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작성자 김용훈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3장 :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편을 놓쳤다면?
이 아티클은 10장으로 이어지는 <지표로 실행하는 그로스 마케팅> 연재 시리즈의 4장입니다.
위 시리즈에서는 감에 의존한 마케팅이 아닌, 지표로 메트릭스를 개선하며 성장의 길을 설계하는 법을 다룹니다.
마케팅의 첫 번째 원칙: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라
Y Combinator를 이끌며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수많은 유니콘 기업을 발굴한 폴 그레이엄은 말했다.
"마케팅은 필요 없다. 좋은 제품만 만들면 된다."
그의 말은 일견 설득력 있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시장은 변했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고객에게 도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릴 것인가? 나는 이 질문 앞에서 항상 "왜(Why)"를 묻는다. 왜 이 방법이어야 하는가? 어떻게(How) 실행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마케팅의 첫 번째 단추는 우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다.
펫프렌즈에서 일할 때 나는 항상 책상 뒤에 이런 메모를 붙여뒀다.
합리적으로 돈써가며 : 투자 대비 효율
많은 보호자님 : 시장과 타깃
우리를 알리고 : 마케팅
진성 고객 : CRM 고객 관리
만들자 : 시스템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결국 '왜'에 대한 고민이었다.
실무자들이 놓치는 가장 중요한 것
안타깝게도 많은 마케팅 실무자들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업무를 쳐내는 경우가 대다수다.(실제 컨설팅을 하고, 많은 실무자를 만나보며 느껴본 바) 마케팅 툴 활용법은 잘 알고, 어떤 콘텐츠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지도 안다. 퍼포먼스 지표를 읽는 능력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스킬의 토대가 되어야 할 비즈니스 모델 이해는 놀라울 만큼 부족하다.
이는 마치 지도 없이 항해하는 것과 같다. 목적지를 모른 채 노만 젓고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이해 없이는 모든 마케팅 활동의 전제가 무너진다. 그렇다면 얼마나 알아야 할까?
나는 마케팅을 잘 하려면 최소한 창업자만큼 비지니스 모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창업자조차 명확히 모를 수 있다. 하지만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마케팅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없다.
이것이 내가 강조하는 3P의 첫 번째 요소, Product(제품)의 의미다.
성장을 위한 마케팅: 3P 프레임워크
비즈니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3P가 있다.
이 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먼저 제품이다. 우리는 자신의 상품과 시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한다. 회사의 제품이 있고, 그에 따른 시장이 있으며, 시장 안에 고객이 존재한다. 고객에게 도달하는 방법이 있고, 이를 실행할 내부 자원(인력, 시간, 예산)이 있다. 우리는 실행하고, 분석하고, 최적화한다. 효과가 좋으면 확장하고, 아니면 빠르게 피봇해야한다.
이 모든 과정을 마케터는 알아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실제로 이 중 2~3가지만 제대로 해내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쉽지 않은게 우리가 마주한 요즘의 시장이고, 우리 직무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원칙을 실제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사례1 : 프리미엄 계란브랜드
프리미엄 계란 브랜드를 컨설팅을 한 적이 있다. 이 회사는 B2B 계란 유통 회사였는데 B2C 시장으로 진출하고 싶어했다. 그들의 제품은 20알에 만 원, 시장가보다 무려 50%나 비쌌다.
'계란이 그놈이 그놈인데, 왜 이렇게 비싸게 사야 하지?'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시 함께 일하던 젊은 팀원들도 같은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데이터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코호트 데이터(월별 가입 고객들의 재구매 패턴 데이터)를 분석하니 재구매율이 놀라울 만큼 높았다.
여기서 다시 '왜?'를 물어야 했다. 데이터는 고객들이 재구매한다는 것을 알려줬지만, '왜' 이 비싼 계란을 선택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데이터를 통해 우리 고객이 어느 지역에 사는지, 언제 회원가입했는지, 어떤 제품을 샀는지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알고싶은 고객이 이 계란을 ‘구매한 이유’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데이터가 말하지 않을 때: 고객 서베이의 힘
이럴 때 답은 하나다. 고객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 놀랍게도 한국에서는 이것이 잘 실행되지 않는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는 한 세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가설을 검증할 때 평균 3~5번의 고객 서베이를 진행한다. 그 정도는 해야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개선할 수 있다."
나 역시 수많은 회사에서 고객 서베이를 진행해왔고,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는 어떤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프리미엄 계란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직접 물었다. "왜 우리 제품을 구매하시나요?" 답은 명확했다. 40~50대 고객들이 "품질과 맛" 때문에 구매한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계란의 품질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마케터인 나의 생각과 실제 시장의 고객은 다를 수 있다. 이것이 비즈니스 모델 이해의 핵심이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내 기준이 아니라 고객의 기준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
맥도날드 해피밀 굿즈를 누가 사는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다. 나 역시 어제 귀멸의 칼날 콤보를 먹으며 굿즈를 모았다. 40대가 애니메이션 굿즈를 모으는 모습을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세대에서 자랐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소비한다. 40대 고객이 프리미엄 계란을 찾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들만의 이유가 있다.
고객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하다
고객을 이해하고 나니 개선해야할 점들이 보였다.
프리미엄 계란 회사의 모바일 상세페이지는 깔끔하고 세련돼보이지만 나는 이제 우리 고객을 아니까 '40~50대 우리 고객들이 이걸 돋보기 안경 끼고 보겠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고객 중 대부분이 모바일로 구매하는데, 상세페이지 안의 글씨가 너무 작았다.
그래서 경쟁사를 분석했다. 레퍼런스로 참고한 '돌쇠네농산물'이라는 회사도 50대 이상 고객 비중이 높았다. 그들의 모바일 페이지는 확연히 달랐다. 글씨가 시원시원하게 크고, 고객 친화적이었다.
또한 채널톡 대신 전화번호를 크게 표시했다. 어르신들은 채팅보다 전화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회사가 네이버 밴드를 운영한다는 점이었다. 왜냐? 어르신들이 네이버 밴드를 많이 이용하니까. 대한민국 회사의 99.99%가 온드미디어 채널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하지만, 이 회사는 자신의 고객에게 맞는 채널을 선택했다.
나는 당시 함께 일하던 마케터에게 과감하게 제안했다.
"우리 고객은 40~50대인데, 다른 곳들은 이에 맞춰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 스토리를 한다더라. 우리도 인스타 버리고 네이버 밴드를 해보자."
"퇴사하겠습니다." 그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
당연한 반응이었다. 네이버 밴드 스킬을 쌓아봤자 한국에서 취업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거의 모든 회사가 운영한다. 그래서 당장 내부 인력을 설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인스타그램을 유지하되, 우리의 고객에게 맞는 콘텐츠를 만들자고 다시 제안했다.
원래는 기존 자사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엽기떡볶이 계란찜 레시피 같은 콘텐츠가 900만 뷰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소비자들이 엽기떡볶이 알바가 유포한 계란찜 레시피를 보고, 시장가보다 훨씬 비싼 우리 계란을 살까? 아니다. 그냥 쿠팡에서 싼 계란을 살 것이다. 실제로 유입된 고객의 주문 데이터가 이를 증명했다.
그래서 전략을 바꿨다. 우리 회사와 제품 스토리를 담은 릴스 콘텐츠를 만들었다. 조회수는 10분의 1로 떨어졌지만, 중요한 것은 그때부터 실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 비즈니스에 맞고, 우리 시장과 도메인에 맞는 마케팅 액션이 정답이다. 이것이 이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 원칙이다.
이제 이 인사이트를 개별 제품을 넘어 시장 전체로 확장해보자. 고객을 이해했다면, 다음은 시장 안에서의 고객이 우리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하기까지의 전체 여정을 이해해야 한다.
고객 행동의 두 가지 패턴
백종원은 《골목식당》에서 항상 두 가지를 강조했다. ‘상권’과 ‘독점’.
여기서 상권은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을 의미하고, 독점은 내 서비스나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엄청난 특허 같은 게 있지 않는 이상, 서비스만으로 시장을 독점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경쟁자는 언제든 등장한다.
그렇다면 현대 비즈니스에서 '독점'의 의미는 무엇일까?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고객이 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즉 '소비자가 반드시 써야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진짜 독점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긴다. 소비자가 반드시 써야 하는 서비스를 만드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고객이 우리에게 어떻게 도달하는지, 그 경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과 사라지는 기업의 차이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어떤 경로로 발견하고, 왜 선택하는지를 아는 기업은 그 경로를 최적화할 수 있다. 반대로 이를 모르는 기업은 막연히 '마케팅 비용'만 늘리다 결국 무너진다.
여기서 Push와 Pull이라는 두 가지 핵심 개념이 등장한다. 이 두 가지 고객 행동 패턴을 이해하면, 시장에서 실제 고객의 수요가 어떤지, 그리고 어떻게 독점 할 수 있는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Push 마케팅과 Pull 마케팅
모든 비즈니스는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로 고객에게 도달한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의 출발점이다.
Pull은 고객이 먼저 행동하는 것이다. 고객은 배가 고프면 검색창에 '맛집'을 검색한다. 정수기가 필요해서 '정수기 렌탈'을 찾는다. 고객의 니즈가 먼저 존재하기때문에 우리는 그 니즈를 충족시키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Pull 마케팅은 이렇게 고객이 수요가 있을 경우 우리를 찾아오게 만드는 전략이다.
Push는 우리가 먼저 제안하는 것이다. 고객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때, 우리가 먼저 "이런 게 있습니다"라고 알린다. 예를들면, 인스타 피드를 내리다가 뜨는 메타 광고 대부분이 Push 마케팅 방식이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서비스 안에서도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펫프렌즈를 예로 들어보자.
검색 영역은 목적성 구매다. 고객이 특정 제품을 찾아서 들어온다. 목표는 명확하다. 최대한 빨리 원하는 상품을 보여주고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Pull 영역이다.
반면 카테고리 영역은 탐구형 구매다. "우리 아이 간식 뭐 줄까?" 하면서 둘러본다. 이 영역의 KPI는 검색 영역과 완전 다르게 최대한 많이 보게 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보니, 평균 8.5개의 상품을 보면 하나를 담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8.5개를 보게 할지가 핵심 전략이 된다.
소비자는 우리 제품에 대해 다양한 행동을 한다. 그 행동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이제 이 원리를 실제 비즈니스 사례로 자세히 살펴보자.
Pull 전략의 실전 사례: 모바일 쿠폰
24년에 한 모바일 쿠폰 회사를 10개월간 컨설팅했다. 분석해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 쿠폰' 같은 키워드로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있었다. 네이버 쇼핑에는 이미 우리 도메인과 비슷한 여러 판매자가 있었고, 검색량도 꽤 있었다.
이 비지니스의 고객의 니즈는 명확했다. 그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쿠폰(기프티콘)을 사고 싶어 한다. 이것은 전형적인 Pull 상황이다. 고객이 먼저 찾아오는 구조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네이버 쇼핑을 뚫는 것이다. 바로 네이버 쇼핑 EP 작업(상품 매칭)을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클릭당 비용은 2~3원 수준으로, 거의 공짜나 마찬가지였다. 네이서 쇼핑으로 인한 유입은 10배 증가했고, 전체 DAU는 2배 이상 올랐다.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그 경로에 우리 제품을 배치하는 것. 이것이 Pull 전략의 핵심이다. 고객이 이미 찾고 있다면, 그 길목에 서 있으면 된다.
Push 전략의 실전 사례: 핸드폰 감옥
하지만 모든 제품이 Pull 전략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회사의 핸드폰 감옥 이라는 제품을 컨설팅했을 때가 그랬다.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었다. 네이버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검색하면 약 8,000 정도의 월별 검색수가 있었던 것에 비하여 콘텐츠를 뉴스와 정보성만 네이버에서 노출되었다. 예를 들어 국민건강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자료처럼 정말 순수 정보성의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연관검색어 & 인기 검색어를 살펴보면 ‘디지털디톡스방법’ 이나 ‘디지털디톡스후기’ 처럼 사람들의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엿볼수 있었지만 이것을 제품으로 해결한다는 생각 자체를 소비자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 큰 문제는 네이버 쇼핑에 해당 카테고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제품은 '디지털 가전 > 휴대폰 케이스'로 분류되어 있었다.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가 5,000개나 되는데도 적절한 카테고리가 없다는 것은 시장에서 찾는 수요가 거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 경우 Push 전략으로 가야 한다. 고객이 제품을 찾지 않기때문에 우리가 먼저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릴스를 만들기로 했다. 당장 현장으로 뛰쳐나가 명문대 학생들을 인터뷰했다. "핸드폰 때문에 공부가 정말 안 된다"는 진짜 고민을 담았고, 자연스럽게 우리의 제품을 노출했다. 이로 인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가닉 매출이 크게 늘었고, 지금도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고 있며 매출을 상승시키고 있다.
수요를 찾아가는 게 아니라, 수요를 만드는 것. 이것이 Push 전략이다.
Pull을 Push로 바꾼 사례 : 테무
중국 플랫폼들은 이 개념을 극단적으로 활용한다. 테무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은 고객의 Pull 니즈를 교묘하게 Push 상황으로 전환시킨다.
나는 신발 하나를 사려고 테무에 들어갔다. 전형적인 목적성 구매, Pull 니즈였다. 하지만 상품을 보기도 전에 엄청난 양의 쿠폰과 혜택이 쏟아졌다.
"26만 원 혜택!" 6개를 사면 준다고 한다. "놓친 희귀 쿠폰!" 최근 산 것을 더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1만 2천 원 기프트카드!" 여기에 더해진다. 26만 원이 39만 원이 되고, 4시간 내 구매하면 추가 혜택, 히든 상품 찾으면 또 1만 3천 원…
끝없이 이어지는 혜택의 향연. 나는 신발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어느새 "쿠폰을 써야 하니까 더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소비 심리가 완전히 전환된 것이다.
분명 쿠팡에서 샀다면 그냥 신발 하나만 샀을 것이다. 하지만 테무의 플랫폼 구조에 졌다.. 이것이 마케팅 전략의 힘이다.
시대는 변한다: 변호사도, 의사도 마케팅한다
시대가 변했다. 단순히 Pull이냐 Push냐를 넘어서, 고객의 심리를 이해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한 시대다. 변호사도, 의사도 이제 마케팅한다.
예전에는 법률 상담이 필요하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다. 아프면 병원에 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박성혁 변호사는 릴스를 열심히 만든다. 서울 리멤버 치과 원장님은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다.
변호사 쪽 네이버 클릭당 광고비가 평균 6만 원이다. 로스쿨 때문에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극심해졌다. 성형외과보다 비싸다. 병원 쪽도 의료법 제약이 있지만 치열하게 마케팅하고 있다.
소비자가 우리를 어떻게 찾는지, 우리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도달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이제 이 모든 원칙을 하나의 체계로 정리해보자.
비즈니스 퍼널: PAAARRRF 프레임워크
지금까지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 이해, 고객 이해, Push와 Pull 전략을 살펴봤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면 어떻게 될까? 그것이 바로 PAAARRRF 프레임워크다.
데이브 맥클루어가 만든 해적 지표(AARRR)는 유명하다.
Acquisition(획득), Activation(활성화), Retention(유지), Revenue(수익), Referral(추천).
하지만 나는 여기에 세 가지를 추가했다.
이렇게 확장된 프레임워크가 PAAARRRF다. 복잡해 보이지만, 각 단계가 명확하다. 실제 사례로 이해해보자.
마이리얼트립을 예로 들어보자.
고객은 여행을 가려는 소비자이고, 시장은 국내외 여행·숙박업이다. 퍼널은 어떻게 시작될까?
"이번 달 연차 있으니 여행 가야겠다" - 이것은 Pull이다. 고객이 먼저 니즈를 느낀다.
그 다음은? 서비스 인지 → 획득 → 첫 결제(비행기표) → 지속적인 푸시(푸켓 렌트카, 호텔, 액티비티 추천) → 크로스 세일링 → 재구매 → 수익화. 명확한 Pull 기반 퍼널이다.
월급쟁이부자들의 경우 좀 더 복잡하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소비자가 타깃이다. 시장은 부동산 교육업이다.
퍼널은? "부동산 정보가 필요해" - 이것도 Pull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Push가 더 크다. 유튜브나 콘텐츠를 통해 부동산 관련 정보를 얻다가 자연스럽게 우리 교육업으로 유입된다. 정보를 찾다가 "이런 교육이 있구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고객 활성화 후 패턴이다. 저렴한 입문 수업 → 재구매율 높음 → 레퍼럴 시스템 활성화 → 다른 고객 유입 → 유튜브 등으로 확산 → 고객 락인(매일 미션, 반성 일기, 목표 설정, 임장 리포트) → 리텐션 강화 → 팬 단계 도달.
이처럼 비즈니스마다 퍼널이 다르다. 획일적인 공식은 없다. 마이리얼트립은 명확한 Pull 전략으로, 월급쟁이부자들은 Push로 시작해 팬을 만드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내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내 비지니스에 맞는 고유한 퍼널을 설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무엇일까?
고객 경험에서 시작하라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이것이 어떻게 일관된 비전에 맞아떨어지는가 입니다. 저는 항상 이것을 발견했습니다. 고객 경험에서 시작해서 기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요. 기술에서 시작해서 어디에 팔지 고민하면 안 됩니다."
"저도 이 실수를 이 방에 있는 누구보다 많이 했습니다. 제게는 그것을 증명할 상처가 있습니다. 애플의 전략과 비전을 만들 때,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놀라운 혜택을 줄 수 있는가에서 시작했습니다. 엔지니어들과 앉아서 우리가 가진 멋진 기술을 어떻게 마케팅할까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나는 멋진 기술을 가지고 시장에 나가서 성공한 스타트업을 거의 본 적이 없다. AI 솔루션, 특허권을 가진 반도체 같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말이다.
소비자의 수요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수요를 기반으로 생각해야 한다. 기술자들이 모여서 "이 멋진 걸 어떻게 팔까?" 하면 절대 안 된다. 동시에, 시장 수요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뛰어들어서도 안 된다. 경쟁 구조, 내가 가져갈 수 있는 파이, 투자 대비 가치를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에 나오는 그래프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성공을 직선으로 본다. "저 사람 운 좋다." 하지만 실제 성공은 다르다. 목표가 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생긴다.
문제 없이 성공한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다시 실행하는 것이다. 그렇게 곡선을 그리며 올라간다. 이것이 삶이고, 사업이고,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오늘 이야기한 모든 것의 핵심은 하나다.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과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면, 소비자가 우리 제품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파악하지 못하면, 마케팅은 불가능하다.
도구와 스킬은 그 다음 문제다. 기초가 없으면 비즈니스의 J커브를 그릴 수 없고, 성과는 나올 수 없다.
내가 40대 마케터로서 귀멸의 칼날 굿즈를 모으는 것처럼, 40대 고객이 프리미엄 계란을 찾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기반으로 전략을 짜고 고민할 때, 우리는 진정한 마케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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