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말해주는 것들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들

작성자 김용훈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들

김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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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yong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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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4장 :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편을 놓쳤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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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10장으로 이어지는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연재 시리즈의 5장입니다.

위 시리즈에서는 감에 의존한 마케팅이 아닌, 지표로 메트릭스를 개선하며 성장의 길을 설계하는 법을 다룹니다.


6배 비싼 도시락

온열도시락.png

최근 흥미로운 컨설팅 건이 있었다. 어느 회사의 마케팅 팀장님을 만났는데, 이곳은 반도체 기술을 통하여 내부의 온도를 정밀하게 컨트롤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였다. 지금까진 B2B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다 최근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B2C 즉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운을 띄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품 개발의 출발점이 독특했는데 회사가 위치해 있는 용인 어딘가의 공장, 그곳의 직원들은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왔다. 문제는 점심시간이었다. 아침에 따뜻하게 싼 도시락이 점심때면 어김없이 식어있었고, 회사는 이 일상적인 불편함에서 기회를 발견했다. 자신들의 반도체 온도 제어 기술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탄생한 것이 60~70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전자 도시락이었다. 기술적으로는 훌륭했다.

하지만 미팅 중 내가 던진 질문에 분위기가 묘해졌다.

"엄청난 아이템이네요. 그런데 이거 어디에 파실 건가요?"

팀장님은 솔직하게 답했다. "사실 어떻게 팔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아마존 검색.png

바로 아마존을 검색해봤다. 일반 보온 도시락은 20달러 선이었다. 반면 이 제품은 제조 원가를 고려하면 최소 120달러에 팔아야 했다. 무려 6배 비싼 가격이다.

나는 즉시 질문을 던졌다. "도시락이라고 하면 소비자들의 머릿속에는 20달러 선인데 왜 6배나 더 내고 우리 제품을 사야 할까요? 어떤 고객이 이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까요?"

나는 늘 '왜(Why)'에서 시작한다. 데이터를 보는 것도 결국 이 '왜'에 답하기 위해서다.

구글 트렌드.png

그 다음 구글 트렌드를 열고, 미국 시장에서 'heated lunch box' 검색량을 확인했다. 다행히 수요는 존재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발견은 지역별 편차였다.

워싱턴 DC, 오하이오, 몬타나, 네브래스카. 특히 농장 시설이 있고 캐나다 국경 근처의 추운 지역에서 검색량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왜 그 지역일까? 오하이오와 네브래스카는 겨울에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진다. 농장과 건설 현장에서 야외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음식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이미 시중에는 20달러짜리 보온 도시락이 있는데, 과연 6배나 비싼 제품을 누가 살까? 영하 20도 현장에서 10시간씩 일하는 사람들에게 60~70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기능이 정말 6배의 가치를 제공해줄까?

사실 팔아보기 전까진 알순 없지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면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최소 20억 정도의 예산이 든다는 팀장님의 말을 듣고, 나는 전혀 다른 한가지 제안을 했다.

"이 정도 온도 컨트롤 기술이면 피부과용 프락셀 슈링크 기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둘 다 정밀한 온도 조절이 핵심인데, 시장 규모는 완전히 다릅니다. 20억 투자해서 개당 120달러짜리 도시락을 파는 것과, 더 적은 투자로 대당 수천만 원짜리 의료 장비를 파는 것. 어느 쪽이 합리적일까요?"

그는 이미 그 생각을 했다고 했지만 현실의 벽은 늘 존재한다. 대표님이 공대 출신 남성이라 미용·의료 시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공대생인 대표에게는 매일 보는 직원들의 도시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와닿았을 것이다. 그래서 도시락을 만든 것이다.

바로 이것이 4장에서 강조했던 원칙이다. 기술에서 시작해서 어디에 팔지 고민하면 안 된다.

고객 경험에서 시작해서 기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스티브 잡스의 이 말은 예외적 천재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다. 비즈니스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트렌드의 유혹과 데이터의 냉정함

출처: 알라딘, 캐릿

마케터들은 트렌드에 민감하다. 2026년 마케팅 트렌드, 2025년 마케팅 캘린더. 매년 수많은 자료가 쏟아진다. 아이디어스, 아이보스, 각종 대행사와 외주 플랫폼들은 트렌드 달력을 공유하고, 많은 마케터들이 이에 맞춰 움직인다. 여기서 궁금한 것이 생기는데 마케터는 왜 이렇게 트렌드에 집착하는 걸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많은 조직이 리더나 담당자의 경험에 의존한다. "예전에 이거 해봤는데 괜찮더라"는 말이 중요한 의사결정의 근거가 된다. 그러기에 트렌드라는 과거 혹은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거나 될 것이라 예상되는 것들을 선택하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 생각하며

둘째, 조건 반사적으로 타사의 성공 사례를 참고한다. "저기서 저렇게 해서 잘됐던데"라는 말 한마디면 설득력 있는 제안이 된다. 마케팅 트렌드 또한 10년전 브랜딩을 하던 배민처럼 AI를 활용하여 SNS 콘텐츠를 만드는 야나두 처럼 누군가의 성공을 시작으로 트렌드가 발현되기에 이 또한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집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접근 방식 자체를 비판하려는 건 아니다. 과거의 성공 경험과 타사의 좋은 사례에는 분명 배울 점이 있고, 실제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는데 바로 맥락 없는 벤치마킹이다.

이런 악순환은 늘 비슷한 패턴으로 시작된다. 어느 날 대표가 말한다. "있잖아, 토스 그거. 돼지 나와서 짜잔 하는 거. 우리도 그런 거 안 돼?" 혹은 "돌고래 유괴단 같은 거, 있잖아. 얘네 유튜브 조회수 100만 넘던데. 우리도 뭐 없어?" 시장에서의 수 많은 마케터들은 오늘도 이런 요청을 받으며 난감함과 함께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의 문제는 화려한 결과물만 본다는 것인데 토스의 재치 있는 카피, 돌고래 유괴단의 100만 조회수. 정작 그 뒤에 숨은 것들은 보지 못한다.

토스를 예로 들어보자. 그 짜잔 하는 돼지 캐릭터 뒤에는 수십 명의 개발자가 매주 A/B 테스트를 돌리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팀이 실시간으로 사용자 반응을 분석한다. 이런 조직 문화와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며 단순히 귀여운 캐릭터 하나 만든다고 똑같은 효과가 나오는 게 아니다.

돌고래 유괴단은 어떤가. 50억 원의 제작비도 문제지만, 더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그들과 6개월간 협업할 전담 인력이 있는가? 유튜브 콘텐츠에 최적화된 스토리텔링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없다면, 그건 애초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케팅이 아니다.

결국 우리가 보는 건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 아래 거대한 시스템 조직 역량, 데이터 인프라, 실험 문화를 간과하는 순간, 우리는 예산만 낭비하고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맥락 없는 벤치마킹은 겉모습만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고, 이런 시도는 십중팔구 실패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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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실수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대표들이 매출과 성과에 목말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무작정 남의 성공 사례를 따라 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우리 회사가 할 수 있는 것, 우리 시장에서 효과적인 것에 집중해야 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패턴이 하나 보인다. 포브스가 발표하는 마케팅 트렌드를 살펴보면, 2023년, 2024년, 2025년 모두 키워드는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그리고 올해는 단연 AI다. 나 역시 AI 관련 회사들을 많이 컨설팅했다. 웹툰 AI, 수학 교육 AI, AI 커뮤니티, AI 캐릭터 챗봇까지

이런 경험을 하면서 명확하게 깨달은 것이 있는데 생성형 AI는 마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AI는 기본 능력치에 '곱하기'를 해주는 증폭기다. 기본 능력치가 5인 사람에게 2배를 해주면 10이 된다. 하지만 기본 능력치가 1인 사람에게 2배를 해줘도 고작 2다. 결국 AI를 잘 쓰는 것도, 트렌드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도 기본기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그 기본 능력치, 즉 마케팅의 기본기는 무엇일까? 바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트렌드를 쫓기 전에, AI를 도입하기 전에, 먼저 우리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지점에서 이탈하는지를 데이터로 파악해야 한다. 화려한 마케팅 기법도 결국 이 기본기 위에 세워지는 것이다.

실제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해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그들은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았다. 자신들의 데이터가 말하는 것을 먼저 들었다. 이 원칙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있다. 바로 《머니볼》이다.

머니볼: 데이터로 불공정한 게임을 이기는 법

출처: 가우스 전자

잠깐, 머니볼 이야기를 하기 전에 현재 상황부터 짚고 넘어가자. 2023년 가장 수요가 많은 기술 스킬 10가지를 보면 SQL, 파이썬, 데이터 분석, CRM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대부분이 데이터 관련 스킬이다.

사실 데이터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2013년 웹툰 《가우스 전자》를 보면, 당시에는 "빅데이터"가 보고서를 통과시켜주는 마법의 단어였다. 요즘은 AI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AI를 활용한 ○○○"만 붙이면 투자를 받는 시대다.

하지만 유행어를 넘어 본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작은 회사가 큰 회사와 경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자본력, 브랜드 파워, 인력 규모에서 이미 게임이 끝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면 작은 회사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데이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도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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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칙을 가장 극적으로 증명한 사례가 바로 《머니볼》이다.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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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라는 야구팀의 단장으로 나온다. 이 팀은 만년 꼴찌였다. 시즌이 끝나고 단장은 구단주에게 선수 영입 예산을 요청하지만 단칼에 거절당한다. 돈이 없었다. 그래도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했다. 제한된 예산으로 어떻게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들 것인가? 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장은 스카우터들과 회의를 시작하는데,

다음 시즌 선수 영입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스카우터들이 내놓은 근거는 온통 경험담뿐이었다. "그 선수는 스윙 자세가 좋아 보이던데", "저 선수는 체격이 좋더라." 객관적인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게 단장의 판단이었다. 뉴욕 양키스는 오클랜드보다 7배나 많은 예산을 가진 팀이었다. 양키스가 "좋아 보이는" 선수에게 거액을 제시하면 오클랜드는 손도 못 댄다.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순간, 이미 게임은 끝나 있었다.

그래서 단장은 완전히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바로 '머니볼 이론'이었다.

이 이론의 핵심은 구단주의 자본력이나 선수들의 명성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통계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저평가된 선수를 발굴한다.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내는 전략인 셈이다.

그가 주목한 핵심 지표는 '출루율(타자가 베이스에 나가는 비율)'이었다. 논리는 명확했다. 야구에서 이기려면 점수를 내야 한다. 점수를 내려면 선수가 베이스에 나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통찰이 나온다. 어떻게 베이스에 나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홈런을 치든, 안타를 치든, 볼넷으로 걸어 나가든 상관없으며 결과적으로 베이스에만 나가면 된다.

당시 야구계는 화려한 홈런 타자들에게 열광했다. 하지만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출루율이 높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들, 그들도 실제로는 팀 승리에 똑같이 기여하고 있었다. 단지 주목받지 못했을 뿐이었다.

단장은 바로 이런 저평가된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으며 그 결과는 놀라웠다. 양키스의 7분의 1 예산으로 양키스와 같은 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원작 책의 부제는 아래와 같은데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이것이 바로 데이터의 힘이다.

우리의 비즈니스도 다르지 않다. 경쟁사와 같은 생각, 같은 방식으로는 같은 결과밖에 얻을 수 없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경쟁사가 우리보다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더 못한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답은 하나다. 현재 우리가 가진 자원을 최적화해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지표에서 기회를 발견하는 것. 이것이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기업에게 데이터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데이터는 고객을 알아내는 과정이다

출처: 건축학개론

비즈니스의 본질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해의 과정에서 데이터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된다.

한 가지 비유로 시작해보자. 대학 신입생 시절을 떠올려보자. 좋아하는 이성이 생겼다.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먼저 주변에 물어본다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주 가는 동아리방에 얼굴을 도장 찍는다. 카톡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쌓아간다. 썸남썸녀가 되고, 감정을 어필하고, 결국 사귀게 된다.

이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이것은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과 관계 형성의 과정이다.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먼저 좋아하는 이성, 즉 타겟 고객을 탐색하고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며 그들의 니즈와 행동 패턴을 파악한다.

그 다음은 메시지를 전달할 방법을 고민한다. 마케팅을 통해 고객에게 도달하고 우리 브랜드를 노출한다. 리마인드하고 리타게팅(한번 관심을 보인 고객에게 다시 광고를 노출하는 것)한다.

그렇게 고객을 획득하고, 원하는 액션—회원가입이든 구매든—을 유도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CRM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LTV를 높여간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고객이 우리에게 오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된다는 점이다. 클릭 한 번, 페이지 체류 시간 3초,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이탈한 행동까지. 이 모든 것이 고객을 이해하는 단서다. 연애에서 상대방의 작은 반응 하나하나가 중요한 신호인 것처럼, 비즈니스에서도 고객의 모든 행동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데이터 없는 직관은 도박이다

출처: 토스

그렇다면 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최근 토스의 콘텐츠 매니저 채용 공고를 본 적이 있다. JD에 적힌 요구 사항이 흥미로웠다. "분석적 사고에 기반해 목표를 설정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성과를 분석해 더 나은 액션을 만들 수 있는 분." 단순히 콘텐츠를 잘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제는 콘텐츠 담당자에게도 데이터 분석 능력이 필수 역량으로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나는 그냥 SNS 관리하러 왔는데 이게 뭐야?" 이런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업계의 잘못된 흐름이 아니다. 오히려 필연적인 진화에 가깝다.

이유는 명확하다. 감각에만 의존하는 천재는 극소수다. 스티브 잡스처럼 직관만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100명 중 1명도 안 된다. 나머지 99명은 데이터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실패 확률을 낮추며,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데이터는 천재가 아닌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좋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그로스의 필수 조건: 데이터 드리븐

그렇다면 실제 현장에서는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이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낼고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우리는 데이터 중심으로 일합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하지만 내가 현장에서 목격한 현실은 달랐다. "한다고 말하는 것"과 "진짜 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회의실에서는 데이터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 순간에는 여전히 누군가의 과거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데이터는 의사결정을 정당화하는 보조 자료일 뿐, 실제 판단의 기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과거에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마케팅 채널은 TV, 라디오, 신문으로 한정되어 있었고, 사업 모델도 몇 가지 검증된 패턴이 존재했다. 10년, 20년 업계에 몸담은 누군가의 경험이 실제로 강력한 무기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사람의 감이 곧 전략이었고, 그것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다.

과거의 방정식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었다. 마케팅 채널은 수십 개로 쪼개졌고, 누구나 온라인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매일같이 탄생하고, 경쟁은 글로벌 수준으로 치열해졌다. 고객의 선택지는 사실상 무한에 가깝다.

이런 환경에서 과거의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 10년 전에 효과적이었던 마케팅 방식이 지금도 통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시장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어서, 6개월 전의 데이터조차 이미 구식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데이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고객을 이해하고, 시장을 읽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 그것이 바로 데이터다.

“그런데 이거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가요? DA(데이터 애널리스트)만 가능한 것 아닌가요?”

컨설팅이나 강의를 하다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곤 한다.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데이터가 존재하며 이 데이터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분류부터 해야 한다. 데이터는 아래와 같이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진다.


데이터의 네 가지 유형

제로파티 데이터(Zero-party Data)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제로파티 데이터다. 이건 고객이 우리에게 직접 건네주는 데이터다. 회원가입할 때 입력하는 이메일, 소셜 로그인 정보, 관심사 선택 같은 것들이 여기 해당한다. 고객이 "내 정보는 이거야"라고 명확하게 알려주는 셈이다. 이 데이터는 가장 직접적이고 명확하기 때문에 CRM 마케팅을 할 때 많이 사용된다.

퍼스트파티 데이터(First-party Data)

제로파티 데이터가 고객이 '말로' 알려준 정보라면, 퍼스트파티 데이터는 고객이 '행동으로' 보여준 정보다.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서 남긴 모든 행동 기록이 여기 포함된다. 어떤 키워드를 검색했는지, 어떤 상품 페이지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무엇을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최종적으로 무엇을 구매했는지 같은 것들이다.

쿠팡에서 상품을 보다가 구매하지 않고 나왔는데, 10분 뒤 "아직도 고민 중이세요?"라는 푸시 알림이 오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바로 이게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한 결과다. 고객의 행동 패턴을 읽고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하는 것이다.

세컨드파티 데이터(Second-party Data)

세 번째는 조금 특수한 경우다. 세컨드파티 데이터는 다른 회사가 수집한 퍼스트파티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엄격해서 사실상 이런 데이터 공유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다. 같은 법인 내에 여러 서비스가 있을 경우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쇼핑, 뉴스, 웹툰, 블로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한 사용자가 네이버 웹툰에서 로맨스물을 자주 보고, 네이버 쇼핑에서 화장품을 검색한다면, 이 두 가지 정보를 결합해 더 정교한 타게팅을 할 수 있다.

서드파티 데이터(Third-party Data)

마지막으로, 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데이터가 바로 서드파티 데이터다. 이건 타 기업이 수집한 데이터를 광고 플랫폼을 통해 간접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구글이나 메타같은 플랫폼은 수억 명의 사용자 행동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우리의 검색 기록, 클릭 패턴, 관심사를 암호화된 광고 ID로 교환한다.

중요한 건, 이 과정에서 개인을 직접 특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운동화에 관심 있는 20대 남성"처럼 특성을 기준으로 묶어서 광고를 보여준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서 운동화를 검색하면, 다음 날 페이스북을 켰을 때 운동화 광고가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드파티 데이터 기반의 유사 타게팅이다.

이 시스템이 얼마나 강력한지 수치로 보면 놀랍다. 작년 메타는 무려 91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중 99.9%가 광고 수익이다. 최적화된 서드파티 데이터 덕분에 우리 같은 광고주들이 실제로 효과를 보고 계속 돈을 쓰기 때문이다. 결국 데이터의 정확도가 곧 플랫폼의 수익과 직결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

데이터의 종류를 이해했다면, 이제 이걸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들이 등장한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데이터 활용이 실제 현장에서는 세 가지 큰 벽에 부딪힌다.


문제 1: 데이터 사일로 - 각자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얼마 전 한 보도자료를 봤다.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한다"고 답한 조직 중, 실제로 데이터를 중요 자산으로 삼는 조직은 한국이 25%, 글로벌이 21%에 불과했다. 이것도 답변일 뿐이다. 실제로 제대로 활용하는 회사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말과 행동 사이에는 늘 간극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렇다면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장에서 가장 자주 목격하는 문제는 데이터 사일로다. (부서별로 각자의 데이터 기준으로 데이터가 고립되어 있으며 서로 공유되지 않는 현상) 마케터는 광고 채널 데이터를, MD는 주문과 상품 데이터를, 물류팀은 재고 데이터를, 프로덕트팀은 퍼널 데이터를 본다. 각자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가장 잘 포착한 영상이 있다. 피식대학 채널에 나온 회의 장면이다. (웃프지만 현실이다.)

피식대학.png

"저희 앱 유저가 버전업 이후 계속 떨어지는데..."
"콩고 쪽에서 만든 거 문제 아닌가요?"
"아니, 짐바브웨가 제시한 버지컷이 원인 아닙니까?"
"슬로베니아 쪽 컴플레인 있었잖아요."
"타히티가 뭐 혁신했나요?"

누군가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상품팀은 내부 조회수를 본다. 기획팀은 GA를 본다. 마케팅팀은 각 채널 어드민을 본다. 각자가 정의하는 데이터의 기준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유저 수'라는 단어를 쓰더라도, 어떤 팀은 가입자 수를, 어떤 팀은 활성 사용자 수를, 또 어떤 팀은 구매자 수를 의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혼란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답은 명확하다. 하나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 데이터가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만약 모든 팀이 하나, 혹은 두세 개의 핵심 지표로만 소통한다면 혼란이 줄어들 수 있다. 같은 언어로 대화하면 되는 것이다.

펫프렌즈x샌드박스.png

펫프렌즈에서 샌드박스와 콜라보했던 사례를 보자. 펫프렌즈는 플랫폼에 고객과 상품 데이터가 있었다. 샌드박스는 반려동물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기획했다. '노즈워크'라는 강아지 후각 자극 장난감이었다. 어떤 카테고리의 제품 수요가 가장 많은지, 어떤 디자인과 가격대가 가장 효율적인지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3종을 제작해 사전예약을 받았고, 샌드박스는 해당 상품을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했다. 매출이 발생했고, 약속대로 수수료를 나눴다.

“용훈님 저희가 했었던 콜라보 캠페인 중에서 매출이 가장 높았어요!”

당시 지인이었던 샌드박스의 담당자분께서 언급해 주신 말이다. 각자의 데이터가 있었지만, '판매량과 매출'이라는 하나의 명확한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했기에 서로 윈윈할 수 있었던 케이스다.


문제 2: 같은 단어, 다른 의미 - PM∙PO vs 마케터

컨퍼런스_데이터.png

데이터 사일로만큼이나 심각한 문제가 또 하나 있다. 바로 같은 단어를 쓰면서 완전히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다. 작년 말 데이터 컨퍼런스를 열었을 때 참석자 100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1순위 업무 고민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데이터 트래킹과 분석, 전환율, 매출 증대라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흥미로운 건 같은 고민처럼 보이지만, 직무에 따라 '데이터 분석'을 완전히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PM∙PO와 기획자가 생각하는 데이터 분석

PM∙PO와 기획자에게 데이터 분석은 퍼널 분석에 가깝다. 핵심 질문은 이런 것들이다.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 들어와서 회원가입이나 구매 같은 목표 액션을 완료했는가? 그 과정에서 어느 단계에서 가장 많이 이탈하는가? 고객 생애 가치(LTV)는 얼마나 되는가? 이것을 개선하기 위한 A/B 테스트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그리고 그 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가?

펫프렌즈에서 AB 테스트를 했던 경험을 예로 들어보겠다. 하루 DAU(일일 활성 사용자)가 10만 명이었다. 앱 홈 화면의 레이아웃을 개선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A안과 새로운 B안을 각각 5만 명씩에게 무작위로 보여줬다. 측정 지표는 '검색 버튼 클릭 전환율'이었다.

결과는 이랬다:

기존 A안: 5만 명 중 2,000명 전환 (4%)

개선 B안: 5만 명 중 2,020명 전환 (4.04%)

겉보기에는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일까? 아니다. P값(통계적 유의성을 나타내는 확률값)이 0.37로,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적어도 2,150명(4.3%)은 되어야 P값 99.5%로 "이 변화가 정말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PMPO가 보는 데이터 분석이다. 엄격한 통계적 기준이 필요하다.

마케터가 생각하는 데이터 분석

반면 마케터에게 데이터 분석은 다른 의미다. 마케터의 핵심 관심사는 매체별 효율성, 투자 대비 효율(ROI), 광고 소재와 콘텐츠별 광고비 대비 성과다.

중요한 건, 마케터는 기획자처럼 매번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며 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변수가 시시각각 달라지기 때문이다. 광고 집행 시간대, 요일, 경쟁사 캠페인, 계절성 등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너무 많다. 게다가 전환 수 자체도 일정하지 않다. 클릭 1,000건에 구매 50건 나온 날과 54건 나온 날의 차이를 매번 통계적 유의성으로 검증하면 사업 자체를 할 수 없다.

마케터는 심플하게 접근한다. 돈 쓴 것 대비 얼마나 효율이 나왔는가. ROAS나 CPS를 확인해보면서 최적화하거나 중단한다. 같은 "데이터 분석"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두 직군이 보는 세계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마찬가지로 "매출 고민"도 직무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PM·PO는 보통 "어떻게 매출을 더 증가시킬까?"를 고민한다. 신규 기능 개발, 전환율 개선, 객단가 상승 같은 것들이다. 반면 콘텐츠 마케터나 브랜드 마케터는 "내가 정말 매출에 기여하고 있나? 회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나?"를 고민한다. 브랜드 인지도나 콘텐츠 조회수는 올랐는데, 그게 매출로 이어지는지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단어, 완전히 다른 세계다.


문제 3: 데이터는 있는데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른다

데이터의 종류도 알았고, 직무별로 데이터를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도 이해했다. 그렇다면 이제 실전으로 들어가보자. 실제로 비즈니스에 유용한 데이터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가장 강력하면서도 자주 간과되는 데이터 소스가 하나 있다. 바로 검색이다. 검색 데이터는 소비자가 자신의 니즈를 직접 말하는 가장 솔직한 신호다.

상황을 하나 상상해보자.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다가 가족끼리 똑같은 티셔츠를 맞춰 입고 제주도 여행 가는 영상을 봤다. 행복해 보인다. 소비자는 생각한다. "우리 가족도 저렇게 하고 싶다." 그 다음 행동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네이버를 켜고 검색한다. "가족 티셔츠 주문 제작", "커플룩 맞춤 제작" 같은 키워드로 말이다. 이것이 소비자의 전형적인 행동 패턴이다. 특정 니즈가 생기면 → 검색으로 정보를 찾는다 → 비교한다 → 구매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의 시작점이 바로 검색이다. 이것이 4장에서 다룬 Pull 마케팅의 핵심이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여수 백병원이라는 정형외과를 컨설팅하며 발견한 전형적인 고객 여정이다.

1단계: 허리가 아파서 동네 정형외과(1차 병원)를 방문한다. 혹은 바로 "요통 원인"을 검색한다.
2단계: 진료를 받고 "척추협착증" 진단을 받는다.
3단계: 집에 돌아와 "척추협착증"을 다시 검색한다.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기 때문이다.
4단계: 검색 과정에서 척추 전문 정형외과의 블로그를 발견한다.
5단계: 신뢰가 생기고, 해당 병원에 예약 전화를 건다.

이 모든 과정에서 검색이 핵심 역할을 한다. 검색 데이터는 고객의 니즈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사람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지, 어떤 단어로 표현하는지를 직접 보여준다. 광고를 보고 억지로 클릭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필요해서 찾는 행동이기 때문에 진정성이 있다.

결국 데이터의 역할은 이것이다. 소비자의 니즈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 니즈에 어떻게 접근할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고민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데이터는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여기까지 데이터의 중요성과 현실의 문제들을 살펴봤다. 부서마다 다른 데이터를 보며 충돌하는 사일로 현상, 같은 단어를 쓰면서도 완전히 다른 의미로 해석하는 직무 간 괴리까지.

그렇다면 이제 데이터를 열심히 모으고 분석하기만 하면 될까? 아니다. 여기서 더 본질적인 질문이 남는다.

무수히 많은 데이터 중에서,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가?

오클랜드 단장은 수십 가지 야구 지표 중 '출루율'을 선택했다. 펫프렌즈는 '평균 8.5개 상품 조회'라는 구체적 패턴에 집중했다. 모든 지표가 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한두 가지 핵심 지표를 찾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측정하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것. 이것이 바로 다음 장 '측정의 기준'에서 다룰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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