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 증시 급락, 붕괴의 시작일까? 닷컴버블·대공황 때와의 차이점 feat. 서울대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

[인터뷰] 미국 증시 급락, 붕괴의 시작일까? 닷컴버블·대공황 때와의 차이점 feat. 서울대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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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국 증시 급락, 붕괴의 시작일까? 닷컴버블·대공황 때와의 차이점 feat. 서울대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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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커,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잖아요. 테슬라 주가는 하루아침에 15%가 떨어지고,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급락하는 등 “이러다 미국 증시 무너지는 거 아냐?” 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인데요. 심지어는 과거 대공황·닷컴 버블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는 말도 나와요. 

이어지는 뉴욕증시 폭락에 “안전할 것만 같았던 미국 주식 시장, 왜 이렇게 떨어지는 거야?”, “정말 대공황이 올까?”, “대체 어떤 지표를 보면서 경제 흐름을 읽어야 하는 거야?” 등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뉴니커들이 궁금해하는 미국 주식 시장 상황의 모든 것, 서울대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님에게 물어봤어요. 


PART 1. 요즘 미국 주식 시장, 왜 이렇게 안 좋은 걸까요?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다만,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에도 미국 증시가 고평가돼 있었다는 얘기는 많았어요.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이 올 거야!” 라는 얘기가 나왔고, 이후 경제가 연착륙(=Soft Landing)*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반응이 있었는데 연착륙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지며 지난해부터 전반적인 미국 증시가 엄청 올랐어요. 

심지어 트럼프 당선 초반까지도 우려와 달리 증시가 더 올랐죠.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당시에도 “여기저기 관세 매길 거야!” 했지만 사실상 많은 나라들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고, 사실상 세금·규제 철폐 등 친기업적인 행보를 이어 나가며 시장 중심적 정책을 펼쳐 갔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번엔 1기 행정부 때와 달리 관세에 있어 트럼프의 입장이 강경했고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공언한 대로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1) 관세를 올리니 장기적으로 미국 물가가 올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하기 쉽지 않고 (2) 그러면 시장에 도는 돈이 줄게 되어 (3) 주식이 떨어지고 소비 심리 역시 위축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경제가 연착륙이 아닌, 급격히 침체로 가는 경착륙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 사람들은 “트럼프 당선이 주식에 호재가 아닐 수 있구나”를 알게 된 거죠. 최근의 미국 증시 하락은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봅니다. 

✍️ * ‘연착륙’이 뭐야?: 연착륙은 경기가 과열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때, 정부와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이나 긴축 정책을 통해 경제를 천천히 안정시키는 과정을 말해요. 즉, 경기가 갑자기 침체되지 않도록 부드럽게 조정하는 건데요. 연착륙에 실패하면 급격한 경기 침체(=경착륙)로 이어질 수 있어요. 

Q. 미국 증시를 이끌던 빅테크 기업 주식들도 연일 떨어지고 있어 ‘빅테크의 시대는 지났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괜찮은 상황인가요? 

최근 뉴욕증시에서 빅테크 기업들의 부진은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빅테크 기업들의 주식은 올라도 너무 오른 상태라, 그 거품이 빠지고 있는 과정이거든요. 기업 주가가 고평가돼 있는지, 저평가돼 있는지 보는 주가수익비율(=PE Ratio)**을 보면, 펀더멘털***이 약한 기업은 주가와 기업 실적이 모두 안 좋아져요. 반면 펀더멘털이 튼튼한 기업은 주가가 잠깐 떨어지더라도 실적이 받쳐주기 때문에 다시 주가가 오르는 모양새를 보이고요. 다만 빅테크 기업들은 주가가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은 괜찮은 상태예요. 시장 지배력도 확고하고요. 게다가 빅테크의 핵심 테마인 AI에 대해 미국에서는 실물 투자가 엄청난 규모로 이뤄지고 있어요. 데이터 센터 짓는 데 쓰는 돈이 미국 내 건설 투자 비용보다 많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니까요. 따라서 지금으로선 빅테크 주가가 크게 위험하거나 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여요. 

✍️ ** ‘주가수익비율(PER)’이 뭐야?: 주가가 기업의 수익에 비해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지표예요. 쉽게 말해, “이 회사의 주식을 살 때, 투자자가 회사의 이익 대비 몇 배를 지불하는가”를 보여주는 건데요. ‘주가 ÷ 주당순이익’으로 계산해요. 따라서 주가수익비율이 높으면 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거나 주가가 거품일 수 있음을 알 수 있어요. 
✍️ *** ‘펀더멘털’이 뭐야?: 기업의 재무 상태와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본적인 요소를 의미해요. “이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인데요. 매출액·부채비율·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을 기반으로 판단해요. 

PART 2. 트럼프 2기의 미국 경제, 대공황·닷컴 버블과 비슷한 상황인가요? 💸

먼저 닷컴 버블과 비교했을 땐, 주식 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점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회사의 펀더멘털 상황이 달라요. 닷컴 버블 당시엔 회사들이 펀더멘털이 없어도 회사명에 ‘닷컴’만 달면 주가가 올라갔어요. 하지만 지금의 AI 관련 빅테크들은 회사명에 ‘AI’만 붙이면 잘 나가는 게 아니라 실적이 좋아야 잘 나가기 때문에 펀더멘털이 닷컴버블 때처럼 부실하지 않아요. 

또, 대공황과도 상황이 다르다고 보는데요. 대공황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다음 2가지가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에요. 바로 (1) 디플레이션과 (2) 뱅킹 패닉*이에요. 특히 후자는 단순히 몇몇 은행이 부도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은행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정도여야 해요. 대공황은 은행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서 돈을 집에 갖고 있으려 하고 → 현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디플레이션을 자극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졌을 때 오는 건데요. 하지만 지금 미국의 은행 상황을 봤을 땐 대공황이 일어날 정도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 * ‘뱅킹 패닉’이 뭐야?: 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이 예금을 한꺼번에 인출하려고 몰려드는 현상이에요. 이렇게 되면 은행이 대출해 준 돈을 바로 회수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금 부족으로 파산할 위험이 커져요. 

Q. 그렇다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우려처럼 앞으로 대공황이 온다고 보긴 어려울까요?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불경기는 올 수 있는데요. 대공황 같은 상황이 벌어지긴 쉽지 않아요. 미국이 경제 최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럼프의 이민·관세 정책이 이러한 기반에 최근 영향을 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제가 생각했을 땐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 기조가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 봅니다. 물론 트럼프 정부는 예측이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보자면 근미래에 대공황이 온다고 보긴 어려워요. 


PART 3. 경제의 흐름을 잘 판단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요? 🧐

제가 경제의 흐름을 볼 때 참고하는 지표를 몇 가지 소개해 보면: 

  • 신용 스프레드(=디폴트 스프레드): 신용 스프레드는 만기가 같지만 위험도가 다른 두 채권의 수익률 차이를 의미해요. 보통 회사채 수익률에서 국채 수익률을 빼서 계산하는데요. 시장이 과열돼 있을 땐 신용 스프레드(=간격)가 낮아져요(=좁혀져요). 정크 본드*처럼 부도 위험이 높은 기업에 저렴하게 돈을 빌려줘 수익률이 낮아도 회수할 자신이 있기 때문인 거죠. 이때가 시장이 과열 상태인 거고요. 반대로 시장이 불확실성을 우려할 땐 스프레드가 높아져요(=벌어져요). 함부로 불확실한 회사에 돈 빌려줬다가 못 갚으면 큰일나니 이자를 높여줘야 사기 때문. 이렇게 신용 스프레드를 보면 현재 시장이 과열되어 있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어요. 
  • VIX 지수: VIX 지수는 흔히 ‘공포지수’라고 불리는데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예요. 미국 S&P 500 지수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앞으로 30일 간 시장이 얼마나 출렁일지 예측하는 지수여서, 수치가 높을 수록 시장이 불안하고 낮을수록 시장이 안정적인 것이라 해석할 수 있어요. 지난 27일 VIX 지수를 보면 꽤 오른 상황인데요.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행보에 따라 VIX 지수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봐요. 보통 VIX가 15 밑일 때는 시장에 진입하는 걸 좀 보류하는 게 좋아요.

또, 다른 뉴스에 많이 등장하는 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 등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지표들은 앞서 소개해 드린 지표와 달리 경제의 영향을 받은 후 소비자들의 반응을 반영하는 지표(=센티멘트 지표)이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보며 주식 시장에 대해 판단하는 걸 추천해요.

✍️ * ‘정크 본드’가 뭐야?: 정크(Junk)란 쓰레기를 뜻하는 말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나 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이에요. 고수익채권 또는 열등채라고도 부르는데요. 부도 위험이 높은 대신 이자를 많이 줘서 투자할 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해요. 
✍️ ** ‘지수 옵션’이 뭐야?: 사전에 정한 시점(만기일)에 약정한 가격(행사 가격)으로 주가 지수를 매입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거래하는 파생 상품이에요. 쉽게 말해 특정 주가 지수가 미래에 오를 것으로 보는지, 떨어질 거로 보는지에 베팅하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PART 4. 트럼프 관세 정책이 우리나라엔 어떠한 경제적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

당연한 말이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우리나라 수출업은 타격을 입고 있어요. 이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예외 조항을 통해 우리나라 수출 회사들이 관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는데요. 이번 트럼프 행정부에선 이 예외 조항도 없어질 것 같아, 지난번보다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는 등 타격이 더 클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우리가 미국에 적게 팔면 다른 나라에는 더 많이 가져다 팔 수 있냐는 거예요. 중국 등의 국가에서 수출품에 대한 추가 수요를 찾아야 하는데, 중국이 현재 경기가 좋지 않거든요. 따라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현재 주식 시장이 괜찮은 유럽에서 수요를 찾는 등 ‘수출 다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 우리나라 내수 시장 상황에도 주목해야 해요.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 상황 등을 보면 ‘탄광 속 카나리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우리나라 경제가 외부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문제 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투자를 해왔던 내수 산업들의 문제도 안고 있어서 → 문제들이 서로의 영향을 받아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는 거예요. 


Part 5. 이 시대에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한 투자 방법은 무엇일까요? 💰

주식 투자를 한다면, 지금은 섣불리 하락이 두려워 내다 팔거나 하지 않고 홀드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좋고요. 조금 더 리스크를 감수해 보겠다고 한다면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방법은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종목 비중을 줄이고 마켓 전체를 추종하는 지수 종목을 늘리는 거예요. 개별 종목은 한 번 주가가 폭락하고 나면 회복하기 어려운 반면, 마켓 지수는 계속 갖고 있으면 결국 회복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물론 증시가 상승장일 때는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게 수익성이 좋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선 SPY나 VTI 등 마켓 전체 추종 지수에 주목하는 걸 권해드리고 싶어요. 

이러한 투자 방법을 권해드리는 이유는 저는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증시가 계속 오를 거라고 보기 때문이에요. 물론 단기적으론 트럼프의 영향으로 증시가 더 떨어질 수는 있습니다. 앞으로 1년 정도 불경기가 올 수도 있고요. 

주식 투자라는 것은 절대 단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 안 돼요. 중장기적으로 경제 흐름을 보며 “지금 상황에 내가 들어가도 괜찮을까?”를 판단해야 합니다. 불경기에 나빠진 주식 시장을 마냥 나쁘게만 보면 여러분이 들어갈 찬스를 놓치게 되는 걸 수도 있으니까요.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한 투자 방법은 항상 경제 상황을 주시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네요. 

by. 최재원 교수님,  콘텐츠 PM 슌 ☔, 에디터 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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