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탄] PER 10배와 30배 차이의 본질 🫚

[7탄] PER 10배와 30배 차이의 본질 🫚

강준
@kangjun902
읽음 22

주식 투자에서 가장 익숙한 밸류에이션 지표를 하나 고르라면 아마 PER일 겁니다.

주가를 EPS로 나눈 숫자.

PER 10배, PER 20배, PER 30배.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10배짜리가 30배짜리보다 아닌가?”

하지만 밸류에이션을 지금까지 따라왔다면 이제는 다른 질문을 해야 합니다.

“왜 시장은 이 회사의 이익에 30배를 지불하고 있을까?”


PER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PER이 20배라는 숫자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앞에서 배운 기업가치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시장이 기업에 높은 가격을 주는 이유는 크게 성장성과 수익성, 그리고 위험과 연결됩니다.

PER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주가치평가의 단순한 형태인 Gordon Growth Model에서 출발하면 Forward PER는 개념적으로 배당성향 ÷ (Ke - g) 라는 형태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같다면 성장률 g가 높아지면 PER는 높아질 수 있고, 자기자본비용 Ke가 높아지면 PER는 낮아질 수 있습니다. 즉 성장성이 높고 위험이 낮은 기업에 높은 PER를 줄 수 있는 경제적 근거가 존재합니다.

그런데 성장률이 높으면 무조건 PER 올라갈까요?

여기서 지난 글의 내용이 중요해집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이익의 일부를 회사에 남겨 다시 투자해야 합니다. 주주 관점에서 성장률은 대략 g = ROE × 유보율 과 연결됩니다. 따라서 같은 성장률을 만들어도 ROE에 따라 필요한 재투자량이 다릅니다.

A기업과 B기업의 성장률이 모두 5%, 자기자본비용도 모두 10%라고 해보겠습니다. A기업의 ROE가 20%라면 5% 성장하기 위해 이익의 약 25%만 남겨두면 됩니다. 나머지 75%는 주주에게 돌려줄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B기업의 ROE가 10%라면 5% 성장하기 위해 이익의 50%를 남겨야 합니다.

같은 5% 성장인데 A기업이 훨씬 적은 자본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PER는 단순히 성장률만의 함수가 아닙니다.

ROE, 성장률, 자기자본비용이 함께 들어갑니다.


좋은 성장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

기업 전체 관점에서는 앞서 ROIC > WACC 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주주 관점으로 바꾸면 비슷한 관계인 ROE > Ke 가 나타납니다.

주주가 10%의 수익률을 요구하는데 기업이 자기자본을 20%로 굴릴 수 있다면 회사가 돈을 남겨 다시 투자하는 것이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주가 10%를 요구하는데 회사가 그 돈을 5%밖에 못 굴린다면 어떨까요?

주주 입장에서는 차라리 “그 돈 나한테 돌려줘. 내가 다른 곳에 투자할게.”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성장 자체가 PER 높이는 것이 아니라 높은 자본효율을 유지하면서 성장할 있을 높은 PER 정당화할 근거가 생깁니다.


성장기간 중요합니다 ⏱️

A기업과 B기업이 현재 모두 20% 성장한다고 해보겠습니다.

A기업은 앞으로 2년 동안만 20% 성장한 뒤 3%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B기업은 앞으로 10년 가까이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두 회사의 현재 성장률은 같지만 가치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PER에는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가 뿐 아니라

그 성장을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 도 반영됩니다.

경쟁우위가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기업이 높은 멀티플을 받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은 다릅니다

A기업이 ROE 25%, 성장률 15%, 사업도 매우 안정적인데 PER가 50배라고 해보겠습니다.

B기업은 ROE 15%, 성장률 8%, PER 8배입니다.

사업의 질만 본다면 A기업이 더 좋은 회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A기업 주식이 반드시 더 좋은 투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A기업의 좋은 점이 이미 PER 50배라는 가격에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를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질과 주식의 매력도는 같지 않습니다.

밸류에이션은 바로 그 차이를 판단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주가가 오르는 이유도 둘로 나눌 있습니다 ✌️

주가를 아주 단순하게 보면 주가 = EPS × PER 입니다.

그러면 주가 상승에는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벌어 EPS 상승하거나, 시장에 그 이익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 PER 상승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전력기기 기업의 북미 데이터센터 매출이 증가해 이익이 늘어난다면 우선 EPS 상승 논리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성장 지속기간이 길어지고, ROE가 상승하고, 사업 변동성까지 낮아진다면 시장이 그 이익에 더 높은 PER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리레이팅입니다.

따라서 좋은 투자포인트는 “얼마나 더 벌 것인가” 만 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시장이 이익에 붙이는 가격까지 바뀔 있는가?” 를 봐야 합니다.

이제부터 PER 10배라는 숫자를 보면 단순히 싸다고 생각하기보다 이렇게 질문해보면 좋겠습니다.

“10배밖에 받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유가 앞으로 바뀔 있을까?”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숫자가 있습니다.

PBR 0.7배.

장부상 가치보다 싸게 거래된다면 정말 저평가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