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시대 눈앞에 둔 엔화, 슈퍼엔저는 이제 끝?

1000원 시대 눈앞에 둔 엔화, 슈퍼엔저는 이제 끝?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1000원 시대 눈앞에 둔 엔화, 슈퍼엔저는 이제 끝?

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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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n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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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 여행 다녀온 뉴니커 있나요? 3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던 ‘슈퍼엔저’ 현상으로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어서 일본 여행이 인기였는데요.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엔 환율이 쑥쑥 올라 어느덧 1000원 돌파를 앞두고 있어요.

헉, 엔화가 그렇게 비싸졌다고?

지난 1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환율은 984.43원을 기록하면서 넉 달 만에 800원대에서 100원 가까이 껑충 뛰었어요. 지난 11일에는 989.85원까지 오르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요. 지금 분위기라면 1000원대를 넘기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얘기가 나와요.

왜 그렇게 오른 거야?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어요:

  • 금리 끌어올리는 일본은행 🏦: 전 세계 중앙은행이 앞다퉈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 일본은행은 반대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연 0.25% → 연 0.5%로 올리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돌입한 건데요. (1) 지난해 4분기 일본 경제가 2.2% 성장했고 (2) 1월 물가상승률도 4%에 달하는 등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온 영향이에요. 이렇게 그동안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던 일본 금리가 오르자 “엔화에 투자하면 이자 많이 받을 수 있네!” 하며 투자 매력이 올라 → 엔화의 가치도 상승하게 된 거예요.
  • 안전자산으로 피신한 투자자 💰: 최근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잘 나가던 미국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있어!” 걱정이 나오는데요. 이에 달러 다음으로 안전한 통화로 평가받는 일본 엔화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엔화의 가치가 오르게 된 거예요. 

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수출 의존도가 낮아 미국의 관세 위협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것도 원∙엔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혀요.

그럼 엔화 어디까지 오를까?

전문가들은 엔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거라 예상해요. 일본은행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려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적 통화정책’에 들어선 데다, 일본 경제 전망도 밝기 때문. 2027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1.5%까지 올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고요. 

우리나라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 투자자들은 엔화 수익 챙기기 💸: 엔화가 800원대까지 떨어졌을 때 엔화를 사 모은 투자자들은 수익 실현을 위해 엔화를 팔고 있어요. 지난 1월까지 꾸준히 늘던 국내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부터 줄기 시작해 18개월 만에 1조 엔 아래로 떨어졌다고. 
  • 내 주식 떨어질 수도? 🥶:증시는 불안한데...” 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요. 그동안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채나 테슬라∙엔비디아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엔 캐리 트레이드)을 썼는데요.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 대출 이자가 늘어나 → 투자 수익이 떨어지니, 이 방법을 접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 투자금이 빠지고 → 증시가 급락할 수 있어요.
  • 기업들은 대출 다이어트 시작 🏢: 엔화로 돈을 빌려 쓴 기업들은 대출을 갚고 있어요. 금리가 오르는 만큼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8월 말 778억 엔에 달했던 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7일 724억 엔으로 줄었어요.
  • 초록불 켜진 수출 🟢: 수출 기업들의 실적은 늘어날 수도 있어요.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일본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올라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나라 반도체∙자동차 산업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거예요.
by. 객원 에디터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