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 INTERVIEW: 한국 자본주의와 교육 문제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IM N. INTERVIEW: 한국 자본주의와 교육 문제
“잘못된 구조에 적응하지 않고 저항해야 미래가 있어요.”
오늘날 청년의 삶을 그려본다. 입시부터 취업, 결혼, 출산까지 어느 하나 만만치 않다. ‘개인이 답을 찾는 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노오력’이라는 말도, ‘존버’라는 말도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 무감하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비꼬면서도, 해결의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는 순응의 말이기도 하다. 의문이 든다. 견딜 게 아니라 판을 바꿔야 하는 게 아닐까? 한국 사회가 지닌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20여 년 전부터 ‘교육의 대전환’을 주장하는 중앙대학교 유럽문화학부 김누리 교수를 만났다.
평등을 지향하기 때문에 경쟁도 과한 것 같아요. ‘가장 공정한 방식 아니야?’라고 보잖아요.
공정의 논리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지속시켜준 기득권의 논리예요.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의식이기도 하고요.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방식이기도 해요. 구조적인 문제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 개인들도 스스로 ‘내가 못 나서’라고 생각해요. 지난 대선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전부 공정을 강조했어요.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의 잣대를 대면 누가 이겨요. 기득권이 이기죠. 불평등이 용인되는 거예요. 한국 사회 공정 이데올로기의 현주소를 이제는 좀 생각해야 해요.
공정에 대한 얘기를 하면 가장 어려운 점은 대안을 그리기가 어렵다는 점인 것 같아요. ‘문제인 건 알겠는데 그럼 시험 보지 않고 어떡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말씀드린 아까 세 가지, 대학 입시· 등록금·서열 철폐는 유럽에서 이미 일상적으로 다 하는 거예요. 유럽에서 대학 입시 보는 나라가 어디 있어요. 90%가 고등학교 졸업시험만 보죠. 독일에는 ‘아비투어(Abitur)’가 있고 프랑스에는 ‘바칼로레아(Baccalauréat)’가 있어요. 그리고 대학 입시를 기계가 채점하는 나라가 어디 있어요. 선진국 중에서 유일한 나라예요. 기계 채점이 뜻하는 게 뭘까요?
답이 정해져 있다는 거죠.
답이 정해져 있는 걸 왜 알아야 해요. 인터넷에 물어보면 되죠. 중요한 건 내 생각을 갖는 거예요. 유럽에서 나오는 모든 문제는 ‘저 현상은 뭐니?’ 하고 묻지 않아요. ‘저 현상에 대해 넌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죠. 예를 들어 독일 아비투어 역사 문제는 이런 식이에요. “이것은 1933년 요셉 괴벨스가 독일 언론인협회에서 발표한 연설문이다. 비판적으로 분석하라.” 그리고 300분을 줘요. 우리 아이들이 5분 쓸 수 있을까요? 어마어마한 독서량이 필요해요. 그런데 문제집에 밑줄 치기 바쁜 게 우리 아이들이죠. 자기 생각을 한 줄도 안 쓰고 대학 갈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어요.
진정한 의미의 교육, 평등의 벌판으로서 멋진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지금 아엠뉴 스토어에서 IM N. MAGAZINE 3호를 구매해 확인해봐요. 어쩌면 놓치고 있었을 물음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