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추석 연휴를 보내고 있던 지난주, 일본의 집권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새로운 대표를 뽑았어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이 총재로 선출된 건데요. 자민당 총재 선거는 사실상 일본 총리 선거로도 통해서 큰 관심이 모여요. 다카이치는 어떤 사람인지부터 전망까지 뉴닉이 싹 정리했어요.

자민당 총재 선거와 일본 총리 선거 관계: 잠깐, 당 대표를 뽑은 거야? 총리를 뽑은 거야?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에서는 보통 다수당의 대표가 총리로 선출돼요. 총리는 일본의 국회인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뽑거든요. 자민당은 1955년 처음 만들어진 후 거의 계속 집권 정당으로 활약해 온 터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 = 일본 총리 선거 결과로 여겨져 왔고요. 기존에도 이시바 시게루가 자민당 총재와 일본 총리직을 함께 맡았는데요. 작년 10월 취임한 뒤 일본의 국회의원 선거인 중·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연달아 크게 패했어요. 대형 비자금 스캔들과 고물가 문제 등이 겹쳤기 때문. 이에 11개월 만인 지난 4일 이시바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고, 후임을 뽑는 선거에서 이번에 다카이치가 당선된 거고요. 이달 말쯤 열릴 총리 선거 절차까지 통과하면 다카이치가 일본의 새 총리가 돼요.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 이력과 성향: 다카이치가 누군데?

• 자수성가의 아이콘 🙋: 다카이치는 대대로 정치를 해온 가문 출신이 아닌 ‘비세습 정치인’인데요. 1993년부터 중의원 10선을 지냈고, 내각에서 경제안보담당상 등을 지냈어요. 일본 정계에서 비세습 정치인이 유력 인사까지 되는 경우는 드물어서 자수성가형 인물로 불린다고.

• 아베와 똑 닮은 보수 중의 보수 🧑‍🤝‍🧑: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정치 행보가 겹쳐요. 경제·외교 등에서 그의 정책을 잇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혀서 ‘여자 아베’라고도 불리고요. 태평양전쟁 A급 전범 등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 와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기도 해요.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은 셔틀 외교를 이어오는 등 관계 회복에 힘쓰고 있었는데요. 과거사 문제 등을 두고 다시 부딪힐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와요.

• 자민당 첫 여성 총재 👩: 다카이치는 자민당이 만들어진 지 70년 만에 나온 첫 여성 총재예요. 총리까지 된다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로 이름을 올리는 거라, ‘유리천장을 깼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성평등 정책 등에 관해서는 보수적·전통적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어요.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 전망: 앞으로 어떻게 될까?

• 더 보수적인 총리될 거야 ✋: 이번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는 “일본을 한 번 더 세계의 정상으로 만들겠습니다!”라며 ‘Japan is back’ 같은 구호를 내세웠어요 🇯🇵. 일본 정치에서 극우의 힘이 강해지고 있거든요. 특히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국수·극우주의 성향의 참정당이 눈에 띄게 지지를 모았는데요. 참정당 지지자 중 상당수가 자민당에서 빠져나온 보수 성향 유권자였다고. 이 때문에 다카이치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자민당과 일본을 모두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이끌 거라는 예측이 나와요.

• 총리가 될 수는 있을까? 🤔: 이번에는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뽑힐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는 지적도 나와요. 현재 자민당은 중·참의원 선거에서 지는 바람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총리 선거에서 야당 의원들의 표가 필요한데요. 지난 26년간 자민당과 손잡고 집권해 온(=연정) 공명당이 연정 탈퇴를 선언했거든요. 공명당은 “자민당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포함한 역사 인식 문제 해결, 앞으로의 정치 자금 스캔들을 막기 위한 규제 강화 등에 나서지 않는다면 총리 선거에서 다카이치 총재 안 뽑아. 연정도 끝이야!”라고 했는데요. 공명당이 연정 이탈을 선언하면서 다카이치의 총리 선출도 불투명해졌다는 말이 나와요.

이렇듯 상황이 복잡한 터라 우선 총리 선거를 지켜봐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