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읽은 책 연말결산을 슬슬 시작하려는데, 뉴니커들이 고른 올해의 소설은 뭐였는지 궁금해요. 제가 올해 읽은 가장 재미있는 소설은 🥇다와다 요코, 지구에 아로새겨진 🥈이미상, 이중 작가 초롱 🥉옥타비아 버틀러, 킨 이렇게 세 권이에요. 특히 올해의 작가라고 말해도 좋을 다와다 요코는 일본에서 독일로 이주한 후 드물게 이중언어로 글을 쓰는 작가인데, <지구에 아로새겨진> 역시 일본이 기후위기로 침몰한 미래 시점에 (전) 일본 출신의 히루코, 덴마크의 언어학자 크누트, 인도에서 온 트랜스젠더 아카슈, 독일에 사는 엘리트 여성 노라와 에스키모 나누크 등등 세계 각국 언어를 쓰는 청년들이 만나 히루코의 모어를 쓰는 사람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소설이에요. 언어 그 자체에 대한 소설이면서, 어휘와 대륙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고요. 올해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 다중언어 간 한 땀 한 땀 미끄러짐을 묘사하는 다와다 요코의 능력이 너무 출중해서 머리가 정말 팽팽 돌아가는 기분으로 즐겁게 읽었어요. 저는 문학/인문사회 도서 편식이 심해도 너무 심한 편이라 올해는 의식적으로 경제와 직무 관련 도서, 비평서를 좀 찾아 읽었는데요. 일도 바쁘다보니 올해는 재미있는 소설을 많이 못 읽은 해 같아서 아쉬움이 남네요… 내년 초에 뉴니커 픽 소설부터 찬찬히 다시 시작해볼까 하는데 추천 많이많이 부탁드립니다!!
한모
2023.12.13•
저는 올해 진짜... 소설책 안 읽었어요🤦♀️ 단편 소설집을 많이 샀는데 앞의 두 편 읽고 딴 거 읽고, 또 딴 거 읽고 그래서...
그래도 하나 꼽으라면 김연수 작가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 를 올해의 소설로 고르고 싶어요. 여행지에서 읽었던 소설인데 여름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려서 기억에 오래 남았거든요.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길. 기뻐하는 것을 더 기뻐하고, 사랑하는 것을 더 사랑하길. 그러기로 결심하고 또 결심하길. 그리하여 더욱더 먼 미래까지 나아가길.”
라는 구절이 있는데 노트에 옮겨두고 종종 떠올렸어요. 이 사람을 이 취미를 이렇게 좋아하는건 주책이 아닌가...할때마다 이 구절을 떠올리면 지금 이것을 사랑하기로 하는 건 나의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고 지금의 마음에 더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추천해주신 책은 처음보는데 재밌어보여요! 미끄러지는 다중언어에 대한 묘사가 특히 궁금해지네요. 저도 올해 전에 읽고... 여기에 후기를 남길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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