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실험들이 만드는 큰 변화

작은 실험들이 만드는 큰 변화

작성자 김용훈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작은 실험들이 만드는 큰 변화

김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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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yong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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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9장 : 우리 서비스의 메트릭스 만들기 편을 놓쳤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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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10장으로 이어지는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연재 시리즈의 10장입니다.

위 시리즈에서는 감에 의존한 마케팅이 아닌, 지표로 메트릭스를 개선하며 성장의 길을 설계하는 법을 다룹니다.


완벽주의의 함정

비즈니스에서 가장 위험한 적은 밖에 있는 경쟁자가 아니라, 우리 안의 완벽주의일 때가 많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다 기회를 놓치고,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다 시장에 늦게 진입하고, 완벽한 데이터를 모으려다 결정을 미루게 된다.

하지만 시장은 우리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빠르게 움직이며 작은 실험을 반복하는 기업들이 승리한다. 이것이 내가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배운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빠른 실행이다. 작은 실험을 시작하고, 빠르게 배우고, 계속 개선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나은 답을 발견하게 된다.

때로는 가장 단순한 아이디어가 가장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그런 아이디어들은 대부분 실행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해외 사례 1: 반무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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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자전거 회사 반무프(VanMoof)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배송 중 자전거 파손율이 너무 높았다. 새 자전거를 구매한 고객이 부서진 자전거를 받는다면 브랜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었다.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택배 기사들이 자전거 박스를 거칠게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자전거는 튼튼하니까 좀 거칠게 다뤄도 괜찮겠지"라는 인식이 문제였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기업들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대부분은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반무프는 이 방법들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더 튼튼한 박스와 프리미엄 배송 서비스는 비용이 많이 들었고, 택배 기사들을 일일이 교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반무프가 찾아낸 해답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했다. 박스 겉면에 TV 그림을 인쇄한 것이다. TV가 그려진 박스를 본 택배 기사들은 자연스럽게 조심스럽게 다뤘다. TV는 깨지기 쉽고 고액이기 때문에 파손 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인식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파손율은 무려 80% 감소했다. 추가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다. 박스 디자인만 바꾸면 됐으니까. 이것이 바로 창의적 문제 해결의 힘이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면,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반무프는 "박스를 어떻게 더 튼튼하게 만들까?"가 아니라 "택배 기사들이 거칠게 다루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물리적 강도를 높이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답을 찾아냈다.

이것이 바로 작은 실험이 만드는 큰 변화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면 아마도 몇 달을 들여 고강도 포장재를 연구하거나, 전용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해외 사례 2: Crazy E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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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례로 미국의 웹 분석 도구 회사 크레이지에그(Crazy Egg)를 함께 살펴보자.

이 회사는 한 달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대부분의 잠재 고객이 마지막 단계에서 이탈했다. 퍼널을 분석해 보니 신용카드 정보 입력 페이지에서 대규모 이탈이 발생하고 있었다.

해당 페이지에는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는 단순한 폼 하나뿐이었다. 고객은 그저 빈칸을 채우기만 하면 됐다. 복잡한 절차도, 시간도 거의 들지 않았다. 그런데 왜 60% 이상의 사람들이 나갔을까?

답은 고객의 심리에 있었다. 고객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수많은 의심과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무료 체험인데 왜 신용카드 정보가 필요하지?', '혹시 모르게 결제가 되는 건 아닐까?', '이 회사를 믿어도 될까?', '30일 후에 자동으로 결제되면 어떡하지?' 이런 질문들이 고객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한 크레이지에그는 신용카드 입력 페이지를 재설계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술적 변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단지 네 가지 메시지를 추가했을 뿐이다.

첫째, 신용카드 입력이 왜 필요한지 투명하게 설명했다. "중복 가입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한 사람이 여러 번 무료 체험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자 고객의 첫 번째 의심이 해소됐다.

둘째, 가장 큰 우려를 정면으로 다뤘다. "30일간 절대 결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크게 강조했다. 고객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을 직접 언급하고 안심시킨 것이다.

셋째, 사회적 증거를 더했다. "구글, 아마존,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런 대기업들이 믿는다면 나도 믿을 수 있겠다는 심리를 활용한 것이다.

넷째, 가격 표시 방식을 바꿨다. 기존의 "월 $49" 대신 "30일간 $0, 이후 $49"로 표기했다. 같은 의미지만 표현 방식이 달라지니 인식도 달라졌다. 지금은 공짜고, 나중에 유료라는 것이 훨씬 명확해진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 네 가지 작은 변화만으로 가입 전환율이 116% 증가했다. 즉, 두 배 이상 많은 사람이 가입한 것이다. 새로운 기능을 개발한 것도, 광고비를 늘린 것도 아니었다. 단지 고객의 불안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소하는 메시지를 추가했을 뿐이다.

반무프와 크레이지에그, 이 두 사례는 중요한 공통점을 보여준다. 복잡한 솔루션이 아니라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간단하게 해결했다는 점이다. 때로는 완벽한 기술보다 정확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작은 실험이 큰 변화를 만든다.

해보기는 해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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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명언이 있다. "해보기는 해 봤어?"

이론보다 실행, 계획보다 실험, 완벽함보다 속도. 그것이 정주영식 경영이었다.

우리는 종종 머릿속으로 수십 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는 실제로 해봤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실패할 것 같다는 예상은 실제 실패가 아니고,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은 실제 난이도가 아니다. 시장이 평가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 아니라 실행이다.

여기서 중요한 통찰이 나온다. 아무리 완벽한 계획이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반대로 불완전한 아이디어라도 실행하면 배움이 생긴다. 그리고 그 배움이 다음 실험의 밑거름이 된다.

내가 펫프렌즈에서 일할 때가 바로 그랬다. 매일 작은 실험을 반복했다. 오늘은 회원가입 버튼의 문구를 바꿔보고, 내일은 상품 썸네일 배치를 조정하고, 모레는 쿠폰 스킴을 조율하여 재구매를 테스트했다. 각각의 실험은 작았지만, 그 시도들이 쌓여 회사의 성장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

환경이 완벽하지 않아도, 리소스가 부족해도 작은 실험은 언제나 가능하다. 그리고 그 작은 실험들이 쌓여 결국 큰 변화를 만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실행하는 태도인 것이다.

정주영 회장이 그 질문을 던진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지 않고 평가하고, 시도하지 않고 판단하고, 실행하지 않고 비판한다. 하지만 진짜 성장은 실행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등에 짊어진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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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이라는 소개팅 앱이 있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지금은 이미 서비스가 종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앱의 대표 모습은 여전히 내 기억에 선명하다.

그는 출퇴근할 때마다 어깨에 큰 광고판을 짊어지고 다녔다. 광고판에는 "소개팅 앱 봄봄, 지금 가입하세요!"라는 문구와 QR 코드가 적혀 있었다. 지하철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많은 거리에서 이 광고판을 등에 지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누가 봐도 눈에 띄었다.

그렇다면 이것이 과연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이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적이지 않았다. 앱이 결국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했고,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계산하면 아마 형편없는 수치가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대표의 자세에서 중요한 배움을 얻었다. 바로 그 절박함과 실행력이다. "해보기는 해 봤어?"라는 질문에 그는 자신 있게 "네, 해봤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몸으로 뛰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고객을 모으려 했다.

많은 창업자들이 비슷한 고민을 한다. "마케팅 예산이 없어서 홍보를 못 해요." "광고비가 부족해서 고객을 못 모아요." 하지만 봄봄 대표는 달랐다. 그는 돈 대신 자기 몸을 썼다. 가장 원시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진정성 있는 방법이었다.

오해는 하지 말자. 나는 이런 접근을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더 스마트한 방법은 분명히 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고, 효율적으로 실험하는 것.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시도하는 용기다.

봄봄 대표처럼 극단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만큼의 절박함과 실행력은 필요하다. "이게 될까?"라고 고민만 하는 사람과 "일단 해보자"라고 실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시장은 언제나 후자에게 기회를 준다.

화곡역 애견카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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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1년째 서울 화곡동의 작은 애견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정확히는 아내가 운영하고 나는 마케팅과 전략을 돕는다. 9마리의 강아지가 있고, 주말이면 반려인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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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위기가 찾아왔다. 매출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남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 해 봤다.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했고,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운영했다. 유튜브 채널까지 만들어서 50개 정도의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구독자는 390명에 불과했고,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체감하기 어려웠다.

카카오 채널로 CRM 메시지도 보냈다. 이벤트 안내, 할인 쿠폰, 신메뉴 소식. 그러나 역시 뚜렷한 효과는 없었다. 무언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로스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기업의 메트릭스를 만들어줬던 내가, 정작 내 사업에는 메트릭스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애견카페에도 메트릭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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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캐시노트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이 신규인지 재방문인지 자동으로 알려주는 툴이었다. 그리고 매출을 두 그룹으로 명확히 나눴다. 첫 방문 고객과 재방문 고객, 우리는 후자를 '단골'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매일 숫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총 손님 수, 첫 방문 손님 수, 재방문 손님 수, 각 그룹의 평균 주문 금액. 엑셀 시트에 하루도 빠짐없이 입력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명확한 패턴이 보였다. 100명의 신규 고객 매출이 10명의 단골 고객 매출과 비슷했다. 다시 말해, 신규 고객을 100명 유치하는 것과 단골 고객 10명을 유지하는 것이 같은 가치였던 것이다.

마케팅 비용을 생각해 보자. 신규 고객 100명을 데려오려면 광고비, 이벤트 비용, 각종 할인 혜택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골 고객 10명을 유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깊이 파고들었다.

신규 고객들은 주로 누구였을까?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학생들, 가족 단위 방문객들, 그리고 어린 강아지를 키우는 분들이었다. 이들은 한 번 방문하고 다시 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호기심이나 일회성 경험을 위한 방문이었던 것이다.

그럼 단골 고객들은 누구였을까? 3살 이상의 성견을 키우는 분들이었다. 이들은 일주일에 2~3번씩 꾸준히 방문했다. 강아지 사회화 교육을 위해, 혹은 강아지들끼리 놀게 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왔다.

전략이 명확해졌다. 3살 이상 성견을 키우는 고객을 단골로 만들고 유지하는 것. 그것이 우리 비즈니스의 핵심이었다. 데이터가 우리에게 가야 할 길을 정확히 보여준 것이다.

전략 1: 락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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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찾았으니 이제 해결책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일회성 방문객을 단골로 만들 수 있을까?

나는 데이터를 더 깊이 분석했다. 방문 횟수별로 고객을 나누고, 각 그룹의 재방문율을 계산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다. 7번째 방문을 한 고객은 이후 락인됐다. 즉, 7번을 넘기면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2~3번씩 꾸준히 방문하는 충성 고객이 됐던 것이다.

그렇다면 목표는 명확했다. 고객이 7번 방문하게 만드는 전략을 짜는 것이다.

우리는 강아지 입장료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 사람 입장료는 원래 받고 있었지만, 강아지 입장료는 없었다. 다른 애견카페들을 조사해 보니 대부분 강아지당 천 원에서 삼 천 원 정도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강아지 입장료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추가 수익을 올리기 위한 결정이 아니었다. 핵심은 구조에 있었다. 7회 이상 방문하면 VIP 단골로 등록되고, 이후부터는 강아지 입장료가 영구 면제되는 방식으로 구조를 바꿨다.

이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 필터링 효과였다.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학생이나 가족 고객은 애초에 강아지 입장료를 낼 일이 없기 때문에 이 혜택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고객, 즉 강아지를 키우고 재방문 가능성이 높은 분들에게만 이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도달했다.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 없이 타깃 고객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7회 방문 후 단골이 된 고객들에게는 특별한 혜택을 더했다. 아내가 직접 그린 반려견 초상화를 선물했고, 단골 고객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도 만들었다. 단순히 고객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만든 것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불과 1년 만에 매출이 1.5배로 뛰었다. 마케팅 비용을 늘리지도,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한 일은 단 하나였다. 데이터를 통해 핵심 고객을 정의하고, 그들을 단골로 만드는 명확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 이것이 바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힘이다.

전략 2: 아이돌 콜라보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에서 자영업으로 큰돈을 벌기는 어렵다. 일주일 내내 카페를 운영해도, 고정비와 변동비를 빼면 남는 게 많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피봇을 결정했다. 완전히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었고, 우리가 가진 자산을 다르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나와 아내 모두 아이돌 팬이었다. 아내는 플레이브를 좋아하고, 이전에는 프로듀스 포티에잇과 2PM의 팬이었다. 나는 아이즈원을 좋아했고, 지금은 그 멤버들이 활동하는 아이브, 르세라핌, 권은비 등을 응원한다.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많은 아이돌이 강아지 별명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애견카페에서 아이돌 생일 카페를 여는 곳은 없더라."

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생일 카페'는 중요한 의식이다. 여기서 ‘생일 카페’란 팬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카페를 대관하고, 아이돌 사진으로 꾸미며, 함께 모여 축하하는 문화를 의미한다.

애견카페와 생일 카페를 결합한 곳은 없었다. 게다가 우리의 위치도 좋았다. SBS 공개홀과 김포공항에서 멀지 않아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 팬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우리는 즉시 움직였다. 트위터(현 X)에 공지를 올리고, 아이돌 팬덤의 리더들이라 불리는 홈마들에게 디엠을 보냈다.

"강아지 컨셉의 생일 카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함께하시겠어요?"

시간이 얼마 지나기 않아, 놀랍게도 트와이스 정연의 팬클럽에서 생일 카페를 우리 매장에 열 수 있는지 문의를 해 주셨다. 참고로 정연은 나난이라는 토이푸들을 키우고 있었고, 우리 애견카페는 너무 좋은 조합이었다.

생일 카페 당일, 정연 팬들이 몰려왔다. 한국 팬들도 많았지만, 특히 일본 팬들의 비율이 높았다. 트와이스의 일본 내 인기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일카페 마지막날에는 정연이 직접 우리 카페를 찾아와 팬들과 소통도 함께 했다.

그날 이후 우리 카페는 완전히 달라졌는데 단순한 애견카페를 넘어, 아이돌 팬덤과 반려견 문화를 결합한 독특한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시장에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포지셔닝을 찾아낸 셈이었다.

화곡동 카페가 증명한 것

이 사례가 왜 중요할까? 화곡동의 작은 애견카페조차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우리는 작은 회사라서 데이터 분석은 무리예요." "메트릭스는 대기업이나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는 리소스가 없어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것은 핑계다. 엑셀만 있으면 누구나 메트릭스를 만들 수 있다. 캐시노트 같은 저렴한 도구만 있으면 누구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비용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태도다. 숫자를 보려는 의지가 있는가? 패턴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실험하려는 용기가 있는가? 이 세 가지가 있으면 화곡동 애견카페도 성장할 수 있고, 없으면 대기업도 침체한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확신하게 됐다. 모든 비즈니스는 개선될 수 있다. 문제는 개선할 의지가 있느냐, 그리고 올바른 방법을 알고 실행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화곡역의 작은 애견카페도 메트릭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생존을 위해 피봇을 시도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우리의 비즈니스는 어느 수준까지 데이터를 활용하고, 실험하고, 개선하고 있는가?

“동네 애견카페도 이 정도로 했는데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시도해 보았는가?”

지금 당장 측정하라

정주영 회장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해보기는 해 봤어?"

만약 당신이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네"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를 보고,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결과를 측정하고, 다시 개선하는 과정. 이 사이클이 당신의 비즈니스에서 반복되고 있다면, 성장은 시간문제다. 다만 그 속도와 방향을 조정할 뿐이다.

하지만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 보자. 거창할 필요 없다. 웹사이트의 버튼 색깔을 바꿔보는 것, 고객 10명에게 전화해서 이탈 이유를 직접 물어보는 것, 엑셀 시트를 열어 지난 3개월간의 판매 데이터를 정리하기 시작하는 것. 이런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바로 변화의 시작점이다.

중요한 것은 시작과 반복이다. 한 번의 실험으로 바로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열 번, 백 번, 천 번의 실험이 쌓이면 비즈니스는 완전히 달라진다.

결국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거창한 전략이나 막대한 자본이 아니다. 작은 실험을 시작할 용기, 그리고 그것을 끈질기게 반복할 인내심이다.

자, 이제 당신 차례다. 당신의 첫 번째 작은 실험은 무엇이 될 것인가?

이 글을 덮는 순간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오늘이 바로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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