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에 흔들린 한국 경제, 45년 전에도 있었다고?
작성자 너겟
데일리 경제 뉴스
비상계엄에 흔들린 한국 경제, 45년 전에도 있었다고?
지난 3일 밤 10시 24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어요.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는데요. 국회가 4일 새벽 본회의를 열어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했고, 이에 윤 대통령이 오전 4시 27분에 계엄 해제 담화를 발표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어요.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우리나라 경제에 큰 충격을 남겼어요.
45년 전에는 어땠더라?
마지막 계엄령은 45년 전인 1979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선포됐어요. 이때도 우리나라 경제가 휘청였는데요. 당시 계엄령 선포 이후 처음 개장한 날, 국내 증시가 9.9% 급락했어요. 이는 1972~1979년 증시 하락 폭 중 가장 컸고요.
이번엔 어땠는데?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경제 상황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변했어요:
환율 치솟고 📈: 비상계엄 선포 전 1,40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446원까지 치솟았어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건데요. 계엄이 해제된 후엔 다시 1,410.1원까지 떨어지면서 안정을 되찾았어요.
비트코인 주저앉고 📉: 불안감에 비트코인을 파는 사람도 많았는데요(=패닉셀). 계엄령이 선포된 지 30분 만에 국내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이 30% 폭락해 8,800만 원까지 떨어졌어요. 업비트∙빗썸 등 몇몇 거래소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빠르게 반등했어요. 해외 거래소와 비슷한 1억 2,000만 원대까지 다시 올라선 것.
외국 투자자 “한국, 안전한 거 맞아?” (ver. 국내 증시) 🤔: 지난 4일 코스피 전체 종목 중 77%가 하락했어요. 겁에 질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몽땅 팔아치운 영향을 받은 거라는 분석이 나와요. 다음날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는데요. 이틀 동안 코스피에서 판 금액만 7,000억 원을 훌쩍 넘겼다고.
외국 투자자 “한국, 안전한 거 맞아?” (ver. 미국 증시)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기업의 주가도 출렁였어요. 우리나라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아이셰어즈 대한민국 ETF(EWY)가 개장 전부터 3.5% 이상 하락했고, 쿠팡도 5%가량 급락했어요.
헉, 회복할 방법은 있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식∙채권∙외환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총 50조 원을 풀어 증시와 채권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어요. 한국은행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인다고 발표하기도 했고요. RP는 은행이 다시 사 간다고 약속한 뒤 국공채 같은 안전한 채권을 팔아 시장을 관리하는 제도인데요. 한국은행이 RP를 사면 시중에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는 셈이에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가 마비되었을 때도 한국은행은 17차례에 걸쳐 RP를 사들여 19조 4,300억 원을 시중에 푼 적이 있어요.
우리나라 경제, 앞으로 괜찮을까?
의견이 두 가지로 갈려요. “한국의 신뢰도를 낮췄어” vs “장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어”로 나뉘어요:
코리아 디스카운트 걱정돼 🥶: 앞으로 한국 경제가 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나와요(=코리아 디스카운트). 로이터통신은 이번 계엄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콕 집어 말했다고.
국가 신용에 문제없어!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은 없을 거라고 전망했어요. 프랑스 등 다른 나라들도 정치적 갈등∙혼란을 겪고 있는 데다,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된 것도 그만큼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하다는 증거라는 것. 현재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하고 있는데요. S&P가 분류하는 21개 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고.
지금이 기회일지도? 👀: 지금이 저렴하게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라는 의견도 나와요.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판결을 앞두고 코스피 지수가 3개월간 6% 올랐기 때문. 몇몇 전문가들은 정치가 안정을 되찾으면 반등할 가능성이 큰 만큼 싼값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노리라고 조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