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회담 결과: 트럼프와 푸틴 만났지만, 남은 건 ‘돈바스 요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에서 만났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가를 만한 합의는 나오지 않았어요. 전투 중단이나 영토 문제, 안전 보장 등 핵심 쟁점에서 구체적인 결과 없이 회담이 끝났기 때문.

트럼프는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후속 논의를 예고했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나 압박 발언은 하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전쟁 안 멈추면 러시아에 100% 관세 매길 거야!” 했던 말을 180도 뒤집었고요. 공항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등 푸틴을 환대하는 모습을 보인 탓에 서방의 제재로 고립됐던 푸틴의 외교 무대 복귀를 상징하는 장면이 연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이번 회담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점령지 약 440㎢를 우크라이나에 돌려주는 대신, 돈바스 지역 중 우크라이나가 아직 지키고 있는 6600㎢를 러시아가 가져가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어요(그래픽). 면적만 보면 15배에 이르는 차이로, 전략적 요충지인 도네츠크까지 포함돼 있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영토 포기나 다름없는 조건이에요.

무엇보다 러시아는 평화협상과 별개로 ‘즉각적인 휴전’을 조건에 넣지 않아, 전쟁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로선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거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여기에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의 러시아 편입 인정, 러시아어 공용어 지정, 정교회 활동 허용 등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도 포함돼 있었다고. 

미러 회담 반응: 푸틴의 승리, 트럼프의 패배?

우크라이나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즉각적인 영토 양보’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해서는 안도하면서도, 푸틴이 국제사회에 정당한 협상 파트너처럼 보이도록 등장한 점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어요.

푸틴이 트럼프를 이용해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려 했다며, 이번 회담이 ‘실패’라는 평가도 나왔고요.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피로 얼룩진 독재자가 자유의 땅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고 비판했어요. 특히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보였던 냉담한 태도와, 이번 푸틴에 대한 극진한 대우가 비교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감정은 더욱 격해졌다고.

외신에선 이번 회담이 푸틴의 승리로 끝났다는 분석도 나와요. 트럼프가 푸틴의 요구를 사실상 수용했기 때문.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 대통령과 대등하게 협상하는 모습을 연출했고, 이는 러시아 내 지지 기반 강화와 국제적 이미지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라는 말도 나와요. 이번 회담으로 러시아는 앞으로 전쟁을 이어갈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분석도 있고요.

미러 회담 이후 전망: 우크라이나에 ‘땅 내놔” 요구한 푸틴, 한국식 결과로?

트럼프는 18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정상들과 연이어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푸틴이 제안한 평화 조건을 전달하고 우크라이나의 반응을 들을 계획인데, 유럽에서는 불균형한 협상안이 강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방안을 마련하라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고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사실상 포기하고, 대신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이른바 ‘한국전생식 결과’가 유럽에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분석하기도 했어요.

한편 트럼프는 젤렌스키 및 유럽 정상들과의 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러시아의 크름반도 반환과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는데요. 젤렌스키를 향해 러시아 측의 요구 중 일부를 받아들일 것을 강하게 압박할 거라는 전망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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