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9월까지 휴전 없으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9월 유엔 총회 전까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휴전에 나서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스타머 총리는 인도적 지원 재개, 서안지구 합병 중단, ‘2국가 해법’을 위한 평화 노력 등을 이스라엘에 요구했는데요. 하마스에도 인질 석방과 무장 해제, 가자 통치 포기를 촉구하며, 이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배경: 영국이 남긴 이중 약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100년도 더 전, 영국의 ‘이중 약속’에서 시작됐다는 비판을 받아요. 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은 오스만 제국에 맞서 싸우기 위해 아랍 지도자에게 독립국가를 세우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요(=맥마흔 선언). 불과 2년 뒤에는 유대인에게 같은 땅에 ‘민족의 고향’을 세우는 걸 지지한다는 입장(=밸푸어 선언)도 내놨어요. 

이러한 이중 약속은 유대인의 시오니즘(=유대인이 시온의 땅, 즉 팔레스타인으로 귀환하고자 하는 것) 운동에 불을 붙였고, 유럽 각지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하면서 이곳에 살던 아랍계 주민들과의 갈등이 깊어졌어요. 이후 유엔의 전신인 국제연맹 위임통치를 맡은 영국은 유대인 이민을 장려했고, 1948년 영국이 철수한 뒤 이스라엘 건국이 선언됐는데요. 이때 고향을 잃고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때를 ‘알 나크바(대재앙)’라 부르고 있어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분석: “결자해지” 요구에 직면한 영국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이번 발표는 그간 중립을 고수해온 영국이 본격적인 입장 선회에 나섰다는 의미로 해석돼요. 프랑스가 먼저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제적 압박이 커졌고, 영국 여당인 노동당 의원 250여 명도 ‘밸푸어 선언을 내놓고 팔레스타인을 통치했던 나라로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스타머 총리에게 결단을 요구했다고.

스타머는 개인적으로는 2국가 해법을 지지해왔지만, 그간 미국과의 관계 등을 이유로 국가 인정을 보류해왔는데요. 이번 발표가 미국 방문 중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직후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어요.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반대하진 않았다는 점에서 영국이 보다 과감한 입장을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해석돼요.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전망: ‘9월 유엔 총회’가 분수령

영국은 9월 유엔 총회를 최종 판단의 시점으로 삼았어요. 이때까지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재개하고 휴전에 동의하는 등 실질적 조처를 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이와 관련해 유럽 주요국들도 유엔 총회를 앞두고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어요.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회의에 불참하는 한편 및 2국가 해법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어, 9월 회의 결과에 따라 중동 정세는 물론 영국 외교 노선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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