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장관 후보자 논란의 진짜 문제는? 60년째 반복되는 ‘보여주기식 청년 영입’ 🔍

용혜인 장관 후보자 논란의 진짜 문제는? 60년째 반복되는 ‘보여주기식 청년 영입’ 🔍

뉴닉
@newn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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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바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일 거예요. ‘30대 청년 여성 장관’이라는 타이틀만 보면, 뭔가 새롭기도 하고 혁신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나타나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용 후보자 인사 소식을 접한 청년들의 반응은 오히려 더 싸늘하기만 해요. 뉴니커, 혹시 용 후보자 관련 논란을 두고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나요? “청년 정치인을 영입한 게 아니라, ‘청년이라는 타이틀’을 영입한 건 아닐까?”, “또 청년 영입한다고 하네, 진짜 청년 위하는 거 맞긴 해?”🤔  

이번 주 ‘주간 에디터 픽’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30대 청년 정치인 용혜인 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진짜 의도를 살펴봤고요. 과거 정치권에서도 “청년 영입”을 꾸준히 외쳤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목소리가 제도권 정치에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까지 정리했어요. 용 후보자 관련 논란을 두고 “문제의 본질이 뭘까?” 궁금했던 뉴니커들은 이번 아티클을 통해 답을 얻어갈 수 있을 거예요. 🔍

#1.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이재명 정부 개각 인선 논란  

지난달 30일 청와대는 법무부·재정경제부 등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발표하며 후보자를 지명했어요. 이번 개각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 중 하나는 청년** 장관 후보자였어요. 성평등가족부(성평등부) 장관에 1990년생 만 36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1985년생 만 41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기 때문. 특히 용 후보자를 두고 “역대 최연소이자, 30대 여성 장관이 나올 수도 있겠네!”라는 반응이 이어졌어요.

그런데 인선 발표 후 용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혹과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끌시끌해요. (1)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 등 고위 공직자가 되면 의원직을 내려놓는 게 관례인데, 용 후보자가 “장관이 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습니다”라고 밝히면서 특권 논란이 커졌고요. (2)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한 이력을 두고 “성평등부 장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비판과, “성평등 분야 전문성이 있는 거야?”라는 지적도 이어져요. 또 (3) “위성정당을 발판으로 비례대표를 두 번이나 했는데, 편법을 부린 거 같아”라는 쓴소리와 (4) 후보자 남편의 당직자 논란 (5) 부동산 단타 의혹 등 여러 논란이 번지고 있어요.

사실 이번 용 후보자 인선을 두고 나온 초기 평가는 “이재명 정부 청년 민심 챙기기 계속하고 있네”였어요. 최근 이재명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인데, 특히 청년 민심이 많이 이탈했다는 분석이 나오잖아요. 이에 이재명 정부는 “청년 민심 잡을 거야!” 하며 (1) 청년 핀셋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2) 내년 예산안에서 청년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고 (3) “청년 정책, 싹 바꾸겠습니다!” 약속하는 등 계속 청년들에게 구애하고 있거든요. 이번 인사를 두고도 “이재명 정부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이어졌어요. 근데 왜 이번에는 정부의 ‘청년 영입 카드’가 통하지 않은 걸까요?  

* 개각: 정부를 구성하는 핵심 인물인 장관(국무위원)들을 교체하는 걸 뜻해요.
** 청년: 법적으로 청년은 19세 이상 34세 이하를 뜻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공천·당직 등을 기준으로 40대까지 청년으로 보는 경우가 있어요.

#2. 기성 정치권의 ‘청년 영입’,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1) 60년 전부터 나온 ‘세대교체’론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냐면 ⏳

사실 정치권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거나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청년을 주요 자리에 앉히거나 영입하는 건 그동안 계속 있던 일이에요. 정치권이 “세대교체 합시다!”, “청년들 적극적으로 영입합시다!” 하는 구호는 약 60년 전부터 나왔고요. 기성 정치의 낡은 틀을 깨고, 청년들의 새로운 시각을 국회에 불어넣기 위한 나름의 시도였던 셈인데요. 지금까지 정치권에 있었던 굵직한 ‘청년 영입’ 사례를 살펴보면:

  • 1969년 김영삼의 ‘40대 기수론’: 1969년 당시 42세의 김영삼 신민당 원내총무(제14대 대통령)가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한 게 그 시작으로 볼 수 있어요. 이후 노무현 정부는 “서열 깨고 젊은 사람 씁시다!”라며 세대교체를 강조했고, 이명박 정부 또한 40대 총리 후보 카드를 꺼내기도 했어요. 
  • 2000년 16대 총선: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시 여야는 많은 청년을 영입했어요. 민주당에서는 34세 임종석(전 청와대 비서실장), 38세 우상호(현 강원도지사) 등이 등장했고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39세 오세훈(현 서울시장), 36세 원희룡(전 국토부장관)을 발탁했어요. 이 당시 영입됐던 청년 정치인 일부는 20년 넘게 지난 지금, 기성정치인으로서 아직 활동하고 있고요. 
  • 2012년 19대 총선: 지금의 ‘청년 정치’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건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라는 분석이 있어요.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반값등록금’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2030세대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고 → 이에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청년 영입에 나섰다는 거예요. 이 당시 영입된 대표적인 인물이 ‘박근혜 키즈’로 불린 이준석 현 개혁신당 의원이에요. 
  •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2021년 국민의힘 당대표에 이준석 당시 당대표 후보가 선출되면서 정치권에 ‘청년 정치의 바람’이 불기도 했어요. 당시 문재인 정부는 만 25세의 대학생,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최연소 청와대 비서관으로 임명했고요. 
  • 2022년 윤석열 정부 시절: 2022년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후 민주당은 디지털 성범죄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 활동가에게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직책을 맡겼어요.

이렇듯 정치권에서는 주요 선거를 앞두거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청년들을 발탁하거나 주요 직책에 앉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1) 2030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고, (2) 정당이나 정부의 지지율이 흔들릴 때 젊고 새로운 얼굴을 전면에 내세워 “우리가 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2) 필요할 때만 “청년 정치”, 현실은 도돌이표 🌀

하지만 기성 정치권이 ‘청년 정치’를 강조한 것과 비교해, 실제 변화까지 이어졌는지는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 청년의 제도권 정치 참여, 턱없이 모자라고: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총인구 중 2030 청년의 비율은 약 13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데요. 하지만 22대 국회(당선 당시 기준)의 전체 의원 중 2030 청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4.7%에 불과해요. 특히 우리나라의 청년 정치인 수는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에요. 국제의회연맹이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각 나라의 40세 미만 의원의 비율은 평균 18.8%인데, 우리나라는 이에 턱없이 모자라는 것. 우리나라의 40대 이하 국회의원 비율도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추세예요.
  • ‘보여주기식’ 청년 영입, 역할·권한도 없고: 정작 청년을 영입해 놓고 실질적인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로 꼽혀요. 정당이 위기에 놓였을 때 청년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동선대위원장 같이 눈에 띄는 자리에 앉히지만, 실제 당의 핵심 의사결정에서 배제되곤 하거든요.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얼굴만 빌리고 실제 의사결정에는 참여시키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들은 체도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당내 성폭력 사건이 터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건 네가 하라고 전부 위임해 버리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 문턱만 더 높였다고?: 정당 스스로 청년의 진입장벽을 더 높인 사례도 있어요.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년 후보의 최고위원 출마 기탁금이 2년 전보다 최대 4배(원외 청년 기준 2500만 원)까지 오르면서 논란이 됐는데요. 평소엔 “청년 정치가 중요하다”고 말해온 정당이, 정작 청년이 직접 도전할 수 있는 문턱은 스스로 높였다는 지적이 나왔어요. 청년 후보들이 잇따라 반발했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자”고 제안하기도 했어요. 결국 논란 끝에 민주당은 기탁금을 낮췄어요.

(3) 청년 목소리 사라진 정치의 ‘진짜 문제’🔬

청년의 제도권 정치 참여가 정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현실은 → 청년들에게 중요한 의제나 의견이 제도권 정치에서 배제되는 상황으로 이어졌어요.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 국민연금 개혁, 청년 부담만 더 커졌다?: 지난해 여야가 18년 만에 국민연금 개혁에 합의했어요. 소득 대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는 비율인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나중에 받게 되는 연금액의 비율인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3%로 오르는 것으로 결정됐는데요.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바뀌긴 했지만, 보험료율 인상 부담은 앞으로 보험료를 내야 하는 청년 세대가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 나왔거든요. 특히 지금 청년들이 은퇴할 시점이 되면 기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걱정도 크고요. 그런데 국민연금 개혁 합의를 이끌어 낸 국회의원 대부분은 이 부담에서 비켜나 있는 50대 이상의 기성세대였어요.
  • 기후위기 대응 늦어지고: 지난 2024년 8월,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어요. 국가 즉 기성 정치권이 2031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지 않아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본 것. 앞서 청소년과 청년들이 직접 ‘기후 헌법소원’을 제기한 결과인데요. 이를 두고 당장의 표심과 성과만 좇던 기성 정치가, 발언권 약한 청년들에게 기후위기 부담을 떠넘긴 점이 법적으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어요. 이후 지난달 26일 2031~2049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법률에 담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까지 이뤄졌고요.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반영되지 못하는 게, 단지 청년의 의견이 배제되는 걸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까지 이어지는데요. 젊치인 에이전시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 뉴웨이즈: 만 39세 이하의 청년 정치인(‘젊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하여 정치권의 다양성을 넓히는 비영리 정치 스타트업이에요. 유권자와 정치인을 연결하는 플랫폼과 정치 리터러시 미디어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기성 정치의 한계를 넘어 청년들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정치 생태계를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있어요. 👉 인스타그램 / 유튜브
** 인구절벽: 국가의 경제를 이끄는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뜻해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위축되어 심각한 경제 침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3 용혜인 장관 후보자 논란, 문제의 본질은 ‘보여주기식 청년 인선’ 

지금까지 기성 정치권이 해왔던 청년 영입의 흐름과 문제점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 논란으로 돌아가 볼까요? 이번 문제의 본질은 기성 정치가 답습하는 ‘보여주기식 청년 인선’이 분명한 한계를 드러낸 걸로 볼 수 있어요. “정부는 청년을 챙깁니다”라는 메시지를 노린 ‘보여주기식 청년 인선’이 도리어 거센 역풍을 맞은 것. 기성 정치는 여전히 청년이 역량을 펼칠 기반을 마련하기보다, 쇄신과 개혁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도구로 청년을 소비하는 데 그치고 있는데요. 하지만 청년들은 어떤 정치인이 ‘청년’이라거나, 어떤 정치 세력이 ‘청년’을 영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지하지 않잖아요. 이런 당연한 사실을 정치권에서 놓친 거예요. 

다만 우리에게는 다른 질문이 남아요. 그럼 진짜로 많은 청년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박혜민 대표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볼게요.

결국 중요한 건 ‘청년’이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청년의 목소리가 정치 안에서 실제로 오래 머물고 힘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 아닐까요? ‘청년 영입’이 아니라 청년이 낸 목소리 그 자체가 주요 뉴스가 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라요.

이미지 출처: ©yong_hyein/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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