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특수교사가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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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몬자몽

유아특수교육 현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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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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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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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개별화교육평가회*를 준비하면서, 간만에 보호자 분들과 오랫동안 마주 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등하원 때 주차장으로 먼저 뛰어가려는 아이를 양손으로 붙잡고서, 속사포처럼 대화를 나누던 평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어요. 보다 (높은 확률로) 나이가 더 많으실 보호자 분들을 앞에 두고 더 이상 긴장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개인별로 조언과 격려의 멘트가 떠오르는 걸 보면 저도 교사 생활이 어느 정도 몸에 뱄나 봐요.

*개별화교육평가회: 특수교육대상유아의 교육적 요구에 맞추어 수립된 '개별화교육계획(IEP)'이 적절하게 실행되었는지, 그리고 유아의 발달과 학습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를 공식적으로 점검하는 회의예요. 보호자, 특수 교사, 통합학급 교사, 특수교육실무사, 원장, 원감 등이 참석해요.

초등도 중등도 아닌 '유아'특수교사로 일하며 매년 느끼는 점이 있어요. 특수 유아의 보호자 분들이 미어캣 같다는 점이에요. 등하원 때 보면 항상 목을 빼고 주변을 살피며, 불안한 눈빛으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계시거든요. '우리 아이가 오늘은 잘 지냈나? 우리 아이가 이 곳에서 환영받고 있나?'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클 거예요. '이 곳의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를 예뻐해 주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진 않았을까? 선생님을 힘들게 하지는 않았을까? 아이가 아침에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무슨 일이 생기진 않았나?' 하는 걱정도 있으실 거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공감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해요. '유아특수교사'이면서 동시에 발달장애 동생을 둔 '가족'이기에, 그 눈치 보는 마음을 이해해요. '저렇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되는데.'라고 속으로 늘 생각해요. 그래서 특히 유치원에 처음 상담을 하러 오시는 특수 유아의 보호자 분들을 대할 때마다, 최대한 따뜻하고 환영하는 느낌으로 상담을 하려고 노력해요. 말투와 표정, 제스처, 상담 공간의 분위기까지 고루 신경 쓰면서요.

오늘 글에는 올 한 해 유아특수교사로서 보호자 분들을 만나며 했던 말들, 그리고 못다 한 말들을 담았어요. 내년에 연수휴직을 하고 대학원에 가면 당분간 일선에서 보호자 분들을 만나기는 어려울 테니, 글로라도 마음을 전해 봐요. 제가 어디에서 무얼 하든, 제 마음은 항상 특수 유아와 그 가족들을 향해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글을 빌려, 제 짧은 교사 생활 동안 만난 보호자 분들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해요. 특히 교사 1년 차 때 만난 보호자 분들께요. 뭣도 모르고 우리 아이들을 예뻐하는 마음 하나로 1년을 버티던 때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입학 서류 하나도 깔끔하게 준비 못 해 드리고, 달달 떨리는 목소리로 제가 더 긴장해서 상담을 하던 시기였어요.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의 저도 있을 수 있었어요. 그때 만난 아이들에게 더 잘해 주지 못해, 또 보호자 분들께 더 잘해 드리지 못해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함께 전해요.

*덧붙이는 말: 현장에서는 '학부모' 대신 '보호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추세예요. 하지만 글 제목에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더 널리 사용되는 '학부모'라는 표현을 썼어요.


*대표 이미지 출처: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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