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입 규제 대폭 강화하는 EU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에 대한 무관세 혜택을 줄이고 관세는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어요. 여기에는 무관세로 수입하는 철강 할당량을 기존의 3053만 톤에서 → 1830만 톤으로 47%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새로운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 계획도 포함됐는데요. 이 조치는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을 제외한 모든 제3국에 적용돼요.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것. 

EU의 철강 관세 인상 이유: EU는 왜 그러는 거야?

이번 조치는 내년 6월 종료 예정인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신하는 방안으로 등장했어요. 세이프가드는 EU가 2018년부터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철강 관세에 대응해 도입한 제도로, 국가별로 지정된 쿼터 수준까지는 무관세 또는 낮은 관세로 수입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어요. 하지만 이 제도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내년 6월 종료돼야 했는데요. 이를 대체하기 위해 이번에 새로운 제도를 마련한 것. 전문가들은 한시적 조치였던 기존 세이프가드를 강화한 형태라고 평가해요.

EU가 이렇게 관세를 인상하게 된 건 중국산 저가 철강의 물량 공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중국산 철강의 공급 과잉이 이어지면서 유럽 내 철강 가격이 떨어지고, 유럽 철강 산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 

EU의 관세 인상 조치는 유럽의회와 이사회 간 협상 등의 절차를 마치는 대로 시행될 예정이에요. 전문가들 사이에선 “세이프가드가 종료되는 내년 6월 말 이전에라도 입법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조기에 시행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고. 

한국 철강 산업 상황: 우리나라 기업에는 어떤 영향 미칠까? 

이번 조치로 인해 우리나라 철강 산업은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어요. EU는 우리나라 철강의 최대 수출시장이기 때문. 지난해 EU 철강 수출액은 약 44억 8000만 달러(약 6조 2800억 원)로, 단일국가 기준으로 미국보다도 많았다고. 

무관세 수입 쿼터가 줄면 우리나라 철강 기업으로선 그만큼 수출이 어려워질 거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다만 EU가 국가별 물량을 배분할 때 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이를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는 EU와의 협의 등을 통해 우리 측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우리나라는 미국의 철강 관세 50% 부과,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상황이 더욱 힘들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미국 관세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15.4% 감소했고, 대체 시장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한편 정부는 이번 달 안으로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어요.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보증상품 신설을 포함해 약 4000억 원 규모의 지원책을 준비 중이고, 수소환원제철이나 특수강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체질 전환도 꾀하고 있다”고 얘기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