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대국민 담화(영상)에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해 여당과 함께 논의할 거라고 밝혔어요.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한 지난 4일 새벽 대국민 담화 이후 이번이 처음이에요.

윤 대통령은 7일 오후로 예정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선 이날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 최종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되었다"면서도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어요. 

윤 대통령은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고,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도 말했어요.

이어 윤 대통령은 "저의 임기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며 "향후 국정 운영은 우리 당과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 나가겠다"고 했어요. 임기 단축 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국회' 대신 '우리 당'을 강조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에 탄핵 반대 표결을 당부한 걸로 보여요. 

담화 발표 직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조기 퇴진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탄핵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어요. 탄핵보다는 임기 단축과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정국 수습에 무게를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한 대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당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대한민국과 국민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어요. 이어 한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긴급 회동을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으로 향했고요.

6일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혔던 조경태 의원은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직후 “한동훈 대표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며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어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국민들의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발언"이라며 "대통령의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 퇴진 외에는 길이 없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대통령 퇴진, 대통령 탄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어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부결될 경우 “즉각 탄핵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했어요. 10일에 정기국회가 종료되면 11일에 임시국회를 소집해 탄핵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것.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한 대표가 탄핵에 대해 시간 끌기로 막아내고, 당론으로 부결을 이끈다면, 한 대표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어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내란과 군사반란의 수괴가 그 공동정범, 방조범과 함께 앞으로도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라며 탄핵소추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찬성을 당부했어요. “부디 내란의 공범, 군사반란의 공범이 되지 말아주십시오.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입니다.”

한편 정국 안정 방안을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안에서 해석이 엇갈리고 있어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맡긴 것”이라는 의견과 “추경호 원내대표를 위시한 친윤계에 일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 앞으로 수습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여권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고.

국회는 오늘(7일) 오후 5시 탄핵소추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 예정이에요. 이에 앞서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는데요. 그동안 전국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던 시민사회단체들이 전부 서울로 모이는 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