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합병 소식에 개미들이 뿔난 이유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두산그룹 합병 소식에 개미들이 뿔난 이유
얼마 전 두산그룹이 회사 구조를 바꾸겠다면서 “두산로보틱스랑 두산밥캣 합치겠습니다!” 발표했는데요. 이 소식에 개인 투자자인 개미들이 잔뜩 화가 났다고.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봤어요.
잠깐, 어디랑 어디를 합친다고?
(1) 두산밥캣은 원래 두산에너빌리티라는 계열사 아래에 있는 회사인데요. (2) 잠시 별도의 회사로 똑 떼어냈다가 (3)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거예요. 각각 어떤 회사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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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 옛날 이름은 두산중공업이에요. 전력·석유 등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설비를 공급하거나, 공장을 지어주는 기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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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 말 그대로 로봇 관련 사업을 진행해요. 2023년 10월에 증권 시장에 데뷔한(=상장) 따끈따끈한 신인인데요. 아직 매출은 크지 않지만 투자를 많이 하고 있어서 적자 폭이 커요. 하지만 미래에 더 커질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서 주식 가격은 높은 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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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 트랙터·지게차 같은 소형 건설 기계를 만드는 곳이에요. 매년 1조 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서 두산의 ‘알짜 회사’로 통하는데요. 로보틱스와 달리 미래 가치가 높은 분야는 아니라서, 실적에 비해 주식 가격은 낮은 편이에요.
두산그룹은 이번에 “두산로보틱스랑 두산밥캣을 합치면 앞으로 더 좋은 시너지가 날 거야!” 하면서 둘을 합병하겠다고 한 거고요.
근데 왜 이렇게 난리가 난 거야?
합병할 때 회사별 주식 가치를 반영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법에서는 상장사끼리 합병·주식 교환을 할 때 주가를 기준으로 주식가치를 따지는데요. 그러다 보니 실제 실적이 좋은 회사의 주식이 푸대접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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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밥캣 주주들 😿: 이번에 밥캣의 주식 가치는 5만 612원, 로보틱스는 8만 114원으로 평가됐는데요. 이에 따라 두 회사가 합쳐지면, 밥캣 주식 100주를 갖고 있던 주주는 자기 주식을 내주고 새로운 로보틱스 주식 63주를 받게 돼요. 그러자 “밥캣은 돈 팍팍 벌고 있고, 로보틱스는 적자 기업인데 이게 맞아?” 하는 얘기가 나온 것. 밥캣은 실제 알맹이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로보틱스는 높은 평가를 받은 상태에서 둘이 합쳐지면서 밥캣 투자자가 손해를 보게 됐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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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승자는 두산그룹 🤔?: 반대로 두산그룹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로보틱스 주식으로 알짜배기 밥캣을 사들이는 거라는 지적이 나와요. 현금이 아닌 주식 교환으로 값을 치르다 보니, 두산그룹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손쉽게 밥캣을 손에 넣는다는 것. 그 과정에서 손해는 개인 주주들이 보고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두산그룹은 길게 봤을 때 밥캣과 로보틱스의 가치를 모두 올리는 방향이라며, 이번 결정을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이에요. 하지만 국내 투자자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목소리로 문제가 있다고 하고 있어서 금융감독원에서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어요: “합병에 관한 서류(=증권신고서) 다시 제출해!” 주주들에게 회사 구조를 바꾸는 배경과 이번 일로 생길 수 있는 수익·위험 등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보완하라는 거예요.
정치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밥캣 방지법’을 만들겠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두산그룹의 계획대로 합병이 이루어질지, 이번 일로 우리나라에서 기업을 합병할 때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에 변화가 생길지 지켜봐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