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공분 부른 가자지구 기아 사태

최근 뼈만 남은 가자지구 어린이들의 사진이 외신에 보도되면서 이스라엘을 향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요. 가자지구 내 극심한 기아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외면하면서 의도적으로 사태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비판이 거세지자 이스라엘은 구호품 보급 제한을 일부 풀고 교전이 이어지던 3곳에서 싸움을 멈추기로 하는 인도적 조치를 취했는데요. 국제사회와 구호단체들 사이에서는 “그걸로는 충분하지 않아!” 하는 말이 나온다고.

가자지구 기아 사태 배경: 봉쇄로 ‘식량·물·약’ 보급 끊긴 가자지구

최근 들어 가자지구의 식량 부족 사태는 그 어느때보다 심각하다는 말이 많았어요.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식수도 모자라 “가자지구 전체가 재앙에 빠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가자 주민의 3분의 1이 며칠째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황이고, 전체 인구 중 약 47만 명은 최고 위험 단계인 ‘기근’ 상태에 있다고. WFP는 “(이스라엘에 의해) 인위적으로 초래된 대규모 기아 사태”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금까지 기아로 사망한 주민의 수가 127명이며 이 중 85명이 어린이였다고 밝혔어요. ‘국경없는의사회’, ‘세이브 더 칠드런’, ‘옥스팜’ 등 전 세계 구호단체 115개가 “얼른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이런 사태는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으로 지역 전체가 봉쇄된 이후 쭉 지속됐어요. 2년 가까이 외부와 단절된 상태가 사실상 계속돼 온 것. 특히 올해부터 사태는 더욱 악화됐는데요.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압박한다는 명분으로 식량·전력·식수 공급을 모두 차단하고 국제 구호기구의 진입도 막는 조치를 이어왔어요. 하마스가 유엔 구호품을 약탈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과 함께 만든 재단을 통해서만 구호품을 지급해 왔고요. 그마저도 굶주림을 이기지 못한 주민들이 몰리는 상황이 벌어지자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주민들이 식량 배급소에서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어요. 

이스라엘의 한 극우 성향 장관의 발언이 충격을 주기도 했어요. “가자지구에는 굶주림이 없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나라도 적에게 식량을 제공하지 않는다”, “가자지구 전체에 유대인이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한 건데요. 가자지구를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고’ 이스라엘이 이곳을 차지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힌 거예요.

가자지구 현재 상황: 구호품 ‘공중 투하’ 나선 이스라엘

비난이 거세지자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일부 국제기구와 협력해 가자지구에 밀가루·설탕·통조림 등 식량과 구호물자를 공중 투하했다고 밝혔어요. 가자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는 유엔 호송대에도 경로를 마련하는 등 협조하기로 했고요. 이같은 발표를 내놓은 다음 날에는 가자 남부 알마와시, 중부 데이르알발라, 북부 가자시티 등 3곳에서 매일 일어나던 교전을 멈추겠다고 밝혔다고. 이스라엘군은 “인도적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하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같은 방침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가자지구 기아 사태 전망: 이스라엘에 쏟아지는 의구심

이스라엘 정부가 일시적으로 구호 조치에 나선 것에 대해선 의구심이 담긴 시선이 많아요. 이스라엘은 그동안 가자지구의 굶주림 사태를 두고“하마스가 조작한 거짓 주장이야!”라고 외쳐왔는데요.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관심을 돌리려 봉쇄를 일부 푼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

유엔과 국제 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해요. 공중 투하 방식이 너무 위험하고 제공된 물자가 너무 적은 양이라는 점, 가자 주민들의 굶주림이 해결될지 의문이라는 점 등의 문제도 제기됐고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식량을 공중 투하하는 방식에 대해 “위험하고 효과도 떨어진다”며 “보다 안전하고 지속적인 지원 경로가 필요하다”고 했어요. 실제로 구호품 상자가 난민촌 텐트 위로 떨어져 11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는데요. UNRWA는 “이스라엘군이 포위를 해제하고 구호물자 운송의 육상 경로도 복원돼야 한다”고 촉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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