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여성의 날 🌹] 동남아시아 여성 인권: 인도네시아 ‘브레이브 핑크’ 시위부터 한국 이주여성 문제까지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2026 여성의 날 🌹] 동남아시아 여성 인권: 인도네시아 ‘브레이브 핑크’ 시위부터 한국 이주여성 문제까지
뉴니커, ‘브레이브 핑크’라는 단어를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 K-POP 아이돌 그룹 이름 같다고요? 사실 브레이브 핑크는 2025년 인도네시아 반정부 시위의 상징색이에요. 분홍색 히잡을 쓴 인도네시아 여성이 무장한 경찰에 대나무 막대기와 인도네시아 국기를 들어 반격하는 사진이 전 세계에 알려지며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 것.
혹시 ‘동남아시아 여성’과 ‘시위’라는 단어의 조합이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면, 오늘 이야기에 관심이 갈지도 몰라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동남아시아 여성들은 다양한 지역에서 여성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거든요. 오늘날 동남아시아 지역의 여성들은 어떤 싸움을 하고 있는지, 그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함께 알아봐요.
떠오르는 동남아시아의 페미니즘 운동 ✊

- 핑크색 옷을 입고 시위하는 인도네시아 여성들 🇮🇩: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최근 인도네시아에서는 브레이브 핑크 운동이 크게 주목받았어요.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인도네시아 국회의원들이 과도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비슷한 시기 젊은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경찰차에 치여 사망하는 일이 일어나며 분노한 시민들이 2025년 8월 대규모 시위를 일으킨 거예요. 그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여성 연합(IWA)은 ‘국가 폭력에 저항하는 여성’이라는 집회를 열어 정부에 국가 폭력을 멈출 것을 강하게 요구했어요. 이들은 분홍색(=저항)과 검은색(=애도) 옷을 맞춰 입고 ‘국가, 군국주의, 경찰 탄압의 더러움을 쓸어버리겠다’라는 의미로 빗자루를 들고 시위에 참여했고요.
- 군사독재 정부와 맞서 싸우는 태국 여성들 🇹🇭: 태국은 2014년 군사 쿠데타 이후 군부·왕실 중심의 권위주의와 군사주의가 강화되어,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적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여성·페미니스트·성소수자들은 “태국의 민주화 운동에 성평등 의제도 추가되어야 해!” 요구하는 등, 민주화 운동의 중요한 한 축을 맡고 있고요. 이들은 공개 토론회를 열어 임신중단권과 동성 결혼 합법화, 성적 학대로부터 여성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2020년 여성 시위대의 신체를 찍은 사진이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일이 생기자, 여성과 성소수자를 위한 온라인 ‘만남의 장소‘를 만들어 이들을 보호하기도 했어요.
각 나라의 여성 단체들은 국경을 넘는 연대를 통해 여성 인권 이슈에 대응하고 있어요.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여성 단체들은 WEAVE(Weaving Women's Voices in ASEAN)와 같은 지역 연합체를 만들어 아세안 내의 여성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초국가적 수준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성폭력·인신매매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루는 네트워크를 만든 사례라고.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문제, 우리나라와도 연관 있다고? 🇰🇷

- ‘K-성매매 관광’에 고통받는 현지 여성: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동남아시아 국가로 ‘성매매 관광’을 떠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문제로 주목받고 있어요. 라오스의 ‘성매매’ 후기 사이트 조회수는 2023년 기준 이미 3000만 회를 넘었고,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은 한국인의 현지 ‘성매매’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강력한 경고를 하기도 했다고. 이에 “기이하고 착취적인 ‘K-성매매’를 외국에 수출했어!”하는 비판이 커지고 있어요.
- 가정폭력에 놓인 결혼이주여성: 동남아시아에서 우리나라로 이주한 결혼이주여성 역시 여러 문제 상황에 놓여 있어요. 이들은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차별을 경험하는데요. 특히 결혼이주여성 중 42.1%가 가정에서 욕설·성적 학대·흉기 위협 등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가정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이를 감시·해결할 수 있는 정부 대책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고요.
- 값싼 인력으로 동원되는 가사노동자 여성: 지난 2023년 정부는 서울시 시범 사업으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를 도입했어요. 이에 100명의 필리핀 가사노동자가 입국했지만, 저임금과 처우 문제 등으로 갈등이 이어지다 결국 2025년 제도가 폐지됐는데요. 이주여성을 값싼 돌봄 노동력으로 활용하려 한 정책의 한계라는 비판이 쏟아졌어요.
이런 문제들은 동남아시아 여성을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편향적인 시각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와요. 우리나라에서 동남아시아 출신 여성이나 이주여성은 인건비가 낮지만 불만 없이 일하는 노동자, ‘매매혼’으로 한국에 온 가난한 여성, ‘성매매’ 피해자 등의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런 편견이 우리나라의 제도나 일상생활 속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는 거예요.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많은 차별을 받는 건 사실이지만, 이들을 수동적인 피해자로만 바라보는 건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요.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차별에 저항하고, 능동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역사를 가릴 수 있기 때문.
싸우는 이주여성은 어디에든 있다 🌏

- “다문화가정을 향한 혐오, 반대합니다”: 2019년 전북 익산시의 한 이주민 행사에서 정헌율 시장이 다문화가정을 향한 혐오 발언을 한 일이 있었어요. 이에 페이스북, 맘카페 등을 통해 친분을 쌓아오던 충북 옥천 이주여성들은 SNS에 이 사실을 알리며 분노했고, 익산시청 앞에 모여 기자회견과 시위를 열었다고. 이를 계기로 옥천에 사는 이주여성들은 ‘옥천이주여성협의회’를 만들었고요. 이들은 지역사회와 이주여성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고,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이주민 관련 정책을 만들 것을 요구하는 등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어요.
- “‘매매혼’ 장려하는 정부, 규탄합니다”: 우리나라 남성과 이주여성의 결혼을 장려하는 국제결혼 지원사업은 “‘매매혼’ 장려나 다름없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비판받았는데요. 이주여성·유학생·인권 단체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어요. 2021년 경북 문경시가 우리나라 남성과 베트남 유학생의 만남 주선 사업을 여는 공문을 보내 논란이 되자 베트남 유학생들이 직접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요. 이후 문경시는 사업을 중단했고, 인권위로부터 “이주여성을 인구 증가의 도구로 사용하는 건 성차별이자 인종차별”이라며 개선을 권고받았는데요. 이런 싸움의 결과 2025년 관련 조례가 모두 폐지되는 결실을 얻었다고.
동남아시아 여성들의 저항은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와 꽤 가깝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여성의 날을 맞아 평소 잘 몰랐던 여성들의 역사와 목소리를 들어보는 건 어때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싸우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말이죠.
이미지 출처: ©Reuters/Willy Kurnia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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