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환율 높은데, 미국 주식 투자 들어가도 되나요? feat. 서울대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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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환율 높은데, 미국 주식 투자 들어가도 되나요? feat. 서울대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

뉴니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너무 올라 “1500원대 찍는 거 아냐?” 라는 말이 나올 정도잖아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바로 관세를 부과하진 않을 거야!”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잠시 1450원대 아래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행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데요.
이렇게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자 “환율이 앞으로도 계속 오를까?”, “환율이 오르면 나쁘기만 한 걸까?”, “내 자산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 등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뉴니커들이 궁금해하는 고환율 상황의 모든 것, 서울대 경제학부 최재원 교수님에게 물어봤어요.
PART 1. 앞으로 1400원대 환율이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될까요? 📈
아마 당분간 고환율 상황은 계속될 거예요. 환율 변동을 예상하기 위해선 환율이 올라가는 현상의 원리를 알아야 하는데요:
- 전 세계적인 고환율 현상, 그 배경은? 🌏: 먼저, 달러 환율이 높은 현재의 상황은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게 아니에요. 이른바 ‘킹달러’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유로화나 엔화도 크게 떨어졌죠. 그 배경엔 각국의 통화 정책이 있는데요. 각 국가에서 팬데믹 기간 동안 무너진 경기를 일으키기 위해 돈을 많이 푼 게 시작이었어요. 천문학적인 돈을 풀고 난 뒤 인플레이션이 찾아왔고요.
- 통화 긴축이 가능했던 유일한 국가, 미국 🇺🇸: 이에 대응하려면 돈을 꽁꽁 묶는 긴축통화정책*을 써야 하는데 문제는 통화 긴축이 가능한 나라가 미국 밖에 없었다는 거예요. 일본, 유럽, 한국 모두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통화 긴축에 들어갈 수가 없었죠. 따라서 이자율을 높이는 긴축통화정책을 시행한 미국에선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잡힌 반면, 이자율을 맘대로 높일 수 없던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었고 → 결국 이 국가들의 화폐 가치는 계속해 떨어진 거예요. 그래서 이런 고환율 상황이 시작됐고요.
- 앞으로 고환율 상황은 계속 💸: 따라서 환율이 다시 낮아지려면 미국이 다시 금리를 내리고, 시장에 돈이 더 돌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요. 이는 쉽지 않아 보여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잡히긴 했지만 완전히 잡힌 게 아니니까요. 만약 미국이 돈을 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가 금리를 올려 환율을 방어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한국은행이 지금보다 금리를 더 올리긴 어려울 거예요. 그래서 당분간 고환율 상황은 이어질 거라고 봐요.
PART 2. 환율이 오르는 건 무조건 나쁘기만 한 건가요? 🏦
환율이 오르는 건 장단점이 있는데요. 먼저 부정적인 점들 먼저 얘기해 볼게요. (1) 일단 수입 물가가 올라가요. 물가가 올라가면 해외 여행 가기도 힘들어지고, 외화를 통해 들어온 제품들의 가격이 비싸지죠. (2) 그리고 은행들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은행이 외화로 돈을 빌릴 경우 환율이 오르면, 예를 들어 11억을 주고 빌린 외화를 갑자기 14억으로 갚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단기외채*가 많은 금융기관이나 기업일 경우 더 취약한데요. 짧은 기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채권이니, 고환율 상황이 누그러지기 전에 빨리 돈을 갚아야 하잖아요. 따라서 단기외채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환율이 올라 외환 위기까지 오는 경우는 옛날 얘기예요. 지금 한국 정부나 국내 금융기관 등은 단기외채가 자신들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많지는 않거든요. 예전 우리나라의 경우엔 ‘저소득 국가의 원죄’라는 말이 있는 만큼, 해외에서 돈을 단기외채로 빌리는 경우가 많았고, 그 비중이 너무 커 IMF 외환 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는 대부분 외화 빚이 아닌 원화로 만들어진 빚이고, 단기 외화 부채도 문제가 될 정도로 많이 갖고 있진 않아요. 따라서 현재 환율이 올라갔다고 해도 정부나 은행들이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닙니다.
다시 고환율의 장점으로 돌아가 보면, 고환율 상황은 수출하는 기업에 큰 도움을 줘요. 그래서 조선업, 자동차업 등 수출이 중심이 되는 산업은 주가가 많이 오르기도 했죠. 또,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은 수익률이 많이 올랐을 거예요. 요즘엔 개인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연기금들도 해외 자산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달러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도 환율이 올라 수익률이 좋아졌을 거예요. 따라서 환율이 오른다고 해서 부정적인 면만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 ‘기축통화’가 뭐야?: 국가 간의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를 말해요. 미국의 달러가 대표적인데요. 기축통화로서 인정받기 위해선 (1) 전쟁으로 국가의 존립이 문제 되지 않아야 하며 (2) 통화가치가 안정적이고 (3) 고도로 발달한 외환시장과 금융·자본 시장을 갖고 있어야 하는 등 조건이 많아요.
PART 3. 지금과 같은 고환율 시기,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저는 미국 주식 투자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미국 주식 투자라고 하면 엔비디아, 구글 같이 유명한 빅테크 기업이 먼저 떠오를 텐데요. 그런 개별 기업이나 특정 섹터보다는 S&P500과 같은 전체적인 지수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VTI, SPY, QQQ 등 다양한 자산운용사에서 나온 ETF들 말이에요. 시장 전반을 포괄하는 지수에 투자하면 변동성에 대응하기가 쉽죠. “요즘 환율이 너무 많이 올랐는데, 들어가도 괜찮을까...?” 라는 걱정이 들 수도 있는데요. 장기적인 관점에선 현재의 고환율을 감안하고서라도 미국 주식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미국 주식 거래로 인한 세금(연간 수익 250만 원 초과시 양도소득세 22%)이 걱정되는 경우엔 국내 증권에 ISA 계좌를 만들어 미국 주식을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ETF 중 미국 증시의 경제 지표를 추종하는 걸 사면 되니까요.
지금 같은 고환율 시기에 주로 고려해야 할 점은 ETF의 환노출 상품과 환헤지 상품 중 어떤 것을 고르면 좋을지인데요:
- 환헤지 상품의 장점 💪: 환헤지 상품의 경우 환율에 따른 영향은 배제하고 온전히 종목의 가치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지금 환율도 높기 때문에 환헤지 상품을 사는 게 나쁘진 않죠.
- 환헤지 상품의 단점 💸: 다만, 환헤지 상품은 기본적으로 ETF에서 환헤지 비용을 차감하는 셈이라 헤지 비용이 너무 많이 들 수 있다는 점이 좀 걸리죠. 수익률이 줄줄 새는 셈이니까요. 가령, 100만 원을 투자했을 때 연간 1~2만 원은 헤지 비용으로 나가거든요.
- 고환율이 이어질 땐 환노출 🤑?: 따라서 앞으로 환율이 별로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다면 환율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 환노출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환노출, 환헤지 상품? 고환율 시대 ETF 투자 방법이 궁금하다면? ‘환노출 vs. 환헤지’, 고환율 시대 ETF 투자의 정답은? 보러 가기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개인적으론 국내 주식 투자는 잠시 보류하는 걸 추천해요. 한편 안전하게 투자하길 희망하는 분들 사이에선 채권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론 채권도 크게 추천하지는 않아요.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5%도 넘지 않기 때문이에요. 특히, 수익률이 높은 장기채의 경우 작은 시장 금리 변화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꽤 위험할 수 있어요. 젊을 때라면 조금 더 적극적, 공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PART 4. 비트코인 10만 달러 시대, 가상화폐에 투자해도 괜찮은 걸까요? 📈
가상화폐 투자는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오르고 있는 가상화폐의 가격에 버블이 심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도전을 받는다는 뉴스도 많이 나오고,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중앙 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도입한다거나 하는 뉴스와 더불어, “언젠가는 비트코인도 화폐가 될 수 있을 거야!”하는 기대를 하시는 분도 있을 텐데요. 제가 생각했을 때 가상화폐는 돈이 될 수 없어요. 돈의 3대 요소 중 가치 교환의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현재로선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싶어!” 라는 마음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어느 정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포트폴리오의 3%에서 5% 정도면 적당하다고 봐요. 비트코인 같이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간 가상화폐는 앞으로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더 많이 투자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에요. 단, 비트코인이 아닌 인지도가 떨어지는 알트코인이나 이제 막 상장된 코인은 추천하지 않아요. 변동성이 클 뿐더러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에요.
만약 이미 가상화폐 시장 투자를 시작한 뉴니커라면 빠른 시간 내 사고 파는 것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가상화폐는 너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가늠하기가 어렵거든요. 이미 투자한 금액은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수익률을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