사관리사를 필요로 하는 가정의 대부분은 단시간 고용을 원하기 때문에, 이를 잘 연결해주는 것만으로도 돌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하고요.

제도적·문화적으로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섣불리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도입하면 피해는 아동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어요. 장주영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원은 “값싼 돌봄노동을 제공받는다는 목적 아래 부모가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대리양육자로서 존중하길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해요. 그럴 경우 양육을 받는 아동의 정서적 발달이나 이주민에 대한 인식에 잘못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도 말하고요. 

해외 사례는 어때?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를 우리보다 먼저 도입한 나라는 대표적으로 홍콩·싱가포르·대만·일본 등이 있어요. 홍콩·싱가포르는 1978년, 대만은 1990년대, 일본은 2017년에 도입했는데요. 각각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면:

• 홍콩·싱가포르·대만: 개인이 민간 중개기관을 거쳐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직접 고용해요.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입주 형태로 일하고,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지 않아요.

• 일본: 기업·기관이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하고, 개인은 서비스 이용료만 부담하는 방식이에요. 외국인 가사관리사는 최저임금을 보장받으며 출퇴근 형태로 일한다고. 숙소는 고용 주체인 기업이나 기관이 제공해야 해요.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이 이들 나라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저출생을 개선했는지에 대해선 해석이 갈려요. 홍콩은 제도를 도입한 약 30년 동안 5세 이하 자녀가 있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최대 14% 늘었고요. 싱가포르도 도입 당시 1.79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이 10년 후 1.96명으로 올라가기도 했다고. 하지만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과 지표 개선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어요. 홍콩·싱가포르·대만·일본 모두 합계출산율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고요.

뉴니커, 이번 피자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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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피자 맛은요

지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피자스테이션에 대해 뉴니커 여러분이 남겨준 피드백을 살펴봤어요.

🍕적절한 분량으로 재밌게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덕분에 다양한 사람들 의견을 들을 수 있다니 완전 럭키비키예요. 
🍕반죽 피자를 통해 의견을 제출하면서 정리가 안 된다는 성찰을 했었는데 이번에 전문가 의견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설문 의견을 다룬 피자 이미지와 영양분석표 표현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응답 비율에 맞게 토핑을 더 올리거나 덜 올리는 방식으로 시각화를 하는 건 어떨까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