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감금된 한국인 청년 수백 명이 범죄에 동원되고 있는 사연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감금된 한국인 청년 수백 명이 범죄에 동원되고 있는 사연
얼마 전 현지 박람회에 참석하겠다며 캄보디아로 떠났던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된 안타까운 일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런 사건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고 있다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납치·고문·살인 등의 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는 거예요.
캄보디아 한국인 대상 범죄 상황: 뉴스 봤어… 어떻게 된 거야?
우리나라 국민의 캄보디아 내 납치 신고 건수는 2~3년 사이 수십 배 증가했어요. 외교부 집계에 따르면 2021년 4건, 2022년 1건, 2023년 17건에서 지난해에 220건으로 확 늘었고, 올해는 8월에 이미 330건을 기록한 거예요. 대다수 피해자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캄보디아 곳곳에 있는 대규모 범죄단지로 납치·감금되어 보이스 피싱·로맨스 스캠 같은 사이버 범죄에 가담하도록 강요받는데요. 이 과정에서 폭행과 고문을 당하는 건 물론, 심하면 살인까지 당하는 거예요. 고수익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온라인 광고에 속아 캄보디아로 향한 피해자가 대부분이고, 다른 일로 캄보디아를 방문했다가 시내 등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당한 경우도 있다고. 일부는 자발적으로 범죄에 가담한 경우도 있는 걸로 알려졌어요.
캄보디아 범죄단지 생긴 이유: 범죄단지가 있다고? 그게 뭔데?
1990~2000년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카지노 산업이 팍팍 성장했어요. 중국이 본토에서의 도박을 불법화하자 중국 범죄 조직들이 이 지역 카지노와 호텔에 크게 투자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때 국경이 막히고 봉쇄 조치가 시행되자 범죄 조직들은 이곳을 아지트 삼아 각종 온라인 사기를 벌이는 범죄 시설로 쓰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대만·베트남·태국 등에서 청년들을 유인해 납치·감금한 다음 범죄에 가담시키는 걸로 알려졌고요. 캄보디아 일부 권력층이 이런 범죄 조직과 손을 잡으면서 ‘면허받은 범죄 구역’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요. 캄보디아 정부와 경찰의 부패, 부족한 행정력 때문에 단속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캄보디아 한국인 대상 범죄 증가 이유: 한국인 피해는 왜 이렇게 늘어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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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포통장과 언어로 사기 치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입금을 요구할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확보하려는 거예요. 한국인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현지에서 비대면으로도 쉽게 계좌를 만들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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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검거는 어려워: 지금 캄보디아에는 현지 대사관에 한국 경찰관 총 3명이 파견되어 있는데요. 급격하게 늘어나는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와요. 캄보디아 현지 경찰도 피해자 본인이 정확한 위치·사진·영상 증거와 함께 직접 신고할 것을 요구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요.
캄보디아에서 국제 범죄 조직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벌이는 범죄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국제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요.
캄보디아 부패와 범죄 확산 원인: 어쩌다 범죄 조직이 캄보디아로 모인 건데?
캄보디아는 훈센 전 총리와 그 일가가 40년 동안 독재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독재 체제가 길어지면서 뇌물이 광범위하게 통하는 등 부패가 만연한 사회가 되면서 범죄 조직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요. 실제로 조직범죄의 확산 수준과 각국의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세계 조직범죄지수에서 캄보디아는 193개국 중 16위를 기록하고 있어요(2023년 기준). 4년째 내전을 겪고 있는 미얀마에 이어 동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순위예요.
캄보디아 한국인 대상 범죄 대책: 피해 막을 방법이 필요해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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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주의보 내렸지만: 우선 외교부는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에는 2단계(여행 자제), 시하누크빌·보코산·바벳 등에는 2.5단계에 해당하는 특별 여행 주의보를 내렸어요. 고수익을 미끼로 한 취업 사기에 주의하라고 당부했고요. 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현지 범죄 조직을 검거하고 피해자를 구조할 방법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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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데스크 필요해: 가장 대표적인 대책으로 언급되는 코리안 데스크는 현지 경찰청에 한국 경찰관을 직접 파견하는 거예요. 지금은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설치하면 현지 경찰과 빠르게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를 더 쉽게 진행할 수 있다고. 경찰은 오는 23일 캄보디아 경찰청과 만나 이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어요.
대통령실도 13일 캄보디아 범죄 대응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첫 회의를 연 가운데, 앞으로 어떤 대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해요.
이미지 출처: ©국제앰네스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