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형제자매 FAQ - 연애와 결혼

비장애형제자매 FAQ - 연애와 결혼

작성자 레몬자몽

어느 비장애형제자매의 이야기

비장애형제자매 FAQ - 연애와 결혼

레몬자몽
레몬자몽
@lem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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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지난 주에는 진로와 직업을 주제로 한 인터뷰 글을 썼어요.

👉 https://newneek.co/@lemon99/article/38270

이번 주 글은 연애와 결혼을 주제로 한 FAQ 글이에요. 갓 스무 살이 된, 혹은 사회초년생이 된, 혹은 독립을 생각하고 있는 비장애형제자매에게 이 글이 닿으면 좋겠어요. 또 내 연인(또는 배우자)에게 장애형제자매가 있다면, 상대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요.


Q1. 지금은 원가족 내에서 어느 정도의 돌봄을 부담하고 있나요?

- 그 부분에 대해 배우자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나요?

새싹🌱 : 지금은 제가 돌봄을 부담하고 있는 부분은 없어요. 동생을 포함해서 가족끼리 어디를 가게 될 때, 동생과의 소통을 제가 담당해요. 제가 수어로 통역을 해 주거나 타이핑을 해 주는 등 동생이 소외되지 않게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랑이🐯 : 저는 지금 나와서 살기 때문에 돌봄을 부담하고 있지는 않아요. 혼자 나와서 사니까 숨통이 트이고 살 것 같아요.

행복🌈 : 엄마의 임종 후에는 매주 집에 갔어요. 주중에도 집에 갔는데, 상황도 안정되고 저도 둘째가 생기고… 식사를 챙겨주는 것처럼 남동생이 케어해 주는 부분이 늘어나서 지금은 2주에 한 번 가요. 복지관 방학 때나 긴 연휴에는 언니가 저희 집에서 자고 가기도 해요. 남편은 고맙게도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제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지지해 줍니다.


Q2. 연애 초반에 형제자매 이야기를 언제, 어떻게 꺼냈나요?

- 상대방의 반응은 어땠나요?

진주🦪 : 저는 사귀기 전에 얘기했어요. 남자친구한테는 그냥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자기 가족 이야기도 먼저 해주었거든요. 제가 언니 이야기를 하자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제가 제일 걱정했던 건 상대 부모님께 이야기하는 거였는데, 남자친구가 자기가 강하게 주장할 거고 부모님이 막으시지 못할 거라고 했어요.

🌱 : 저는 소개팅으로 남편을 만났는데, 소개팅 첫 날 바로 얘기했어요. 왜냐하면 저에게는 상대방의 장애관이 그 다음 관계로의 진전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치거든요. 남편이 저를 너무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아서 좋았어요. 제가 성장 과정에서 힘들었다는 걸 충분히 공감해 주고 들어줬어요. 눈빛에 동요가 없어 보였어요.

🐯 : 저는 연애를 하면서 오빠의 장애 이야기를 꺼낸 적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오빠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은 다양했어요. 아마 속으로는 적잖이 당황했겠지만, 제 앞에서만 내색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을 거예요. 장애인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한 사람도 있었고, 저와 같은 비장애형제인 사람도 있었고, 다 이해한다고 결혼하고 싶다고 했던 사람도 있었어요. 저와 같은 비장애형제인 사람은 장애형제가 저희 오빠보다 훨씬 경증이었기 때문에 저를 이해하지 못했고, 결혼하자고 했던 사람은 성격 차이와 마음의 크기 차이로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제 사정을 이해해 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어요.

🌈 : 고백받았을 때 이야기했어요. 늦은 나이에 만났고 결혼을 염두에 둔 연애를 할 거라, 남편에게 선택권을 줬습니다. 장애에 대해 무지했고 가까운 주변에서 본 적도 없어서 언니를 통해 적응해 갔어요.


Q3. 지금의 배우자(또는 애인)는 장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나요?

- 형제자매의 특성이나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 주었나요?

🦪 : 제가 언니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설명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요. 저한테 질문을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남자친구랑 제가 통화할 때 옆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끼고 싶어해서 제가 인사시킨 적도 있어요. 언니의 특성을 제가 제대로 설명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지적 장애가 있고 가끔 감정이나 행동 조절이 어려울 때가 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직접 대화를 나누거나 직접 보진 못해서,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 : 남편은 일반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인데 통합학급을 맡고 있어서, 반에 장애 학생이 통합되어 있었어요. 수업을 할 때도 장애 학생들을 많이 만나고 장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교사였고, 특수교사로서 만나고 싶은 통합학급 교사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습니다.

🌈 : 결혼 후에 (같이) 복지관에 몇 번 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제가) 언니의 장애 정도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고, (직접) 경험하면서 알게 된 게 더 많을 거예요.


Q4. 결혼을 준비할 때 형제자매의 자립 문제나 돌봄 문제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 서로 어떻게 생각을 조율했나요? (혹은 어떻게 조율해 보고 싶나요?)

🦪 : 부모님이 언니와 함께 살 거라고 하셔서, 아마 자립이나 돌봄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의 사후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안 하고 싶어요. 제가 빨리 독립해서 나가고, 부모님이 남은 인생을 언니와 살아가시는 것만 생각한 것 같아요. 어렴풋이 '내가 같이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은 한 적이 있어요.

🌱 : 동생의 진로 고민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추후 자립이나 돌봄까지는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어요. 미리 정해야 되는 부분일 수도 있지만 그 상황에 맞게 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 연애를 시작하면서 "나중에 부모님이 언니를 돌볼 수 없을 경우, 내가 돌봐야 할 수도 있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결혼을 결정하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어요. 막연하게 생각은 하고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의 방안은 다시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아요.


Q5. 상대방의 가족은 형제자매 이야기를 처음 어떻게 꺼냈나요? (혹은 어떻게 처음 꺼내고 싶나요?)

- 상대방의 가족은 형제자매와 관련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 : 저는 배우자 될 사람을 통해서 그 사람의 부모님과 알게 된 거잖아요. 그래서 제가 먼저 설명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이 부분은 배우자 될 사람과 함께 의논해봐야겠지만, 제가 혼자 고백하듯이, 죄인처럼 얘기하고 싶진 않아요. 언니도 제 가족이고 제 삶의 일부인걸요.

🌱 : 제가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고, 남편이 따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 따로 동생에 대해 말씀하시지는 않았어요.

🌈 : 이건 저희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않았는데요. 인사드리기 전에, 남편이 연애 시작할 때쯤 시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 처음에 반대하셨어요. 여러 가지 생각이 드셨겠지요. 저는 반대하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고, 정말 속상했어요. 처음 느껴 보는 감정이었어요. 그 이야기 듣고 엄청 울고… 이 이야기를 부모님께 할 수도 없잖아요. 얼마나 속상해 하시겠어요. 저 혼자 감당해야 하는데. 그런데 그 당시 남자친구가 부모님께 다시 이야기를 해 보겠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남자친구의 누나가 저를 봤는데, 괜찮은 사람이라고 시부모님께 이야기하신 것 같아요.

지금은 언니랑 시부모님이 만날 일은 거의 없어요. 상견례와 결혼식 때 한 번씩 봤어요. 사실 결혼한 후에도 몇 년 동안 그때 그 속상한 마음이 남아 있기는 했어요. ‘차라리 나한테 그런 말을 하지 말지.’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결혼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이제는 많이 극복했어요. (웃음)


Q6. 형제자매의 장애로 인해 연애를 망설이거나 고민하고 있는 비장애형제자매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 : 저는 망설임이나 고민은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해요. 그 마음을 모르지 않아요… 그래도 하고 싶은데 포기하는 거라면 다시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과, 지역 사회와, 연인과 함께 하다 보면 답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혼자 다 지고 희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 '상대가 내 형제자매의 장애를 수용할 수 있을까?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이런 염려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건 내 몫이 아니라 상대의 몫이에요. 그것까지 떠안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하고 편하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나와 정말 함께 할 사람이라면 내 형제자매도 받아들일 거예요. 그리고 내 형제자매의 장애로 인해 진전되지 않을 관계라면 시작도 안 하는 게 나아요. 더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예요.

🐯 : 이런 이슈로 관계를 그만둘 사람이면, 추후 다른 이슈로도 금방 그만둘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들은 내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의 이슈가 없어도 나중에 내가 나이 들면, 혹은 갑자기 병이 생겨 아프다고 하면 나를 버리고 갈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 : 자신의 삶과 행복을 열어가는 것이 중요해요. 저도 그랬지만… 여러 가지 감정으로 선뜻 못하는 것들이 많았어요. 지나고 보니 내가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가족의 장애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그걸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Q7. 출산을 앞두고, 장애를 가까이에서 경험한 가족 구성원으로서 두려움이나 걱정이 있었나요?

- 있었다면 어떤 생각이나 경험이 영향을 미쳤나요? (혹은 출산에 대해, 장애를 가까이에서 경험한 가족 구성원으로서 두려움이나 걱정이 있나요?)

🦪 : 지금도 나중에 아이를 갖게 되면 장애가 있지 않을까 두려워요. 다른 사람들은 '아이 낳으면 이렇게 할 거야'라는 말을 할 때, 저는 '아이가 혹시 장애가 있진 않겠지?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아이가 건강하게 문제없이 태어날 거라고 확신하지?'라는 생각을 먼저 하거든요. '내 아이는 장애가 없었으면 좋겠다.' 이건 제가 아이를 낳고 장애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계속 절 따라다닐 생각 같아요. 실제로 아이를 안 갖기로 하는 비장애형제도 있을 거고, 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 : 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을 지켜봐 왔고, 두려움이 없었다면 그건 거짓말이에요. (임신 후에는) 자녀는 제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시는 자녀를 제가 받는 거라고 생각했고, 어떤 자녀를 주시더라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했어요.

🐯 : 임신이나 출산 경험은 없지만, 아이를 낳는다면 오빠와 만나지 않게 해 주고 싶어요. 저를 때렸던 것처럼 제 자식도 때릴 것 같아서요. 제가 맞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제 자식이 한 대라도 맞는 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 : 유전은 아니라고 하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있었어요. 그렇지만 그 마음 때문에 아이를 가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남편하고 아이를 계획할 때는 오히려 그런 생각을 안 하고 계획했고, 임신하고 나서 더 생각했어요. '혹시 내 아이가 장애가 있다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떻게 키워야 할까?'

그래서 저희 엄마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아이는 또 가지면 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엄마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셨으니까, 딸도 같은 고민을 하지 않기를 바라셨던 것 같아요.


Q8. 내 아이에게 '삼촌(또는 이모 등 장애 형제자매)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 주고 싶나요?

🦪 :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얘기해 주고 싶어요. 생각보다 어린 시기에 인식할 것 같기 때문에… '이모가 이런 부분에서 좀 다르지만, 너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이모야. ' 이런 식으로 말할 것 같은데, 그 때 가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겠네요.

🌱 : 저는 아이에게 수어를 가르쳐 주고 싶어요. 삼촌의 언어라고 가르쳐 주고 싶어요. 지금도 7개월밖에 안 된 아기지만, 아기 손을 잡고 수어를 해서 동생에게 보여주거든요.

🌈 : 큰 아이가 이모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이모의 장애에 대해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어요. "이모가 할머니 뱃속에 있을 때, 아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달랐어. 태어날 때부터 그랬어. 이모는 어른이지만 네가 챙겨줘야 할 때가 더 많을지도 몰라." 이렇게요. 아이는 "할머니가 뭘 잘못 먹어서 그런 거야?" 그런 질문들도 하지만요. (웃음) 편견을 갖지 않고, (이모를) 따뜻한 시선으로 봐줄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면서, '독립'에 대한 부분을 좀 더 다뤘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언젠가는 비장애형제자매로서의 독립에 대한 글을 따로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아래 글에도 독립에 대한 제 짧은 의견이 담겨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어요.

👉 https://brunch.co.kr/@lemon99/48

연애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 또 다른 비장애형제자매의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아래 인터뷰를 참고하면 좋겠어요.

👉 https://brunch.co.kr/@lemon99/52


*본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의 동의를 받은 내용으로만 구성되었습니다.

*대표 이미지 출처: ChatGPT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