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DMZ? 나토식 집단방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행 상황 총정리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한국식 DMZ? 나토식 집단방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진행 상황 총정리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어느덧 만 4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종전 협상은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물론, 미국·유럽 각국까지 얽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어요. 지금까지의 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싹 정리했어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상황 1️⃣: 미국·러시아의 28개항 종전안
지난 11월 19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통해 새로운 우크라이나 종전안 초안이 일부 공개됐어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한 미·러 비공식 논의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고,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했는데요. 총 28개 조항으로 이뤄진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가 “이건 절대 양보 못 해!”(=레드라인) 강조해왔던 동부 돈바스 지역 포기·군 병력 축소·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어요. 이에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 여럿 담겼다는 평가가 나왔고요. “미국이 주도해서 썼다지만, 사실은 평화주도안을 러시아 쪽에서 쓴 거 아니야?” 하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어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상황 2️⃣: 우크라와 러시아 사이를 오간 미국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는 종전안을 두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를 오가며 여러 차례 회담을 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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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안 고쳐볼게” 🇺🇸🇺🇦: 11월 23일,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종전안에 관한 얘기를 나눴어요. 기존 28개항의 종전안에 우크라이나 입장을 반영해서 19개 조항으로 간소화했어요. 트럼프는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고요: “금방 타결될 것 같아!” 일주일 뒤인 30일에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다시 만났는데요. 두 국가 모두 “생산적인 회담이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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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이렇게 바꾸자는데?” 🇺🇸🇷🇺: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논의한 내용을 들고 12월 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측과 만났어요. 러시아는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우크라이나 등의 제안으로 수정된 내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는데요. 특히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유권을 인정해야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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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싫다는데?” 🇺🇸🇺🇦: 12월 4~6일,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사흘간 다시 미국 플로리다에서 얘기를 나눴어요. 그러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법률로든, 헌법으로든, 국제법으로든, 도덕률로든 우리에겐 무엇도 포기할 권리가 없다”며 종전 협상을 위해 돈바스 지역 등 영토를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제안을 읽지 않았다”며 실망을 표시했고요.
결국 협상의 돌파구를 찾는 데는 실패한 건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다른 유럽 나라들과 얘기한 뒤 종전안 다듬어서 다시 미국에 보낼 거야!”라고 했어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상황 3️⃣: 종전안 수정.ver 만들기 위해 모인 우크라·유럽
12월 8~9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온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정상을 만나 종전안과 전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할 방법 등을 논의했어요. 일종의 ‘작전 회의’를 한 건데요.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우리 생각은 미국과 달라!”라고 하면서도, 영토 문제처럼 민감한 사안보다 전후 안전 보장 문제에 더 초점을 맞췄어요.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언급 수위를 조절한 것 같다고.
이후 우크라이나가 유럽 나라들과 논의해 수정된 버전의 종전안을 마련했어요. 아직 공식적으로 세부 내용이 밝혀지지는 않았는데요. 일부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나토 조약 5조*와 같은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요구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어요. 영토 양보에 관한 내용은 아예 빠졌고요. 대신 우리나라처럼 ‘휴전선’을 따라 비무장지대(DMZ)를 설정하는 내용도 협상에서 검토 중이라고.
*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으면 다른 모든 회원국을 공격한 것으로 간주하고 무력 등을 써서 집단 방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요(=집단적 자위권).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전망: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크라이나는 새로운 종전안을 미국에 전달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첨예한 사안인 영토 문제를 두고는 “이건 선거로든, 국민투표로든, 우크라이나 국민이 결정할 일이야”라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어요.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최신 종전안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프랑스·독일 정상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를 매우 강한 어조로 논의”했다고 밝히며, “작은 의견 불일치가 어떻게 해소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어요.
+ 우크라이나 종전안과 재건 계획: 미국이 이익 50% 가져간다고?
한편, 미국이 제안한 전후 재건 계획에 대한 비판도 나와요. 트럼프 행정부가 작성한 종전안 초안의 부속 문서에는 “전쟁이 끝나면 2000억 달러(약 294조 원)의 러시아 동결 자산을 미국이 직접 운용해서 재건 프로젝트에 쓸게!”라는 제안이 담긴 걸로 알려졌는데요. 절반은 미국이 주도하는 재건 사업에, 나머지 절반은 미국과 러시아의 공동 기금에 투자해 우크라이나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이라고. 미국 주도 재건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의 50%는 미국이 가져간다고 적혀 있고요.
이를 두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종전을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데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와요.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 유럽은 “러시아랑 공동 사업을 한다고? 절대 반대!” 하는 입장이고요.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후 재건 계획을 두고는 “주요 쟁점에서 (미국과) 원칙적으로 합의했어”라고 밝힌 상태라, 추후 공식 발표를 계속 지켜봐야 해요.
이미지 출처: ©Reuters/Al Dra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