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왜 TV가 되고 싶어할까?

작성자 치타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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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왜 TV가 되고 싶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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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lidventure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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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OTT를 구독하시나요. 아마 넷플릭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겠죠?
그럼, 넷플릭스의 어떤 요금제를 이용하시나요? 4인이 이용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겠고, 5,5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23년 기준으로 유료 OTT를 이용하느 사람들은 55%, 그중에서도 넷플릭스는 50% 가량 됩니다. 국민당 2.1개의 유무료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하죠. 최근 KBO 중계를 등에 업은 티빙의 MAU가 넷플릭스를 바짝 추월했다고는 하지만, 한국을 비롯 전세계적으로 넷플릭스가 1위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넷플릭스는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의 최전선에 놓여있는 회사예요. 그래서 그들이 행하는 전략들을 공부하는 것은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규모나 구독자 수 유입 or 유지를 위한 방안들 등은 다른 스튜디오들부터 방송국, 제작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죠. 그들은 연간 170억 달러 이상을 콘텐츠에 투자하는 거대 기업이고, 가장 발 빠르게 수요와 공급에 대응하는 똑똑한 경영진이 운영하는 회사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넷플릭스의 전략을 살펴보는 것은 스트리밍 업계를 비롯, 미디어 업계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넷플릭스가 시작하면, 다른 팔로워들이 따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역시 1등의 위엄) 그래서 오늘은 넷플릭스의 최근 실적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을 살펴 보려고 해요!


넷플릭스의 24년 2분기 성과

2024년 2분기 넷플릭스 실적

얼마 전 발표한 지난 분기 실적은 훌륭했습니다. 매출부터 영업이익 마진율까지 예상치를 웃돌았고, 심지어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810만명이나 유료 구독자를 추가했죠. 현재 넷플릭스의 전세계적인 구독자수는 2억 7천명이 넘습니다. 올 한해 매출 성장도 14.5%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고해요.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최대한 많은 구독자들을 유입시켜서, 오랫동안 구독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매달 꼬박꼬박 구독을 취소하지 않게 유도하려면, 플랫폼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유의미한 경험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겠죠. 그래서 2시간 내외의 영화보다는 5-6시간은 봐야 하는 시리즈에 더 힘을 쓰고 있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오리지널 IP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건, 넷플릭스뿐 아니라 대부분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행하는 전략이기도 해요.

그런데 위기가 발생합니다.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린 스트리밍 서비스의 상황은 2022년 점차 어려워졌는데요. 구독자 유입은 정체되고 있고, 사람이란 학습의 동물이므로 킬러 콘텐츠만 보고 구독 취소를 하고 또 재가입을 한다든지 하는 게 일상화되었죠.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은 지갑을 여는 것에 더욱 조심스러워졌어요. 세상엔 즐길 거리가 많고 굳이 한 달에 만 원이 넘는 돈을 내면서 OTT 구독을 유지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넷플릭스는 선언합니다. 구독자들이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서비스하면서 유의미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 외에 '부담 없는 가격' 이라는 선택지를 주겠다고요.


넷플릭스의 전략은?

요금제의 변화

  •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 를 도입합니다. 콘텐츠 당 4분 정도의 광고를 보면 한국에서는 단돈 5,500원이라는 가격으로 2인, 1080p 화질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광고 요금제는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 얘기했었는데요. 경쟁 환경의 변화는 넷플릭스마저도 광고 요금제에 올인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고 지지부진하던 매출과 구독자수는 크게 증가를 했는데요. 넷플릭스 전 CEO였던 리드 헤이스팅스는 광고 요금제를 뒤늦게 도입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었죠. 최근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의 45%는 광고요금제를 선택하며, 2024년에 이어 2025년까지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전체 요금제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해요(1위는 2인이 동시 접속가능한 스탠다드 요금제)

  • 요금제 인상(22년 초) 및 계정공유금지(가구 구성원이 아닐 경우 추가요금 내야함)도 시행했습니다.

  • 지금까지는 ‘요금제 인상(베이직 요금제 폐지 포함) + 계정 공유 금지 + 광고요금제 확대’라는 3종 세트가 잘 작동한 것 같죠.

IP의 다각화


게임

경험 콘텐츠

  • 넷플릭스는 몇 년 전부터,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자체 IP를 활용한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하고 있는데요. 기존 팝업 형태로 진행했던 오프라인 매장도  '넷플릭스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25년에 미국에서 열 것이라고 하죠. 넷플릭스 복합문화공간, 디즈니테마파크를 위한 실험의 하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IP를 활용한 컬래버레이션도 적극적입니다. 월마트 웹사이트에 디지털 스토어로 시작한 넷플릭스 허브(The Netflix Hub)는 미국 2,400개 월마트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해 있고요. 지난해엔  ‘원피스’ 실사판 시리즈 공개 시점에 맞춰 캐릭터 피겨, 열쇠고리, 초콜릿,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와 협업한 티셔츠 등 온갖 굿즈(관련 상품)를 판매했습니다.

스포츠 중계도 통할까?

  • 사실 이번 넷플릭스의 실적만큼이나 주목받았던 계약이 있습니다. 바로 스포츠 중계, 즉WWE와의 10년 독점 중계권 확보였어요. 본격적으로 스포츠 중계에 진출하겠다는 선전포고였지요.  규모가 자그마치 6.7조 원 규모고, 1년 후인 25년부터 전 세계 라이브가 중계되는 내용의 계약이라고 해요.

  • 그간 넷플릭스는 다른 스트리밍서비스들이 출혈경쟁을 하며 스포츠 중계 판권을 사들일 때, 한 발짝 물러서 있었는데요. 그 대신 직접 스포츠(골프, F1, 테니스 등)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팬을 유입시키고, 관련된 스포츠의 대회를 직접 개최하여 이를 독점 서비스하는 식으로 우회전략을 폈습니다. 그런데, WWE의 경우는  제대로 된 첫 스포츠 라이브인 셈이죠.

영화, 드라마, 다큐, 애니메이션, 게임 그리고 스포츠까지. 구독자 수의 정체를 걷던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 계정 공유 금지로 기대 이상의 도약을 했습니다만, 앞으로도 더 많은 구독자를 끌어모야하죠.

그런 와중에 넷플릭스의 지난 4월, 글로벌 영화 부문 책임자인 스콧 스투버가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이 들렸는데요. 스투버는 영화계와 넷플릭스를 는 이상적인 인재라고 불리던 사람이었습니다. 시청률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더 많은 영화를 극장 개봉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죠(이에 반해 테드 사란도스는 영화의 극장 개봉에 회의적입니다)

그가 떠나면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거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고비용 저효율, 2시간의 러닝타임에 수백수천억을 쏟아야 하는 영화가 아닌 10편짜리 중간 규모의 시리즈를 더 만드는 편이 유입과 리텐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요. 2024년 넷플릭스 한국 라인업을 봐도 시리즈, 예능 등을 대폭 강화한 것을 볼 수 있지만 오리지널 영화의 수는 줄었죠. 넷플릭스 입장에서 단순 러닝타임 기준으로 봐도 영화는 그리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 아닌 겁니다. 앞으로 오리지널 영화 제작에 더 소극적일 것이라는 조짐이 벌써부터 보이고 있습니다.
The Verge
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략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케이블 TV로 변모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크게 투자하기보다는 타사의 이미 성공한 콘텐츠에 의존하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죠. WWE 중계권도 그 전략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요. 넷플릭스가 정말로 TV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스레터 콘텐츠 카트로 발행한 내용을 새롭게 갈무리하였습니다.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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