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방화 사건, 2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와 달랐던 이유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서울 지하철 방화 사건, 2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와 달랐던 이유

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에 승객 400여 명 대피
-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마포역 사이에서 60대 용의자가 열차 안에 휘발유를 뿌리고 토치로 불을 질렀어요.
- 열차에 탑승한 400여 명이 터널을 따라 대피했고, 연기 흡입 등으로 2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어요.
- 경찰은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고, 방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어요.
“안 죽었잖아” 방화범의 진술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했어요. 사전에 유서나 극단적 선택의 시도는 없었다고. 사건 직후 열차 내부에 쓰러져있던 그는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열차에서 나왔고, 피해 승객들과 태연히 대화를 나눴는데요. 유달리 손이 그을려 있는 점을 본 경찰에 덜미가 잡히자, 화를 내는 승객에게 “안 죽었잖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바뀐 지하철, 이번엔 달랐다
많은 시민들이 이번 사건으로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떠올렸는데요. 당시에는 인화물질을 이용한 방화로 192명이 숨지는 등 대형 참사가 벌어졌지만, 이번 서울 지하철 화재는 대형 피해로 번지지 않았어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강화된 안전대책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내장재를 불에 잘 타지 않는 재료로 교체하고, 비상통신기기와 대피 유도 시스템 등을 설치했기 때문.
사고 열차를 운전하던 기관사와 시민들의 빠른 대응도 피해를 줄였어요. 기관사는 열차를 멈추고 직접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 소화기로 불을 껐고, 승객들도 비상장치를 이용해 문을 열고 탈출했는데요. 이 기관사는 약 한 달 전, 열차 화재 상황을 가정한 훈련에 참여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어요. 덕분에 실제 상황에서 차분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서울교통공사: “6월 3일까지 24시간 특별 경계”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방화 사건 이후, 비슷한 사고를 막기 위해 6월 3일까지 지하철 역사와 열차를 대상으로 경찰과 함께 특별 경계근무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어요. 특히 모방 범죄 가능성에 대비해 방역·안전 점검도 강화하고 있어요. 방화범에게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으로 집계된 재산 피해는 3억 3000만 원에 달해요. 한편 경찰은 방화 용의자의 정신건강 상태 등을 포함해 범행 경위를 계속 조사 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