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이 사회복지에 미칠 영향

작성자 떫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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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이 사회복지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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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_dragon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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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미국 대선이 있다. 공화당의 도날드 트럼프는 제45대 대통령이었고, 이번 제47대 대통령에 재선을 위해 도전한다. 최근 조 바이든 후보 사퇴로 트럼프가 압승을 예상했으나,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가 지지율을 급격히 따라가는 중이다. 지지율을 뒤집은 여론 조사도 보이지만, 우리나라와 미국은 대통령 선거 투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낙관할만한 것은 아니다. 나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다시금 취임하게 된다면, 사회복지 영역에 미칠 영향을 써보려 한다.

ⓒ 서울신문. All right reserved.

첫째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이상할리 없다. 하지만 이 슬로건의 핵심은 우선보다는 배제에 있다. 그는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을 설치해서 불법 이민자를 막으려고 했다. 불법 이민자가 늘어나며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논리다. 이민자들을 배제함으로써 일자리를 다시 되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인 시각이다. 불법 이민자는 대부분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을 내쫓는다고 해서 미국인에게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애초에 미국인이 꺼려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간혹 나이 많은 어른이 "요즘 애들은 배가 덜 고파서 그래.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하잖아."라고 말하는 것을 들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진학률은 63.3%인데, 대학 졸업하고 저임금 노동을 기피하는 것은 꽤나 합리적이다. 심지어 SNS로 친구나 비슷한 연령대 사람과 즉각적 비교가 가능하기에, 고된 노동과 열악한 근무 환경, 저임금 등의 조건에 손해 보는 마음이 앞서는 것은 자연스럽다. 모두가 다 함께 빈곤했기에 한강의 기적은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아니다. 내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빈곤한지를 쉽게 알 수가 있다. 상황이나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기준만을 들이대는 셈이다. 요즘 애들이 단지 배가 덜 고픈 것이 아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면서도 배제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애초에 미국은 여러 민족과 이민자로 구성된 나라다. 포용함으로써 정착할 수 있는 사회 문화를 장려해야 한다. 특정 민족을 배제하는 것은 우리나라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외국인의 개념조차도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이를 테면 국제결혼으로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고 해도, 한국에서 자라게 될 아이는 여전히 외국인 취급이다.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은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한국말을 사용하고, 한국의 교육 과정을 따르고, 한국 음식을 먹는다. 한국 문화를 소비하고 향유하지만, '다문화'라는 이름 아래에 차별이 존재하고 배제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함으로써 한국인으로 살 수 있을 때, 진정 '한국 우선주의'가 가능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미국 우선주의'에서 배제만을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

저임금 노동 일자리는 이민자를 배제한다고 대체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대체된다고 해도 물가가 오르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인은 저임금에 그 일을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미국의 물가가 오르면, 전 세계의 물가도 함께 오른다. 물가가 올라가는 것은 상류층보다는 사회 취약계층에 더 영향을 미친다. 내가 버는 돈 대부분을 생활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미중 무역전쟁'이다. 현재 미국의 중국 상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25%다. 하지만 트럼프는 재집권 시, 중국에 관세를 60~100%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이것이 마냥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것은 대통령 시절이던 2018년, 12%에서 무려 25%로 관세를 올리며 무역 전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약이 현실화된다면 전 세계 물가를 올릴 것이 분명하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최근 중국에서 인도나 베트남 등으로 공장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에서 생산한 저가형 물건이 관세 폭탄으로 유통되지 않거나, 유통되더라도 관세로 인해서 비싸다면 물가가 오를 것이 확실하다. 2018년 오른 관세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현재는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다. 만약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된다면 높은 금리도 계속 유지하거나 더 올려야 될 수 있다.

하지만 금리는 무한정 높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대출 금리도 오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 부채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미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만약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에는 국내 소비 여력이 떨어져 결국 경제 위기를 초래할 것이다. 심지어 취약계층은 신용도가 낮아 불법사금융에 내몰릴 확률이 높다. 충분하게 예상가능한 문제는 빚이 있는 경우, 빚 독촉을 피해 사회적 고립을 자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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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이 적을수록 인플레이션 타격이 크다. 소득 1 분위(하위 10%) 가구의 체감 물가상승률은 6.4%인데 반해, 소득 10 분위(상위 10%)의 체감 물가상승률은 5.68%였다. 특히 65살 이상의 경우는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체감했다. 나이나 경제적 상황에 따라서 물가로 인한 타격이 다를 수 있음을 나타낸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기초생활보장 급여의 비용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셋째는 '주한미군 철수'다. CNN 등에서 팩트 체크를 통해 트럼프의 주장에는 거짓이 많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트럼프의 주장은 한결같다. 부자인 한국이 방위 분담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5배까지도 요구한다. 현재 1조 3천억 원 정도니, 대략 5조까지 요구하고 있다. 미군에 대한 방위 분담금은 전액 세금이다. 따라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예산을 줄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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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기준 총예산은 656.9조 원이다. 이 중에 보건복지부 예산은 122.3조 원으로 가장 비중이 높다. 하지만 기초생활보장과 공적연금, 노인, 건강보험에 예산이 편중되어 있다. 즉 대부분의 예산이 필수 돌봄과 연관되어 있다. 쉽게 말해 이 예산은 줄일 수도 없고, 줄여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최저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저한의 예산이다.

하지만 사회복지 현장에 있다 보면, 사회복지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다. 사실은 매년 보고 있다. '사회복지 서비스가 필요 없고, 최저한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급여만 제공하면 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사회복지사의 급여가 보장되지 않거나, 계약직으로 2년 만을 고용하도록 하거나, 사회복지 시설의 경력 인정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회복지는 사람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서비스다. 하지만 이러한 현재에는 전문성을 쌓기도, 전문성을 발휘하기도 어렵다. 사회복지사도 한 명의 사람이니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면서 일을 한다. 하지만 미래 전망이 어두우니까,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잠깐의 경험 이후 '탈복지'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대학에서 함께 공부했던 선후배 중, 남자가 사회복지사로서 현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수는 20% 남짓이다.

물론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인해 방위비 분담이 늘어난다고 해서 사회복지 예산만 줄어드는 것은 아닐 테다. 하지만 영향이 없을 것이라 보기에는 어렵다. 이미 제공하고 있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줄일 수 없으니, 인건비를 줄이면 쉽다. 좋은 인력을 뽑을 돈이 없으니, 매년 신규 직원을 채용한다. 사실상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것쯤은 모른 채 한다. 외로움의 시대, 혐오의 시대, 단절의 시대에는 기초생활보장 급여 제공만으로는 사회문제를 더욱 병들게 할 뿐이다.

사실 이것 말고도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사회 환경에 영향 미칠 것은 많다. 환경 이슈도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재임기간에 파리 기후 협약을 탈퇴했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투표권도 없는 한국인인데,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미리 준비하고 감응하는 것과 나중에 문제가 생기고 대응하는 차이가 크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다시 당선된다면, 우리나라 시민이 더 외로워질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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