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통합은 왜 부분통합보다 좋을까?

완전통합은 왜 부분통합보다 좋을까?

작성자 레몬자몽

유아특수교육 현장 이야기

완전통합은 왜 부분통합보다 좋을까?

레몬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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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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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아티클에서는 '완전통합의 장점'을 이야기했어요. 그러면 완전통합은 왜 부분통합보다 좋은 걸까요? 왜 교육 현장에서는 세계적으로 '완전통합'을 지향할까요? '부분통합이 더 낫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의 의문에 대한 답변으로 글을 풀어 볼게요.


Q. 특수 유아들은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는 게 좋지 않나요? 특수 유아들은 숫자가 적으니까, 교사가 유아에게 더 집중할 수 있잖아요.

언뜻 보면 그래 보여요. 하지만 특수 유아들의 개별화교육 목표에는 99.9%의 확률로 '사회성'이 포함돼요. 여러분이 교사라고 해 볼게요. 사회적 기술 중에 '친구에게 인사하기'를 가르치려고 해요. 아래 두 가지 중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일까요?

1️⃣ 특수학급에서 교사와 자몽이🍊(특수 유아)가 일대일로 앉아 있는 상황

교사: "자, 친구가 너에게 "안녕?"이라고 인사했어. 그러면 너는 뭐라고 말하지? 맞아, 똑같이 "안녕?"이라고 말하는 거야. 한 번 해 볼까?"

자몽이: ...(혼란스러움, 허공에다 대고) 안녕.

2️⃣ 등원 시간, 자몽이🍊와 레몬이🍋(일반 유아)가 통합학급 교실로 들어가는 상황

친구들👬: (손을 흔들면서) "자몽아, 안녕?" "레몬아, 안녕?"

레몬이: 안녕!

자몽이: (레몬이가 인사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한다.) 안녕.

당연히 2번이 더 효과적인 교육 방법일 겁니다. 무엇이든 '실제 상황'에서 배워야 일반화에 가장 효과적이에요. '친구에게 놀잇감 빌려주기', '이야기나누기 시간에는 조용히 듣기'와 같은 사회적 기술들을, 친구가 없는 환경에서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또는 이런 사회적 기술을 모르는 특수 유아들만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특수학급에 데려다 놓고 "다 같이 이야기나누기를 할 때는 조용히 해야 해. 1분 동안 조용히 해 보자."하면서 수천 번 가르치는 것보다, 실제 이야기나누기 시간에 조용히 하는 친구들을 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겠지요.

(*일반화(generalization): 다른 환경에서 배운 기술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 )

(*이야기나누기: 유아들이 모여 앉아 하나의 주제에 대한 교사 또는 친구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활동. 타인과의 의사소통 경험이 적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경청 기술, 인내 기술, 주의집중 기술, 토론 기술 등을 길러주기 위함)

이건 특수 유아의 숫자가 적은 것과는 관련이 없어요. 특수 교사가 담당하는 특수 유아의 숫자가 적은 이유는, '완전통합 환경'에서 특수 유아의 적응을 적절히 지원하기 위함입니다. '분리된 환경'에서 교육하기 위함이 아니에요.


Q. 사회성은 그럴 수 있겠어요. 그래도 인지적인 내용은 따로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요?

인지적인 내용(언어, 수학 등)을 가르칠 때도 완전통합이 더 효과적입니다. 친구들이 배우는 모습을 보며 학습에 대한 동기('나도 해 봐야지!')를 얻기 때문이에요. 또 또래교수(친구로부터 배우는 것)를 통해 학습에 대한 흥미를 가지기도 하지요. 때로는 선생님께 배우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더 재미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또한 대다수의 특수유아들은 오후에 언어치료, 인지치료, 감각통합치료, ABA 등 치료실을 수없이 다니며 개별 학습을 하고 있어요. 유치원은 특수 유아들이 거의 유일하게 '타인'과 '사회'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교사에게는 특수 유아에게 타인과 사회에 대한 경험을 최대한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Q. 문제행동이 심해서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보면 어떡하나요?

(*문제행동: 때리기, 물기, 울기 등 부적절한 행동)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럼 반대로 생각해 볼까요? 만일 일반 유아가 특수 유아를 때리면, 그 일반 유아를 분리해서 교육할까요? 일반 유아가 일반 유아를 때리면요? "저 어린이는 친구들을 때리니, 다른 곳에서 교육해야겠어요." 할까요? 절대 아닙니다. 적절히 지도한 뒤 계속 같은 교실에서 교육할 거예요. '특수 유아'라는 낙인 때문에 분리하려는 이유를 찾는 건 아닌지 돌아 보아야 해요.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는 것 또한, 결국 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분리가 불가피한 경우도 분명 있어요.

예시1️⃣ 친구를 때리는 공격행동을 할 때

친구에게 사과하도록 한 뒤, 교사와 특수학급에서 사회적 상황 이야기(Social stories)를 다시 읽고 올 수 있어요.

(*사회적 상황 이야기: 사회적 상황에서의 적절한 행동을 담은 짧은 이야기책으로, 자폐 범주성 장애 유아들에게 주로 사용됨)

예시2️⃣ 지나치게 흥분해서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등 돌발행동을 할 때

교사와 특수학급에서 감정 카드를 골라서 지금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하게 표현해 봐요. 그리고 몸을 이완시키는 활동(촉감공 만지기, 워터볼 보기 등)을 잠깐 하고 올 수 있어요.

예시3️⃣ 갑자기 소방차가 지나가서 깜짝 놀라 책상 밑에 들어가 불안해 할 때

교사와 특수학급의 진정 영역에서 3분 모래시계가 다 떨어질 동안 쉬고 올 수 있어요.

(*진정 영역: 자극 수준을 낮게 유지해 편안함을 주는 장소. 놀이용 텐트나 소파, 동굴 등)

하지만 이런 교육적 지원은 일반 유아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일시적인 분리입니다. 따라서 이를 부분통합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문제행동(problematic behavior)' 대신 '도전행동(challenging behavior)'이라는 단어를 지향합니다. 행동 자체를 '문제'로 바라보며 원인을 유아에게 돌리기보다는, '교사에게 도전이 되는 행동'으로 관점을 전환한 것이지요. 그러나 최근에는 또 다른 대체어를 찾으려는 추세예요. '과연 유아가 도전을 한다고 볼 수 있는가? 충분한 환경적 지원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잘못된(twisted) 의사표현 방식은 아닌가?'에 대한 의문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Q. 통합학급이 너무 시끄러워서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부분통합이 낫지 않을까요?

일부 특수 유아들은 다른 유아들보다 민감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가 있다고 해서 영원히 편안한 환경에서만 지내게 할 수는 없어요. 그건 아이가 병에 걸릴까봐 집에서만 지내게 하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특수 유아들도 언젠가 어른이 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 모두가 배운 것처럼, 특수 유아들에게도 불편함과 어려움을 견디는 인내심을 실제 환경에서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위에서 언급한 일시적인 분리를 통한 교육적 지원을 할 수 있겠지요.


Q. 장애가 너무 심한데, 완전통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친구들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지난 아티클에서 다룬 바와 같이, 완전통합은 일반 유아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특수 유아와 한 교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일반 유아들에게는 다양성 이해 교육이 돼요. 상호작용이 없어 보여도, 특수 유아를 어릴 때부터 한 교실에서 만나는 일반 유아들은 자연스럽게 '다름'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경험은 유아들이 이해, 배려, 공감 등의 인성적 자질을 고루 갖춘 사람으로 자라나는 초석이 됩니다.

또한 특수 유아의 발전이 항상 눈에 보이는 건 아니에요. 뇌사 상태의 인간도 의식이 깨어 있다고 하지 않나요? 특수 유아의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하면서, 발전이 없고 완전통합이 의미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요? 표현은 못하지만,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속으로 웃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Q. 서로 각자 아이들만 챙기면 선생님도 편하지 않을까요?

맞아요! 제가 생각하는 부분통합의 유일한 장점은 '교사가 편하다'는 것입니다. 일반 교사는 잘 따라오는 일반 유아들만 보니까 편하고, 특수 교사는 숫자가 적은 특수 유아들만 보니까 편해요. 서로 협력할 필요도 없어요. 하지만 편한 게 결코 유익한 건 아닙니다.


위 질문들은 완전통합을 추구하는 유아특수교사들이 현장에서 수없이 받는 질문들의 일부입니다. 현장은 특수 유아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완전통합을 은근하게 거부해요. 다른 아이들이 아직 이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특수학급에서 통합을 위한 준비를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인력이 아직은 부족하다...

그렇다면 언제 준비가 될까요? 10년 뒤? 20년 뒤? 아마 '완벽한 준비'는 영원히 없을 겁니다.

이 세상에 함께 태어났다면, 앞으로도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나의 교실 안에서 준비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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