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대통령실 이전 영향 있었다” 감사 결과 발표

지난 2022년 발생한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합동감사 결과가 발표됐어요. 여기에는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에 경찰 인력이 전혀 배치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로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지목하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당시 경찰은 용산 대통령실 주변의 집회·시위를 관리하느라 이태원 인파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고, 이전 연도까지 매년 준비했던 핼러윈 안전 대책도 아예 세우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거예요. 

이태원 10·29 참사: 감사는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내용이 담긴 거야?

10·29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오후 10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지역에서 일어난 사고인데요. 핼러윈을 즐기려 이태원에 모인 사람들이 좁고 경사진 골목에 빽빽하게 서 있다가 넘어지며 사고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159명이 압사로 숨졌어요. 이후 사람이 몰릴 게 뻔히 예상되는 곳에 경찰 인력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여러 논란이 이어지며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사회적 참사야!” 하는 목소리가 커졌고요.

이에 국무조정실은 지난 7월 23일부터 합동감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경찰청·서울시청·용산구청의 참사 책임에 대한 정부 합동감사를 실시했는데요. 감사 결과 사고 당일 이태원에 경비 인력을 전혀 배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거예요. 참사 당시 대부분의 경찰 인력은 용산 대통령실 일대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출동한 상태였다고.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자리를 옮긴 2022년 5월부터 6개월간 용산경찰서 관내 집회·시위는 전년 대비 약 27배 늘었는데요. 이에 따라 경찰 인력도 대통령실 주위로 집중돼 있었던 것. 2020년부터 매년 마련됐던 핼러윈 대비 인파 관리 계획 또한 2022년에는 아예 세워지지 않았고요.

10·29 참사 합동감사 결과 발표: 경찰·지자체 대응도 엉망진창이었다고?

참사가 일어난 직후 대응 체계 역시 문제가 많았던 걸로 드러났어요.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당일 사고가 일어난 지 2시간 뒤에야 파출소에 도착했고, 도착 후에도 참사 현장을 확인하지 않아 지휘 공백 상태가 이어졌다고. 서울경찰청 지휘부는 참사 다음 날이 되어서야 경찰청장에게 상황을 보고한 걸로 밝혀졌고요.

용산구청 역시 재난 발생 시 작동해야 할 초동 대응 시스템이 사실상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걸로 드러났어요. 참사 당시 상황실 근무자 5명 중 2명은 구청장의 지시로 전단지를 떼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경찰청·서울시청은 참사 후 1년간 자체 감찰을 하면서도 공식 보고서 없이 활동을 종료했고, 참사 책임이 있는 공무원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거나 아무런 징계 없이 정년퇴직하도록 방치한 사실도 드러났고요. 용산구청 역시 경찰로부터 참사 책임이 있는 공무원 7명을 통보받았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징계도 하지 않았다고. 

이에 국무조정실은 (1) 이번 감사를 통해 밝혀진 참사 책임자 (2) 징계 등 후속 조치 과정에서 비위가 확인된 경찰·용산구청·서울시청 관련자 62명에 대해 책임에 맞는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어요.

10·29 참사 합동감사 결과 발표 반응: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의미 있다”

유가족들은 첫 정부 감사 결과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전했는데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23일 성명을 통해 “늦어도 너무 늦었다”며 참사가 일어난 지 3년 만에 감사 결과가 나온 점에 아쉬움을 전했어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정부가 감사를 실시해 문제점들을 명확히 바로잡고자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감사 결과를 환영했다고. 

또 유가족들은 이번 감사가 참사 원인과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쉽다는 뜻을 전했어요. 피해자 구조와 수습 과정 전반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참사 당일 구조·수습이 계속 지연되었던 이유가 뭔지, 재난대응 지휘체계의 상부인 행정안전부의 대응에 문제는 없었는지 또한 감사를 통해 앞으로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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