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떨어져 사는 사람은 많다
작성자 나나
엄마를 이해하지만, 사랑할 순 없어
아빠랑 떨어져 사는 사람은 많다
나나
@naneunnaya•읽음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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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진학할 때, 원서를 써야 했나. 뭐 쓸데 없는 서류들이 많이 필요했다. 나는 엄마랑 떨어져 살고 있은지 6년쯤 됐다. 엄마는 서류를 발급 받아서, 퇴근하는 길에 내게 전해주겠다고 했다. 10시 좀 넘은 시간, 엄마가 차를 끌고 (내가 살고 있는) 이모 집 앞으로 왔다.
아마 주민등록 등본인지 초본이었던 것 같다. 거기는 아빠가 없다. 같이 안 사니까, 같은 주소지가 아니니까. 엄마는 서류를 건네 주며 “아빠랑 떨어져 사는 사람 많다. ㅇㅇ이도(이종사촌 동생 중 하나) 이모부 딴 데 사니까 서류에 없다.”고 얘기했다. 그치만 ㅇㅇ이 이모부는 일 때문이고, 웬만하면 주말에는 늘 딸과 함께 시간을 보냈는걸. 나와는 다르다.
근데 사실 내가 상처받은 건 그 서류 때문은 아니었다. 서류상 아빠가 안 나오는 집이 많은 건 그럴 수 있지. 그냥 나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다. 엄마가 떠나고, 나는 아파트 1층 우편함에서 10분 정도 울다가 들어갔다. 아마 날이 추워서 패딩이나 외투를 입고, 서러워했다.
아빠랑 떨어져 사는 사람은 많은데, 나는 엄마랑도 떨어져 살고, 그래서 그런 말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엄마가 크게 잘못한 건 아니지만, 나는 그냥 상처 받았다. 내 감정보다는 ‘서류’, ‘남들도 그렇다’는 게 우선시 되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지만서도, 초등학교 6학년에게 필요했던 건 조금 더 따뜻한 말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