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여성의 날 🌹] 이란 여성 시위가 상징이 된 이유: 히잡 시위와 중동 여성 인권

[2026 여성의 날 🌹] 이란 여성 시위가 상징이 된 이유: 히잡 시위와 중동 여성 인권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2026 여성의 날 🌹] 이란 여성 시위가 상징이 된 이유: 히잡 시위와 중동 여성 인권

뉴닉
뉴닉
@newn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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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커, 혹시 한 여성이 사진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는 사진 본 적 있나요? 지난 2022년 촬영된 이 사진은 단숨에 이란 여성 운동과 반정부 시위의 상징이 됐다고 해요. 영상 속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고, 불태우는 사진의 주인공도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였기 때문. 

이슬람 문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민족과 언어, 정치 체제가 뒤섞여 있는 중동 지역은 우리에게 멀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곳에서도 여성의 삶은 계속되고 있어요. 복잡다단한 역사를 지나는 동안 여성들 또한 자유를 위해 싸워왔고요. 오늘은 여성의 날을 맞아 최근 중동 지역에서 어떤 여성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상은 이 일에 어떻게 귀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볼게요. 

국가와 종교에 맞서 “여성, 삶, 자유”를 외치는 이란의 여성들 🇮🇷

사람들이 이란 국기와 "women's freedom"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이에요.
일부 무슬림 여성들은 머리카락 등을 신체를 가리는 히잡*을 써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히잡은 그 자체로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거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요. 사실 히잡은 긴 역사를 거치며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의 상징이 되곤 했어요. 특히 이란에서는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팔레비 왕조에 저항하거나 서구 제국주의에 반대하며 여성들이 히잡 착용 운동을 벌인 역사가 있고, 반대로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권위주의적인 독재 정권에 맞서 히잡을 벗는 운동을 한 적도 있기 때문.

* 히잡: 히잡은 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카락과 어깨를 가리는 복장이에요. 이슬람 베일의 종류는 니캅, 차도르, 부르카 등 다양하지만 이 아티클에서는 히잡이라고 통칭해 표현했어요. 

그러던 몇 년 전, 이란 전역을 뒤흔든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2022년 9월 쿠르드계 여성 마흐샤(지나)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안 썼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체포된 후 사망한 거예요. 이를 계기로 이란 사람들은 여성, 삶, 자유(Jin, Jiyan, Azadi)”라는 구호를 내걸고 히잡 강제 착용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란 당국이 시위에 강하게 대응하면서 최소 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걸로 알려졌다고. 시위 이후에도 이란 당국은 복장 규정을 어기는 사람들을 잡아내고 있지만, “더 이상 히잡을 쓰지 않을 거야!” 하며 저항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엄격했던 규율도 무너지는 중이라는 말이 나와요.

이란 히잡 시위는 국가 권력이 여성의 몸과 삶을 통제하는 일에 저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국가·종교의 필요에 의해 여성에게 강제로 히잡을 씌우고, 삶을 제한시키려는 움직임에 정면으로 맞서 싸웠기 때문. 이런 흐름은 지난해 말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도 이어지고 있고요. 2022년 아미니의 죽음을 계기로 일어난 시위의 정신을 기리며, 많은 이란 여성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하메네이의 사진에 담뱃불을 붙이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얼마 전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고,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를 사살하는 일이 있었잖아요. 이란 내부는 이 일로 한층 더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어요. 이런 상황에서 자유를 찾는 이란 여성들의 투쟁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까요?

팔레스타인의 땅을 지키는 여성들 🇵🇸

히잡을 쓴 세 명의 팔레스타인 여성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에요.
지난 2023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두고 시작된 가자 전쟁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잖아요. “가자지구 갈등, 몇 년 전에 처음 시작된 거 아니야?”라고 알고 있을 뉴니커도 많겠지만, 사실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의 영토 갈등은 80년 가까이 이어져 왔어요. 그동안 팔레스타인은 영토를 점점 잃어 지금 팔레스타인 구역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일부 지역만 남았고요. 

  • 완전 봉쇄된 가자지구: 가자지구는 2007년부터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의해 물자·사람의 이동이 완전히 막힌 봉쇄된 상태예요. 최근에는 폭격도 이어지면서 약 2년 사이 7만 5천 명이 사망했을 걸로 추정된다고. 이스라엘이 일부러 가자지구 주민들의 기아 상태를 부추기고 있다는 고발이 나오기도 했다고.
  • 불법 정착민에 앓는 서안지구: 서안지구에서는 불법 정착민 문제가 심각해요. 팔레스타인에 속한 지역을 이스라엘이 강제 점령해 팔레스타인인들을 내쫓고 이스라엘 정착촌을 세우는 등, 국제법상 위법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 그 과정에서 심각한 폭력 사태가 일어나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이중적인 고통에 동시에 처해 있어요. (1) 가부장제에 따른 차별과 (2) 이스라엘 점령에 따른 젠더 기반 폭력을 동시에 겪고 있기 때문.

  • 팔레스타인 여성을 옥죄는 가부장제: 팔레스타인 여성은 다양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어요. 2023년 나온 UN WOMEN 보고서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여성 중 59.3%는 배우자로부터 가정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또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남성보다 높지만, 경제활동 참여율과 고용률은 각각 남성의 3분의 1, 5분의 1에 그친다고.
  • 설상가상으로 찾아온 이스라엘 점령: 이스라엘의 점령은 팔레스타인 여성을 향한 차별과 억압을 심화하는 중이에요. 특히 가자지구의 여성들은 봉쇄와 폭격으로 화장실·월경 용품 사용이 불가능하고, 출산 과정에서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기도 어렵고요. 이런 절박한 상황을 악용하는 경우도 많아요. 온라인 모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자지구의 비혼모·젊은 여성에게 SNS를 통해 접근해, 기부해 주겠다며 성적 대가를 요구하는 식이라고.

팔레스타인 여성이 올리브나무 아래에서 나뭇잎을 만지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요.
그럼에도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여성을 향한 차별과 폭력에 맞서고,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어요. 이들은 무장 투쟁부터 시·노래 등 예술, 생존을 위한 노력 등 다양한 저항을 펼쳐 왔는데, 그중에서도 서안지구의 ‘땅 지키기 운동’이 잘 알려져 있다고. 땅 지키기 운동은 농업 활동을 통해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에 맞서는 투쟁 방식인데요. 땅 위에 직접 농사를 짓고, 팔레스타인 땅에서 난 음식을 먹으며 오랜 기간 이스라엘에 농지를 빼앗겨온 역사에 저항하는 거예요. 특히 팔레스타인 여성들은 팔레스타인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하는 올리브나무를 심고, 양봉을 통해 생계 수단을 마련하고, 사라진 토종 씨앗을 찾아내는 등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요.

팔레스타인을 향한 억압은 점점 강해지고 있고, 최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며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중동 국가에서도 충돌이 일어나고 있어요. 상황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땅과 공동체를 지키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저항은 계속될 예정이에요.

이란·팔레스타인 여성을 향한 세계적인 연대의 물결 🌏

왼쪽에는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이란 연대 집회에서 여성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뒷모습이, 오른쪽에는 'QUEERS 4 PALESTINE'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과 무지개 무늬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이미지예요.
이란·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싸움은 한 나라 혹은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 세계를 향해 번져나가고 있어요.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몸도 떨어져 있지만, 자유와 성평등이라는 같은 가치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있는 거예요.

  • 해시태그 이란 연대 📱: 이란 히잡 시위 당시 전 세계적인 SNS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났어요. 이란인들은 SNS를 통해 감정을 표현했고, 전 세계 사람들은 SNS를 통해 이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았는데요. 특히 2022년 사망한 아미니의 이름을 담은 해시태그 ‘#mahsaamini’는 한 달 동안 2억 5200만 회, 영어로 5700만 회 트윗·리트윗되기도 했어요. 튀르키예에서도 ‘standwithwomenofiran_turkey’라는 인스타그램 페이지가 개설됐고, 많은 여성·성소수자 여성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영상을 올리며 이란 여성들을 향한 지지를 표했다고.
  • 레인보우 팔레스타인 연대 🏳️‍🌈: 팔레스타인 사례에서는 퀴어·페미니즘의 연대가 두드러져요. 이스라엘이 ‘중동 유일 성소수자 친화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팔레스타인 학살의 현실을 가리려는 행위(=핑크워싱)에 함께 반대하는 것. 우리나라 퀴어·페미니스트 단체들 역시 이스라엘 정부, 시오니스트 기업과의 교류를 거부하는 BDS(거부, 투자철회, 제재)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고요. 퀴어·페미니스트들이 지향하는 가치는 팔레스타인의 집단학살이 중단되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다는 것.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2026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재한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거나,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에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연대를 이어가고 있어요. 멀게 느껴지지만 우리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중동 여성들. 오늘은 이들의 저항과 전 세계의 연대를 살펴보면 어떨까요?

by. 에디터 조 🌿
이미지 출처: ©Reuters/Carsten The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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