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참사’ 홍콩 아파트 화재, 피해 키운 원인은 ‘대나무 비계’였다?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최악의 참사’ 홍콩 아파트 화재, 피해 키운 원인은 ‘대나무 비계’였다?
120명 넘게 늘어난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홍콩 32층짜리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어요. 현지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128명 이상이 사망했는데요. 소방 인력을 포함해 70명이 넘게 부상을 입고 수백 명은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이번 화재는 홍콩에서 77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참사’로 평가돼요. 아직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탓에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소방 당국과 언론은 이번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건물 주변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를 지목했어요.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배경: 보수 공사 진행하던 아파트에 번진 불길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후 2시 51분 홍콩 타이포 지역의 ‘왕 푹 코트’ 아파트 단지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어요. 해당 아파트는 1983년에 지어진 고층 주거 단지로, 약 4000명이 넘게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체 8개 동 중 7개 동에 빠르게 불이 옮겨붙으며 피해를 키웠다고. 이곳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었어요.
홍콩 당국은 이날 저녁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올리고 화재 대응에 총력을 다했지만, 거센 불길과 떨어지는 파편에 진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결국 화재는 27시간 만에 진압됐지만 아직도 실종자 대부분이 건물 안에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원인과 수사 전망: 대나무 구조물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 보수 공사에 사용된 대나무 구조물: 홍콩 당국은 예상치 못한 빠른 속도로 불길이 번진 원인으로 보수 공사를 위해 건물 외벽에 설치됐던 ‘대나무 비계*’를 주목하고 있어요: “화재가 발생한 뒤 대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거야!” 전문가들은 대나무가 속이 비어 있고 건조한 탓에 한 번 불이 붙으면 끄기가 매우 어려운 성질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는데요. 대나무 전체가 다 타버릴 때 ‘펑펑’ 튀어나오는 불꽃이 불길을 걷잡을 수 없이 키웠을 거라고 해요. 대나무 비계는 중국에서 수천 년 전부터 시작된 관습이지만, 가볍고 값도 싸서 오늘날 여전히 홍콩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고.
- 오래되고 밀집된 아파트 세대: 홍콩은 땅이 넓지 않은 데다 인구밀도가 높은 탓에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데요. 이 때문에 특유의 밀집된 방식으로 지어진 주거 단지가 많아요. 따라서 재난 시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위험성을 노출하고 있다는 것. 이번에 화재가 난 ‘왕 푹 코트’ 는 입주가 시작된 지 40년이 넘은 노후 단지로, 약 14~16평 소형 세대에 총 1984세대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주민의 30% 이상이 65세가 넘는 고령층이었다고.
다만 홍콩 시민들 사이에선 실제 화재 현장에서 대나무 비계가 일부 무너지긴 했지만 불에 타지 않고 형체를 유지한 걸 두고 "정부가 화재의 요인을 대나무 비계로만 돌리고 있어!" 불만도 나와요. 참사의 진짜 원인은 시공사가 창문 보호를 위해 붙여둔 '스티로폼'이라는 것.
홍콩 당국은 29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고요. 화재 원인을 조사하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가운데 보수 공사를 담당한 업체 관계자 3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한 상태예요. 정부 책임론을 우려해 대규모 반중 시위 경계에 나섰고요. 반부패 당국은 3억 3000만 홍콩달러(약 621억 8000만 원)가 투입된 보수 공사에서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섰다고.
이번 참사의 정확한 실종자 수는 현재 진행 중인 수색 작업이 완료된 이후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현재 900명에 달하는 이재민은 근처 임시 대피소에서 머물고 있어요. 한편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마마 어워즈(2025 MAMA AWARDS)’는 홍콩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애도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어요.
이미지 출처: ©REUTERS/Tyrone S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