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지원금 대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분 확보하겠다는 미국, 추진 이유와 현실 가능성은?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반도체 지원금 대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지분 확보하겠다는 미국, 추진 이유와 현실 가능성은?
미국, 미국 내 공장 짓는 반도체 기업 지분 확보 검토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에 따라 지원금을 받아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제조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걸로 알려졌어요. 미국 정부는 앞서 인텔에 109억 달러(약 15조 원)를 지원하는 대신 지분 10%를 인수하겠다고 요구했는데요. 이를 삼성전자·TSMC·마이크론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 쉽게 말해 미국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대가로 기업의 주식을 가져가겠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약속받은 상태예요. 보조금을 아직 실제로 받은 건 아니고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과 TSMC, 모든 기업에 그냥 무료로 돈을 줬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한 완전히 잘못된 것을 고치고 있다”고 했어요. 해당 조치가 실행되면 미국 정부는 인텔의 최대 주주가 되는데요. 러트닉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을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으로 전환하는 것일 뿐”이라며 정부가 경영권 행사를 하진 않을 거라고 선을 그었어요.
반도체 기업 지분 확보 구상 배경: 미국은 왜 이런 조치를 하겠다는 거야?
크게 2가지 해석이 나와요. (1)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및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미국의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거라는 것. 미국은 반도체 설계 쪽에서는 세계 탑급이지만, 제조 쪽은 약해서 삼성전자·TSMC 등에 맡겨왔는데요. 이들 기업을 자국 공급망에 끌어들이고,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는 거예요.
(2)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끌어내려는 압박 카드라는 해석도 나와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품목관세 100%를 예고하면서 자신의 임기 안에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경우 이를 면제해주겠다며 대미 투자를 요구했는데요. 다음 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조치를 공개한 것은 “조선(마스가 프로젝트) 말고 반도체 선물도 가져와!” 하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 이에 따라 곧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어떤 말을 꺼낼지 잘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요.
반도체 기업 지분 확보 구상 전망: 앞으로 어떻게 될까?
국내 업계는 크게 당혹스러워 하고 있어요. 미국 정부가 만약 “보조금 준 만큼 지분 가져갈게” 하며 구상을 실행에 옮길 경우, 삼성전자 지분의 1.6%(6조 6415억 원)를 갖게 되는데요. 업계는 이런 식으로 미국 정부가 해외 반도체 기업 지분을 인수한 전례가 없고, 구체적인 지분 확보 방식도 밝히지 않은 만큼 현실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요.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인텔에 대한 지분 확보는 자국 기업에 대한 공적 지원의 성격이 있지만, 삼성전자·TSMC는 그보다 규모가 훨씬 큰 외국 기업이어서 마땅한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있어요. “이건 약속을 깨고 사실상 보조금을 안 주겠다는 거야!” 하는 말도 나오고요.
러트닉 장관이 경영권 행사 등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건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실제로 미국 정부의 지분 확보가 이뤄질 경우 우리 반도체 기업에 경영상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와요. 지분을 구실로 미국 장비나 소재를 사용하게 하거나, 미국 회사 제품을 우선적으로 만들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
트럼프 정부가 해외 기업에 대해 지분을 요구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지난 6월 트럼프 정부는 바이든 정부가 가로막았던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회사 US스틸 인수를 승인하며, ‘황금주(golden share)’를 미국 정부가 갖는 조건을 달았어요. 기업의 이전이나 공장 폐쇄 등 중대한 경영상 결정에 미국 정부 허락을 맡도록 한 것. 이에 미국의 지분 확보 방안이 단순히 보조금 지원을 넘어 전략적 통제로 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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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REUTERS/Leah Milli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