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불확실성을 전환하는 법
작성자 김용훈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인생의 불확실성을 전환하는 법
|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10장 : 작은 실험들이 만드는 큰 변화 편을 놓쳤다면?
이 아티클은 10장으로 이어지는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위 시리즈에서는 감에 의존한 마케팅이 아닌, 지표로 메트릭스를 개선하며 성장의 길을 설계하는 법을 다뤄보았습니다. 당신의 마케팅 여정에도 이 시리즈가 작은 나침반이 되길 바랍니다.
사실 인생의 대부분은 불확실성에서 시작한다
15년간의 여정을 돌아보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진실이 있다. 불확실성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안정적인 것, 예측 가능한 것, 검증된 것만을 선택한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불확실성 속에서만 일어난다.
20년 전 SK하이닉스가 그랬고, 10년 전 토스가 그랬고, 지금 우리가 주목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회사가 또 그럴 것이다.
사실 인생의 대부분은 불확실성에서 시작한다. 다만 이것을 확실성으로 만드는 모든 것은 본인의 행동이 결정한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갖기 위한 방법
경험에 대한 누적
경험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축적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과 경력을 혼동한다. 15년 경력이 있다고 해서 15년의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분야에서 10년을 일해도 매년 똑같은 일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10년의 경험이 아니라 1년의 경험을 10번 반복한 것일 뿐이다.
내가 펫프렌즈를 퇴사한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짧은 기간 동안 수십 곳의 무료 컨설팅을 다녔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 다양한 도메인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면서 경험의 폭과 깊이를 동시에 키우기 위함이었다. 커머스, 헬스케어, 에듀테크, 펫테크 — 각기 다른 산업의 문제를 풀면서 나는 패턴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다른 문제처럼 보여도, 근본적으로는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더라.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경험의 힘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다른 관점을 배우고, 실패를 분석한다면, 3년의 경험이 10년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기초 체급의 차이를 만드는 핵심 요소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지금 보내고 있는 이 시간은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인가, 아니면 단순한 일탈인가?" 4성급 호텔에서의 여행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자기기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경험은 편안함이 아니라 불편함에서 나온다.
내가 15년 전 광고쟁이를 꿈꿨을 때 이제석 씨처럼 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저녁 홍대 카페에서 진행된 광고 크리틱 모임에 빠짐없이 11개월간 참석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왜 이렇게 삶을 살아왔을까? 돌이켜보면, 답은 명확하다. 나는 언제나 '회사가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최고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회사의 브랜드와 네임밸류에 기대는 대신, 나 자신의 역량과 가치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회사가 바뀌어도, 산업이 바뀌어도, 시장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의 실력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불확실성을 대하는 나의 방식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외부 환경에 의존하지 않는 내적 역량을 쌓는 것이다. 회사가 망해도, 산업이 사라져도,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경험'이었다.
기본 체급을 갖추기
갑자기 롤 프로게이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페이커나 쵸비 같은 선수들이 10년 넘게 최정상을 유지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끊임없이 기본 체급을 유지하고 향상하기 때문이다. 게임 내 메타와 전략들은 계속 변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는 어떤 전략에서도 살아남는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트렌드는 계속 변한다. 작년에 유행하던 마케팅 채널이 올해는 효율이 떨어지고,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한다. AI가 업무 방식을 바꾸고, 고객의 행동 패턴이 변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체급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면 기본 체급이란 무엇인가? 나에게는 데이터 분석 능력, 고객 이해 능력,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실행력이었다. 이것들은 트렌드와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통하는 핵심 역량이다. 첫 직장에서 연봉 1,200만 원을 받을 때부터 이 네 가지 역량을 갈고닦는 데 집중했다.
당시 현실은 냉정했다. 10%를 올려도 다음 해 1,320만 원밖에 안 됐다. 주변 친구들은 이미 3천만 원, 4천만 원을 받고 있었다. 좌절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다른 선택을 했다. 비교를 멈추고, '누군가에게는 어렵지만 나에게는 쉬운 것'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나는 그로스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다양한 도메인의 기업들을 진단하고 있다. 한 번의 컨설팅은 보통 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짧은 시간 안에 대부분의 비즈니스 문제에 대한 핵심적인 해답을 찾아낸다.
이는 화려한 스킬 때문이 아니다. 수년간 쌓아온 기본 체급 덕분이다. 문제의 본질을 빠르게 파악하고,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추출하고, 실행 가능한 솔루션을 설계하는 근본적인 능력. 이것이 진짜 체급이다. 그래서 한 주에 컨설팅을 10개 정도 하면서도 회사를 운영하고, 피드백을 주고, 소재를 만들고, 강연도 하고, 저녁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여러분에게 질문하고 싶다. 지금 배우고 있는 것이 일시적인 스킬인가, 아니면 10년 후에도 통할 기본 체급인가?
먼저 증명하고, 나중에 선택하라
나영석 PD가 핑계고가 나와서 막내 PD에게 한 조언이 있다.
이것은 냉정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사람들은 이 간극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먼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위에서 명분이 생기고, 그때부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옵션이 생긴다.
펫프렌즈에 C레벨로 합류했을 때, 회사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장기적인 브랜딩 전략이었지만, 회사에 필요한 것은 당장의 매출과 성장이었다. 나는 선택했다. 먼저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제를 찾아내고 하나씩 해결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회사는 살아났고, 나는 입사 4개월 만에 전 직원의 인정을 받았다. 또한 34살에 5천만 원이던 연봉은 4년 만에 1억 5천만 원이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신뢰를 얻었다는 점이다. 그 신뢰가 더 큰 기회를 불러왔고, 결국 내가 진짜 하고 싶던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주었다.
돈이 아닌 가치를 쫓을 때 돈이 따라온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돈과 성공을 위해 불확실성을 감수하라는 말인가?"
아니다.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정반대다.
예전에 이제석 씨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돈을 쫓으면 돈은 도망간다. 하지만 명성을 쌓고 가치를 만들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나의 경험도 정확히 같다. 그릇을 키우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 그래서 본인의 가치를 높이고 그릇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신림동 500만 원 보증금에 월세 30만 원짜리 반지하에 살면서도 나는 행복했다. 왜냐하면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었고,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었고, 분명하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회사 옆 방에서 살며 출퇴근 개념 없이 일하지만 나는 만족한다. 왜냐하면 내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분명하고, 그 과정이 즐겁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난을 미화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소한의 재정적 여유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재정적 여유는 더 큰 집이나 더 비싼 차를 사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가치 있다고 믿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자유를 확보하기 위함이어야 한다.
주변을 보면 이 차이가 명확히 보인다. 회사를 욕하면서도 퇴사하지 못하는 친구들, 다음 달 대출 이자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 연봉이 깎일까 봐 도전하지 못하는 동료들. 이들은 재정적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재정적 여유를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갇혀 있다. 높은 고정비용이 그들을 옭아매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많은 돈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낮은 고정비용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용기에서 온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일을 하려면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하라."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는 것 — 이것이 바로 불확실성 속에서 확실성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역설적이지만 돈이라는 불확실한 결과를 쫓는 대신, 가치라는 확실한 과정에 집중할 때,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데이터 리더가 돼라: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기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내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원칙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혼자 성장하지 말고, 함께 성장하라는 것이다.
굿닥에서 내가 데이터 인사이트를 전사에 공유한 이유는 단순히 좋은 사람이어서가 아니었다. 전략적 선택이었다. 나 혼자만 데이터를 볼 줄 알면, 나는 영원히 데이터 분석 업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팀 전체가 데이터를 읽고 해석할 수 있게 되면, 나는 더 높은 차원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퇴사하는 날까지 1-2주 간격으로 한 번씩 회사의 데이터를 인사이트를 재미있는 아티클로 만들어 전사 공유했다. "우리 회사는 이렇게 돈을 번다", "고객은 이렇게 움직인다" 같은 인사이트를 모두와 나눴다. 이를 통해 부서 간의 대화가 열렸고,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CS팀이 환불 정책을 개선하려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우리는 요청만 하면 100% 환불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데이터는 명확한 진실을 보여줬다. 1천 원이든 100만 원이든, 환불한 고객들은 재구매율이 극도로 낮았다. 환불 금액과 무관하게, 한 번 환불한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회사는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선심 쓰듯 환불해 줘도 재구매가 없다면, 환불 정책을 법적 기준 안에서 더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이처럼 모두가 스스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나는 일일이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데이터 리더’라고 부른다. 데이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 데이터와 메트릭스를 나만 알고 있으면 나만 성장하고 주변은 정체된다. 핵심은 다른 팀원들이 스스로 데이터에 호기심을 갖고 먼저 질문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여러분은 지식을 독점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확산시키는 사람인가? 혼자 뛰어난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팀 전체를 성장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3년 전까지 넘쳐나던 개발자 채용이 지금은 멈췄고, 아무도 관심 없던 AI가 모든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20년 전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했던 SK하이닉스가 지금은 시가총액 2위 기업이 되었고, 한때 선망의 대상이었던 화학회사들은 구조조정의 한가운데 있다.
이 모든 변화 앞에서 우리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며 안전한 길만 걷거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기회를 찾거나.
나는 후자를 선택했다. 연봉 1,200만 원에서 시작해 친구들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감수했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버리고 데이터 기반 그로스 해커를 택했다.
그 과정이 쉬웠을까? 전혀. 그럼에도 나는 불확실성 속에서만 진짜 성장이 일어난다고 믿었다. 그래서 비교를 멈추고, ‘누군가에게는 어렵지만 나에게는 쉬운 것’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확신한다. 그 선택이 옳았다고. 34살에 5천만 원이던 연봉이 38살에는 1억 5천만 원이 됐고, 부모님께 용인 신축 아파트를 사드릴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불확실성을 환영하라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 불확실성 한가운데 서 있을 것이다. 이직을 해야 할지, 새로운 분야를 배워야 할지, 현재의 편안함을 버리고 도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줄 수 있는 조언은 하나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말고, 환영하라.
이 말이 무작정 뛰어들라는 것이 아니다. 전략적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경험을 축적하고, 기초 체급을 키우고,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라. 실력에 따라 기회가 온다.
내가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나를 선택하게 만들어라. 그것이 진짜 실력이다.
당신의 15년을 기대하며
내가 신림동 반지하에서 1,200만 원의 연봉으로 시작했을 때, 15년 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광고제에서 후드티를 입고 대상을 받던 순진한 청년이, 이제는 수십 개 기업을 컨설팅하고 강연을 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 하나다. 불확실성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15년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15년 후의 여러분을 만든다. 안전한 길을 선택하면 안전한 결과를 얻을 것이고, 도전적인 길을 선택하면 예상치 못한 성장을 경험할 것이다.
나는 여러분이 도전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당신이 만들고 있는 메트릭스 하나하나, 그것을 바탕으로 내리는 의사결정 하나하나가 결국 당신의 체급을 만들고, 그 체급이 당신의 인생을 바꿀 것이다.
불확실성은 적이 아니라 기회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여러분의 미래를 만든다.
"새로운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이 많은 전문가가 아니라,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다."
— 이나모리 가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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