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특수교육 현장의 '더공감교실' 사업 관련 글👩🏫 을 쓴 적이 있어요. 예전 글을 다시 읽어 보다가, 실제로 더공감교실을 운영했던 유아특수교사의 현장 경험이 문득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더공감교실 시범 학교를 운영했던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이번 글은 더공감교실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4년차 유아특수교사 '린도로동✨️'과의 인터뷰 예요. 유아특수교육 현장에 더 많은 특수교사가 필요한 이유,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더공감교실 운영,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엿볼 수 있어서, 유아특수교사로 일하고 있는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교육 현장에서 더공감교실이 확대되고 있는 요즘, 관심 있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 더공감교실의 시작과 운영 경험
Q1. '더공감교실'이란 무엇이고, 어떤 배경에서 시작된 사업인가요?
- 왜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다고 생각하시나요?
✨️: 더공감교실은 학급별 특수교사 배치를 통해서, 공동 담임제를 기반으로 통합교육을 실현하는 사업 이에요. 기존에 하던 통합교육은 특수교사 한 명이 여러 통합학급을 순회하는 형태였어요. 그래서 특수교육대상유아 개별적 지원 측면에서나 비장애 유아와의 상호작용 측면에서 어려운 점이 많아서, 이걸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고 있어요.
수많은 단어 중에 ‘공감’이라는 단어가 뽑힌 건 아마 ‘장애 공감’ 에서 출발한 게 아닐까 싶어요. ‘장애’라는 걸 유치원 교육 현장에서 해석하자면 ‘장애 이해’, ‘장애 인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제는 ‘다양성 존중’, ‘공감’의 차원 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하나의 특성이니까요.
Q2. 선생님께서 더공감교실 시범 운영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저와 동료 선생님, 관리자의 관심 이 모두 합쳐졌어요. 2022학년도 초임 시절에 세 학급을 순회하면서 지원하다 보니까, 특수 유아가 배치된 학급에 특수교사가 지원을 못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발생했는데요. 이런 부분이 공부하면서 배웠던 ‘이상적인 특수교육’과는 참 거리가 멀게 느껴졌어요. 그렇게 무기력하게 당해 연도 교육과정을 마무리하던 시점에, ‘더공감교실’이라는 사업 공문을 발견했고, 관리자의 추천에 힘입어 지원하게 됐어요.
Q2-1. 그렇다면 여러 학급을 순회하면서, 선생님께서는 어떤 어려움을 가장 크게 느끼셨나요?
✨️: 여러 명의 통합학급 교사와 소통해야 한다는 점 이 가장 어려웠어요. 그 당시는 저경력이었기 때문에 다가가기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소통해야 하는 상대가 세 명이나 되니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야 할지 몰랐어요. 교사들이다 보니 어쨌든 아이들 이야기로 물꼬를 트고 싶잖아요. ‘특수 유아가 이런 놀이에 관심을 보이니,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라고 하고 싶은데, 학급이 세 개니까 제가 아이들의 놀이를 못 보잖아요. 공통된 관심사로 소통을 시작해야 하는데, 공통된 관심사를 찾기가 힘드니까… 반마다 놀이의 주제나 흐름이 모두 다른데, 통합학급의 놀이 흐름을 따라가면서 소통하는 게 어려웠어요.
비슷한 이유로 보호자와 소통할 때도 어려웠어요. 보호자는 당연히 유치원의 일이 궁금한데 저는 그 학급에서의 놀이를 못 본 상황이고, 실무사님을 통해서 들어야 하잖아요. 실무사님들께 이야기를 전달받고 협의하는 시간을 매일 가지기도 어렵고요. 여러 교육 주체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어려웠던 것 같아요.
Q3. 실제로 더공감교실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셨는지 자세히 들려주세요.
✨️: 올해는 더공감교실 운영 3년 차이고, 작년에 이어서 같은 선생님과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어요. 일단 2024학년도 초에는 통합학급 선생님께서 공동 담임제나 더공감교실과 관련된 경험이 없으셨어요. 그래서 제가 필요한 것들을 나열하고, 함께 고민하는 과정 이 필요했어요. 모든 유아의 보호자 상담, 특수교육대상유아의 개별화교육계획, 보호자 총회, 생활기록부 작성, 놀이 이야기 작성 등, 제가 봤을 때 한 학급의 ‘담임교사’로서 필요한 걸 공유하고자 했어요. 여기에 대해서 각자 장점을 살리거나, 때에 따라서 촘촘한 협의 를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라포를 형성했던 것 같아요.
Q3-1. 일과 구성은 어떻게 하셨나요?
✨️: 제가 특수교사다 보니까, 짝꿍 선생님(통합학급 교사)께서 처음부터 저한테 수업을 부탁하기는 어려우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일과 운영도 공유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지금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월, 수, 금은 통합학급 선생님이, 화, 목은 제가 일과를 운영 해요. 짝꿍 선생님이 일과를 운영하는 날 다른 교사는 특수 유아를 지원하는 역할이 안정화되어 있어요. 유아들의 놀이 흐름에 알맞은 활동이 떠오르면 구두로 공유하고, 일과 흐름은 패들렛(Padlet)으로 작성 해요. 이제는 구두 협의 과정이 생략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이가 됐어요.
Q3-2. 그러면 유아들과의 활동은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 작년 기준으로는 각자의 장점을 살리려고 했어요. 저는 새노래, 짝꿍 선생님은 이야기 나누기 이런 식으로요. 올해는 같은 짝꿍으로 2년 차다 보니까, 서로의 장점이 되는 수업도 도전해보고 협력 교수를 적극적으로 시도 하는 흔적을 남기고 있어요. 다양한 유형의 협력 교수를 계획하고 실행, 평가 하고 있어요. 익숙한 교수-지원 형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놀이 주제별로 대안 교수, 스테이션 교수, 평행 교수, 팀티칭 등을 시도하고 있어요. 요즘은 한 놀이 주제당 모든 협력 교수 유형을 다 사용해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오늘은 짝꿍 선생님이 일과를 운영하는 날이더라도, 제가 많이 안 해본 수업의 유형이라면 제가 단위 수업을 해보기도 하고. 이 모든 게 엄청난 협의가 필요하기는 해요.
Q3-3. 그러면 선생님께서 느끼시기에, 특수 유아들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던 협력 교수 방법은 무엇인가요?
✨️: 특수 유아들에게 가장 좋은 건 대안 교수 라고 생각해요. 대안 교수는 소집단 안에 특수 유아가 포함돼 있으니까, 특수 유아의 개별성이 두드러지지 않아요. 특수유아만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니라 모두가 비슷하게 도움이 필요하니까요.
교사인 입장에서 수업의 흐름을 함께 할 수 있는 건 팀티칭이고요. 모든 아이를 생각했을 때는 평행 교수가 좋아요. 활동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할 수 있으니까, 모든 아이의 욕구가 바로 충족될 수 있어요. 각 협력 교수가 가진 장점이 극대화될 수 있게, 그때마다 활동에 맞춰서 협력 교수 유형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잘 되면 진짜 재밌어요.
Q3-4. 교사의 전문성이 많이 요구될 것 같아요.
✨️: 전문성과 더불어 통합학급 교사의 개방성 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저희 학급은 환경 구성뿐만 아니라 놀이 주제별 교구 교체나 시간표의 변화 등 모든 걸 함께하고 있어요. 사소해 보여도 상대에게 의견을 구하는 기술 을 짝꿍 선생님께 많이 배운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 성과와 한계, 그리고 현장의 고민
Q4. 더공감교실을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 통합교육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 그러니까 ‘사회적 통합’의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는 거예요. 또 전과 다르게 같은 특수교육대상유아를 매일 지원할 수 있다 보니까, 일관적인 중재 가 가능해요. 물론 짝꿍 선생님과 함께 특수 유아의 진보를 점검할 수 있는 협의 체계를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죠.
비장애 유아들도 특수교사를 ‘○○이를 위한 선생님’이 아니라 ‘우리 반 선생님’이라고 이해하다 보니 특수교사한테 더 다가가고요. 특수교사 옆에는 특수 유아가 있으니까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유도할 기회 도 훨씬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특수 유아의 특성을 설명하는 게 일상이 되고, 다른 유아들도 특수 유아와 놀이하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장애 인식 개선 교육 도 가능해진 것 같아요. 1차 년도 성과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다른 학급의 상황도 살펴 보니까, 특수 유아의 울음과 같이 중재의 대상으로 여겨지던 행동을 특수교사가 매일 지도하다 보니까, 특별한 행동이 아니고 일상적인 부분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해요.
Q4-1. 반대로 운영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 역할 분담, 통합학급 교사와의 협력, 업무 과중 등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말해 주세요.
✨️: 저는 통합학급 교사와의 협력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특수교사가 더공감교실의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통합교사가 통합교육의 철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동담임을 맡게 된다면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가 아주 길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전문성을 지닌 두 교사가 한 학급을 운영하는 거라서, 교육관이 공유되지 않으면 그만큼 서로가 힘든 일도 없어요. 사실 교사 간에도 ‘라포 형성’이 이루어진다면 교육 방법과 역할을 분담하는 건 쉬운 일인데, 라포 형성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3년 차로서, 라포 형성을 위한 방법은 사적인 시간 을 가지는 게 유일한 방법 같아요. 그런데 바쁜 학기 초에 사적인 시간을 갖기도 쉽지 않고, 교사 개인의 성향에 따라 또 달라서 저도 고민이 많아요. 더공감교실이나 공동 담임제가 보편화된다면 사라질 고민이지만요.
그리고 저는 대집단 수업을 재미있어하는 성향이 있어요. 그래서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과 운영과 활동 진행이 많이 익숙해졌는데요. 교수-지원 역할에 익숙하시거나 특수 유아의 개별적인 지원이 더 익숙하신 특수 선생님들께서는 일과 운영이 버거우실 수도 있을 듯해요. 통합학급 교사도 특수 유아를 빈틈없이 지원한다는 게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도 아니고요. 더공감교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항상 말하지만, 저희 학급이나 저희 기관의 사례가 정답이 아님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학기 초부터 특수교사도 수업을 꼭 해야 학급의 담임으로서 인식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런 방법을 선택했을 뿐이고, 다양한 형태의 더공감교실이 존재하는 그대로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학급의 사례를 공유하자면, 특수교사가 특수 유아를 위한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면 이걸 단위 수업으로 계획하고, 일과는 통합학급 교사가 진행하고 실행하면서 평가하는 방법도 있어요.
또 의외로 특수 유아의 보호자께서 서운해하실 수도 있어요. 이전에는 특수교사가 해당 학급에서 특수 유아만 지원했으니까, 비장애 유아를 함께 지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신 거죠. 그렇지만 자녀를 5일 중 2일, 3일 지원하던 특수교사가 매일 있다는 측면에 좀 더 집중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 이 있어요.
업무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더공감교실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아서 부담스럽기는 해요. 시범학교, 연구학교다 보니까 학급의 사례, 교사 연수, 보호자 교육 등을 실시하고 이걸 기록으로 다 남겨야 하니까요. 공동 담임제가 제도로서의 당위성을 지니고 모든 통합학급에서 실행된다면, 이렇게 의무적으로 기록을 남기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요. 2025학년도 1학기 사례를 공유하자면…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장애 인식 개선 교육 3회, 이와 연계한 전체 보호자 대상 챌린지 2~3회, 통합교육을 주제로 하는 교원 학습 공동체 연수 3회, 전체 교직원 연수 2회를 추진했어요. 이러다 보니 장애 인식 개선 교육, 장애 공감 활성화 등의 의의를 되새기기보다는, 성과를 남겨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지듯 추진한 점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요.
Q5. 시범 사업 참여 이후, 더공감교실이 유아특수교육 및 통합교육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느끼시나요?
- 유아들에게, 교사들에게, 보호자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을까요?
✨️: 더공감교실이 유아들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충분히 설명된 것 같아요. 교사 측면에서는 다른 분야에 대한 전문성 을 기를 수 있었어요. 통합학급 교사는 특수교육에 대한 지식을, 특수교사는 유아교육에 대한 지식을 배울 수 있었어요. 협력 교수에 대한 지식은 함께 경험하면서 누적하고 있고요.
비장애 유아의 보호자들은 당연히 전문성 있는 교사가 2명이 되는 것이니, 부정적으로 생각하실 이유가 없다고 예상해요. 실제로 보다 세밀한 지원이나 다채로운 교육활동을 기대한다는 응답 이 높았던 것 같고요. 또 두 명의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도 그걸 그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 이라는 점이 좋았다고 하셨어요. ‘우리 선생님들은 서로를 대할 때 저런 말투를 사용하고, 저런 방식으로 의견을 주고받네.’ 그 속에 느껴지는 따뜻함을 아이들이 매일 보고 들으니까요.
✅️ 더공감교실의 미래와 동료 교사들에게 전하는 말
Q6. 더공감교실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만약 필요하다면, 더공감교실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행정적 차원에서 필요한 요소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 더공감교실의 확대를 넘어 보편화 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먼저 행정적 차원에서는 관리자를 포함해서 교육행정 관계자들의 통일된 인식 변화 가 필요해요. 특수교사와 통합학급 교사의 제대로 된 협력 교수를 연구의 중점으로 삼는다면, 특수교사와 통합학급 교사 외에 유아들의 돌발적인 상황을 지원할 인력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는 게 그 예시가 될 수 있어요. 저희 학급에는 별도로 지원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 팀티칭을 할 때마다 돌발 상황이 있을까 봐 항상 긴장하면서 하거든요.
지방의 경우에는, 특수 유아의 개별화를 ‘분리된 환경에서의 일대일 지원’이라고 생각하거나, 교수-지원 형태로 학급을 운영할 때 특수교사의 지원을 교육으로 수용하지 않는 관리자들도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기본적인 부분부터 많은 변화가 필요해요.
Q6-1. 그러면 문화적 차원에서는 어떤 요소들이 필요할까요?
✨️: 무엇보다 교사의 ‘자발성’이 중요시 되기를 바라요. 이미 팀티칭에 익숙한 선생님들도 계시겠지만, 더공감교실과 공동 담임제는 대부분 통합교육을 경험한 교사들에게도 새로운 형태라고 생각하거든요. 시행착오를 겪는 기간을 단축하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거예요. 더공감교실을 희망하는 교사를 더공감교실을 운영할 학급에 배치하거나, 이미 경험이 있는 교사를 해당 유치원에 배치하는 제도 가 있으면 어떨까 싶어요. 새로운 교육적 시도를 하는 교사들의 자발성을 격려하기 위한 교육 풍토가 조성돼야 심리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어요. 더공감교실이 확대되려면, 더공감교실을 운영하고자 하는 교사들의 용기를 환영하는 분위기 가 조성되길 바라요. 개인적으로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에 느꼈던 부담이 무거웠던 기억이 있어서, 모든 형태의 더공감교실이 그 자체로 존중받기를 바라요.
그리고 자발성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하자면, 더공감교실 대상 학교를 선정할 때, 관리자와 교사가 전년도 성과보고회에 실제로 참여했는지를 점검하는 방법 도 좋겠어요. 지금은 신청서에 ‘더공감교실 운영에 동의한 인원’을 적게 되어 있긴 하지만, 교사 개개인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라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Q6-2. 그렇다면 학문적 차원에서는 어떤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 사실 더공감교실을 맡은 이후의 교사 연수는 그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교사 스스로 필요성을 체감해야 더공감교실이 이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거든요. 지금 더공감교실을 맡고 있지 않더라도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통합교육과 더공감교실에 대한 연수가 의무적으로 시행 돼야 해요. 시범학교와 연구학교를 선정할 때 해당 조건을 넣는 방법이 필요해요.
그리고 더공감교실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유아특수 교육과정과 일반 유아 교육과정의 거리를 최소화하는 장치가 필요해요. 이걸 위해서는 대학에서의 교사 양성 과정부터 ‘통합학급 운영’과 관련된 교과목을 확대 해서, 필수 이수 과정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Q7. 어쩌면 교사에게 묻기에는 다소 거시적인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더공감교실의 보편화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특수교사를 양성하고 배치해야 하잖아요. 저출생인 현재 한국 사회에서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 더공감교실을 어떻게 적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 언젠가는 실현될 거라고 바라고 있어요. 우리가 현장에서 계속 목소리를 내야겠죠. 오래 걸리겠지만… 아무리 저출생이어도 특수교육대상유아의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특수교사를 더 뽑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에요. 특수교사 1명이 담당하는 특수 유아의 수도 2명으로 줄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특수교사 1명이 특수 유아 4명을 보는데, 이러면 서로 다른 연령의 특수 유아들이 배치되고, 이상적인 통합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어요. 결국 순회하면서 지원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필요하다고 느끼기에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말 오래 걸릴 것 같기는 해요. 더공감교실에 참여하려는 학교의 수를 대폭 확대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요?
Q8. 앞으로 더공감교실 운영을 맡게 될 교사들에게 조언하거나 꼭 전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무엇을 미리 준비하고, 어떤 태도를 가지면 좋을까요?
✨️: “내 전문성을 내어줄 용기, 내어 받은 역할을 기꺼이 함께 할 의지” 로 정리하고 싶어요. 전해 년도 연구학교 성과보고회에서 접한 문구인데,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있어요. 유아 교사는 유아교육의 전문성을 특수교사와 공유하고 특수교육대상유아를 기꺼이 지원할 의지를 갖추고, 특수교사는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유아 교사와 함께 공유하고 비장애 유아들을 함께 지원할 의지를 갖춘 상태라면 그 자체로 유의미한 교실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더공감교실을 맡게 된다고 해서 너무 큰 부담을 가지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이후 맡으실 선생님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지금의 시범학교, 연구학교가 있었던 거니까요! 저희는 연구학교로서 최대한 많은 사례를 기록하며 공유할 테니, 연구하고 도전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지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지금 인터뷰하시는 레몬자몽🍋🍊 선생님을 포함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통합교육을 위해 애쓰시는 모든 선생님을 존경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전해요. ❤️
💭 더 생각해 볼 지점
✨️: ‘더공감교실과 공동 담임제,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정말 교직원과 보호자들의 장애 감수성, 인권 감수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장애인이 지나가도 다시 한번 쳐다보지 않고 가던 길 가는 거거든요. 어디 가서도 ‘어, 이런 표현은 조금 조심해야지.’라고도 한 번 더 생각하고요.
물론 저희가 더공감교실을 운영하면서, 유아 대상 장애 공감 교육과 보호자 대상 장애 공감 교육을 계속 연계해서 실시하기는 했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치원이 아닌 외부에서 행동이나 인식의 변화로 이어졌을지는 조금 의문 이에요.
Q. 그렇다면 더공감교실을 하면서 장애 감수성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활동이 있을까요?
✨️: 4월 2일 자폐증 인식의 날에 연계 활동 을 하나 했어요. 유아들에게는 직접적으로 ‘자폐’라는 말은 하지 않고, ‘세상에는 파란색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설명하고, ‘Light It Up Blue’ 캠페인🔵을 작년에 진행 했거든요. 올해는 거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도 있는데, 너희는 마음이 편해지고 싶을 때 어떻게 하니?’를 주제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보호자들에게 가정통신문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눌 것이니, 가정에서 아이들이 편안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눠 주시고, 편안해지는 물건을 유치원에 가져올 수 있도록 해 달라 ’고 했어요. 아이들도 각자 마음이 편해지는 물건을 친구들 앞에서 소개하고, 교사들은 그걸 사진으로 찍어서 ‘마음이 편해지는 책’ 을 만들어 줬어요. 그게 반응이 좋았어요. ‘다양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보호자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내보낼 때는 자폐에 대해 충분히 설명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했다고 자폐인을 직접 만나본 게 아닌데… 제 생각에는 보호자 대상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유아 대상 장애 인식 개선 교육과 연계하려다 보니까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유아들의 활동과 연계하면 보호자들이 훨씬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는 게 보여요. 하지만 유아들과 연계가 되어 있다 보니 직접적인 장애 명칭을 언급한다거나, 자세히 설명한다거나 하는 건 지양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고 유아들과 함께하는 활동 사이사이에 보호자들만을 대상으로 가정통신문을 따로 내보내자니 보호자들이 많이 보지도 않고, 교사가 노력을 들인 것 대비 효과도 미미하고.
이건 특수교사로서 계속 안고 가야 할 고민이고, 지금 연구년도 연차의 딜레마 같아요. 장애 공감 교육을 통해 장애, 인권 감수성을 향상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는 단계 예요.
*본 인터뷰는 인터뷰 대상자의 동의를 받은 내용으로만 구성되었습니다.
*대표 이미지 출처: can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