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형제자매 FAQ - 진로와 직업

비장애형제자매 FAQ - 진로와 직업

작성자 레몬자몽

어느 비장애형제자매의 이야기

비장애형제자매 FAQ - 진로와 직업

레몬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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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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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이름은 가명입니다.


지난 주에는 성장기(어릴 때의 경험)을 주제로 한 인터뷰 글을 썼어요.

👉 https://newneek.co/@lemon99/article/38248

이번 주 글은 진로와 직업 선택에 대한 내용이에요. 특히 중고등학생 비장애형제자매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또 비장애 자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으니, 장애 자녀의 보호자 분들도 읽어 보시면 좋겠어요.


Q1. 내가 직업을 선택하는 데에, 장애형제자매가 어떤 영향을 줬나요?

진주🦪: 저는 사회복지나 특수교육을 직업으로 선택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언니가 장애가 있으니 제가 대신 공부를 열심히 하고 번듯한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언니 대신 부모님의 자랑이 되고 싶었거든요. 결론적으로 원하는 직업을 가지기는 했어요. 나름 안정적인 직장이라 아버지, 어머니도 좋아하시고요.

새싹🌱: 저는 특수교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 동생이 직업 선택에 정말 큰 영향을 미쳤어요. 장애인의 가족이다 보니까 장애인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 가족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어렸을 때는 동생을 고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의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고, 장애인 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을 상담해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저와 같은 장애인의 가족을 지원해 주고 싶은 마음도 가졌고요. 장애인의 가족 지원에 관심을 갖게 되어 특수교사를 선택하게 됐어요.

제가 가족이다 보니까 직업적으로 일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감정이 너무 섞일 때가 많아요. 일을 하다가, 아이를 보다가, 보호자를 마주할 때 오만 가지 감정이 들어요. 그럴 때는 차라리 '내가 장애와 관련이 없고 직업만 특수교사면 더 일을 하기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내 동생이 장애가 있다고 해서 꼭 특수교사를 해야 되는 건 아니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어요. 특수교사를 하지 않았다면, 웃긴 얘기지만 세상에서 선망 받는 일을 하고 싶어요.

랑이🐯: 아니요.

행복🌈: 저는 유치원 교사를 했는데, 제가 하고 싶은 직업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주지는 않았어요.


Q2. 내가 원하는 진로와 형제자매의 미래 사이에서 갈등했던 경험이 있나요?

🦪: 저희 언니는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신체가 불편하지 않아서 그런 고민은 안했던 것 같아요.

🌱: 저는 동생이 독립적으로 지내서,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 🌈: 그런 적은 없어요.


Q3. 부모님 또는 주변에서 "어떠한 전공이나 직업이면 형제자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말을 듣고 부담을 느낀 적이 있나요?

🦪: 특별히 장애 관련 분야로 직업을 가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진 않았어요. 부모님은 제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 무난한 전공을 해서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를 바라셨어요.

🌱: 부모님은 오히려 제가 특수교사를 직업으로 택하는 것을 반대하셨어요. 많이 힘들 거라고 생각하셨고 제가 힘들지 않기를 원하셨던 것 같아요.

🐯: 그렇게까지 말씀하시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아빠가 나중에 사회복지사로 전향하셨어요. 오빠 영향을 받아서 대학원을 그쪽 분야로 가신 것 같아요.

🌈: 부모님은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어요.


Q4. 가족과 관련된 분야를 일부러 피하고 싶었던 적이 있나요?

🦪: 제가 직업으로 갖고 싶은 분야는 아니었어요. 저는 하고 싶은 일들이 있고 관심있는 분야가 명확하게 있었거든요. 그래서 대학 때 교양수업을 듣거나 유튜브로 찾아보거나 하긴 했는데, 진로로는 생각을 안했던 것 같습니다.

🌱: 특수교사가 되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 직업을 갖고 지내면서부터, 일을 하면서 감정이 복잡해질 때가 많아서 '꼭 내가 이 분야를 택했어야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 네. 저는 오히려 (형제자매가 장애가 있기 때문에 장애 관련 분야를) 외면한 케이스인 것 같아요. 가족과 직업 선택을 완전히 별개로 생각했어요.

🌈: (진로와 관련된 분야는 아니지만) 가정사를 나눌 만큼 가깝지는 않은 사람들과의 대화 중에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불편했던 적이 있어요.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남들처럼 편안하게 말을 못했어요. 언니의 장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차라리 일대일로 만나면 괜찮은데, 다수가 있을 때 제 이야기를 잘 안 했어요. 원래도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어떨 때는 치부라고 느껴져서 숨기고 싶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니었어요.


Q5. 대학 진학이나 지역 선택을 고민할 때, 형제자매 때문에 망설였던 적이 있나요?

🦪: 제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을 가게 된 건 아니어서, 망설이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 좀 다른 부분이기는 하지만, 저는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하는 지방에 있는 외국어 고등학교를 가고 싶어했어요. 그 이유가 가족에게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나로 지내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 🌈: 아니요.


Q6. 형제자매의 장래 돌봄을 생각해, 일과 삶의 균형이 좋은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 그런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께서 제가 잘 살고 여유가 있어야 그래도 언니를 한번 들여다보지 않겠냐고 하시기도 했고요. 심적 여유가 없다 보니, 시간적 여유라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 아니요. 그런 생각까진 하지 않았어요.

🌈: 있습니다. 언니나 부모님을 부양할 정도의 능력이 안 되는 것에 대한 죄책감? 부담이 있었어요.


Q7. 형제자매를 경제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연봉이나 안정성을 우선해 진로를 결정한 경험이 있나요?

🦪: 진로를 결정할 때는 안정성을 우선해서 결정하긴 했어요. 언니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서는 아니었고, 저 자체가 안정성을 중요로 하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제가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데는 언니가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을 것 같네요.

🌱, 🐯: 그러지는 않았어요.

🌈: 부담은 있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어요.


Q8. 사회 생활을 하면서 형제자매 관련 일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나요?

🦪: 제가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는 많진 않았어요. 주중 저녁이나 주말에 비장애형제자매 자조 모임을 갈 때 한번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었죠. "내가 장애형제가 없었다면 그냥 집에 갔겠지…?" 근데 자조 모임은 정말 좋아요. 일하고 나서 피곤하다 보니 가는 게 어려운 적은 있는데 가면 항상 좋더라고요.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로움이 사라지고 힘이 나니까요.

🌱: 아니요. 그런 적은 없어요.

🐯: 네. 수년 전 사회 초년생 때 눈치가 보여서 월차나 연차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오빠가 사람을 때려서 경찰서에 있다고, 엄마로부터 지금 와줄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았어요. 회사에 급하게 반차를 낼 수 있냐고 여쭤봤는데 사유를 꼬치꼬치 캐물어서 우물쭈물하다가 사실대로 대답하니 완강하게 거절하셨어요. 오빠가 사고를 쳤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가족 내 인력이 없으면 앞으로도 난감한 일들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없었던 것 같아요.


Q9. 형제자매가 있는 경험이 나의 직업적 강점이 되었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요?

🦪: 저는 언니 덕분에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살피게 된 것 같아요. 관심이 타인에게 많이 가 있는 편이죠. 그래서 일을 할 때 좀 눈치를 빠르게 채거나, 어떤 도움을 주어야 팀원들이 좋아하는지를 잘 아는 편입니다. 팀 상황이 바쁘게 돌아갈 때, 어떤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잘 알아채는 편이에요.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릴 때 딱 필요한 도움을 주는 편이기도 하고요.

🌱: 보호자들과 소통할 때 공감할 수 있고, 학생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고 정말 진심으로 대하게 되는 부분에서 제 경험이 강점이 된다고 느꼈어요.

🐯: 오빠로 인해 생긴 제 예민함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지금은 어느 정도 강점이 됐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사용성’과 관련된 부분인데요. 물건이 특정 위치에 편리하게 위치해 있지 않으면 오빠가 화를 종종 냈던 경험이 어릴 때부터 많아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편리함’을 더 민감하게 생각하고 디자인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도 배려를 잘한다는 말도 듣고요.

🌈: 유치원 교사로 근무할 당시 반에 장애 아동이 항상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통합학급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경미한 발달 장애나 신체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부담임 선생님과 함께 교육했어요.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제 시선, 그리고 아이들의 행동 지도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어요.


Q10.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기적인 건 아닐까?" 또는 "너무 가족 중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한 적이 있나요?

🦪: 고등학생이었던 당시 그런 생각을 해 보지 못했어요. 저는 그저 언니 대신 부모님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고, 저도 어느 정도 욕심이 있어서 좋은 학교,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싶기도 했어요.

🌱: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못 느꼈어요. 그런데 제 인생을 반추해 볼 때 저는 제 인생에서 '장애',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이 너무나 중요한 키워드여서, 진로를 그 쪽밖에 고려해 보지 못한 게 아쉬워요.

🐯, 🌈: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진로와 관련한 인터뷰를 통해서, 장애형제자매가 비장애형제자매의 진로 선택에 분명한 영향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비장애형제자매로서 '진로'와 관련된 제 의견을 담은 다른 글도 있으니, 궁금하다면 참고해 주세요.

👉 https://brunch.co.kr/@lemon99/48

다음 주에는 '연애와 결혼'을 주제로 한 인터뷰 내용을 가져올 예정이에요.


*본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의 동의를 받은 내용으로만 구성되었습니다.

*대표 이미지 출처: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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