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엔비디아? AI 반도체 신흥 강자 캠브리콘의 등장과 중국의 ‘반도체 독립’ 🇨🇳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중국판 엔비디아? AI 반도체 신흥 강자 캠브리콘의 등장과 중국의 ‘반도체 독립’ 🇨🇳
뉴니커, 지난주 요즘 중국 주식시장도 핫하다는 소식 전했잖아요. 그중에서도 중국 주식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종목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캠브리콘 테크놀로지스(이하 캠브리콘)’예요. 지난 8월에는 한 달 사이 주가가 2배 훌쩍 넘게 뛰었고요. 1년 전과 비교하면 6배 넘게 뛰어 장중 한때 중국 증시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 됐다고.
캠브리콘과 AI 반도체: 캠브리콘이 어떤 기업이길래?
캠브리콘은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기업으로, 2016년 설립됐어요. 인공지능(AI) 기술의 핵심 반도체인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AI 반도체 전문 설계 기업(=팹리스)인데요. 엔비디아가 본격적으로 AI 전용 GPU를 선보이기도 전에 세계 최초로 상업용 AI 칩 ‘캠브리콘-1A’를 출시하면서 전 세계의 눈길을 확 끌었어요. 2020년 7월에는 ‘중국판 나스닥’인 상하이거래소의 과창판에 상장했고, 곧바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는데요. 요즘에는 딥시크∙알리바바∙텐센트 등 주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모델 개발에 활용되며 엔비디아의 경쟁자로까지 주목받고 있다고.
캠브리콘 성장 배경과 역사: 처음 듣는 기업인데?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그동안 캠브리콘이 쭉쭉 잘 나갔던 건 아니거든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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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에 놓친 AI 열풍 🇺🇸: 캠브리콘은 상장 이후 2년여 만에 위기를 맞았어요. 트럼프 정부 1기 때인 2018년,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에 나선 미국의 규제 리스트에 들게 된 것. 이에 제조 파트너이던 TSMC와의 협력이 중단됐는데요. 챗GPT 열풍이 불며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시기였지만, 캠브리콘은 이 열풍에 올라타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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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나기만 한 적자 💸: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직원 수백 명이 해고되며 회사가 휘청였어요. 상장 전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털들이 주식을 팔고 떠나기도 했고요. 캠브리콘이 제대로 된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적자만 쌓였는데요. 누적 적자가 지난해 말 기준 약 50억 위안(약 9700억 원)에 달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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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매출도 찔끔 🏢: 요즘 캠브리콘에 쏠리는 엄청난 관심에 비하면 당장의 실적은 부족한 편이에요. 올해 상반기 매출이 26억 8000만 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5594억 원이었는데요. 매출 규모를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1%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라 업계에서 존재감이 아직 크지는 않다고.
캠브리콘 인기 이유: 근데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이유가 뭐야?
비결은 크게 3가지가 꼽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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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때문에 기사회생 💪: 그러던 캠브리콘을 부활시킨 것도 미국의 규제였어요. 2023년 9월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깐깐하게 강화하자,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을 공급받지 못했는데요. 캠브리콘은 이 기회를 비집고 들어갔어요. 자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과 손잡고 AI 칩 ‘쓰위안’을 출시한 것. 엔비디아 칩보다는 성능이 살짝 모자랐지만,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주요 빅테크들이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대안으로 캠브리콘의 AI 반도체를 선택하면서 작년 4분기 캠브리콘은 설립 8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어요. 올해는 성장세가 더 가팔라져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배나 증가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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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날개 달았어 🪽: 올해 4월 미국은 수출 규제 강도를 한층 끌어 올려 엔비디아의 저사양 ‘중국용’ AI 칩인 H20까지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게 막았는데요. 캠브리콘은 잽싸게 H20보다 가격이 40%가량 저렴한 칩을 새롭게 출시해 빈자리를 메웠어요. 최근 미국이 규제를 풀어 엔비디아의 H20 칩 수출이 재개됐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의 H20 구매하지 말고, 중국 반도체 사용해!” 지시하면서 캠브리콘의 AI 칩 주문이 대폭 늘었고요. 이런 흐름을 타고 캠브리콘의 주가는 날개 달린 듯 쭉쭉 치솟는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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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국 대표 AI 반도체 기업이야 🇨🇳: 중국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AI 반도체 전문기업이라는 희소성도 캠브리콘의 주가를 밀어 올렸어요. 경쟁사 하이곤이 상장되어 있지만, 다른 반도체 사업을 병행하고 있어 AI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몇몇 기업들은 이제서야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데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중국 반도체 업계 현황: 중국도 반도체 산업이 훌쩍 커진 것 같은데?
맞아요. 계속되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이름도 낯설었던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무협지 속 ‘숨은 고수'처럼 등장해 하나둘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기술력을 끌어올린 데다 이제는 메모리를 비롯해 파운드리(위탁생산)∙AI 반도체까지 자체적인 반도체 밸류체인을 구축할 정도라고. 대표적인 곳들을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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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현재 캠브리콘의 신형 AI 반도체 ‘시위안 590’의 성능은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A100’의 90% 안팎에 이른 걸로 알려졌는데요. 조만간 엔비디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와요. 캠브리콘 외에도 화웨이가 자체 AI 반도체인 ‘어센드’ 칩을 고도화하고 있어요. 최신 모델인 ‘어센드 910C’는 엔비디아의 H100과 비교해 60% 정도의 추론 성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반도체 여러 개를 하나로 묶는 ‘슈퍼팟’ 기술로 살짝 부족한 성능을 극복하고 있어요. 알리바바도 새 AI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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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AI 반도체에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메모리 반도체도 가파른 속도로 성장 중이에요. 3~4년 전만 해도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보다 두 단계 아래로 여겨졌는데요.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YMTC는 업계 1~2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협할 정도까지 성장했어요. 낸드플래시는 낸드의 단을 수직으로 많이 쌓을수록 성능이 높아지고, 여기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데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294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어요.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321단 낸드를 양산하는 데 성공한 SK하이닉스와 경쟁을 벌이는 수준으로 올라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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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이런 중국 기업들의 칩을 대량으로 만들어 줄 파운드리 업체들도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어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은 내년 7나노 공정 칩 생산 용량을 2배로 늘릴 계획인데요. 생산 라인이 완성되면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대폭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와요.
+ 캠브리콘 주가 전망: 앞으로 주가는 어떻게 될까?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연일 캠브리콘의 목표 주가를 높여 잡고 있어요. 얼마 전 1223위안에서 1835위안으로 상향한 데 이어, 약 2주 만에 2104위안으로 끌어올렸는데요. 캠브리콘의 주요 고객사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클라우드 컴퓨팅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향후 캠브리콘의 AI 반도체 출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걸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훌쩍 오른 주가에 고평가 논란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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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거품 잔뜩 꼈어 🫧: 이미 주가가 1년 동안 6배 넘게 오른 만큼 거품이 꼈다는 지적이 나와요. 오죽하면 회사가 직접 나서서 “투자 조심하세요!” 경고할 정도인데요. 20배 안팎이 적정하다는 주가수익비율(PER)도 4000배를 웃돌고 있는 상황이에요. 한국의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면 매출이 1.4% 수준에 불과한데, 시가총액은 70%에 달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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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이 너무 몰려있어 💸: 캠브리콘 매출의 약 80%가 바이트댄스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혀요. 앞으로 화웨이나 알리바바 등 중국 경쟁사와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거라, 고객을 뺏길 경우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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