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짜 친구에게
작성자 낯선그리움
그림책 읽는 시간
나의 괴짜 친구에게

글렌 굴드의 <골트베르크 변주곡>
그는 스물 다섯살에 이 앨범으로 데뷔를 했어요. 그리고 마흔 아홉살에 이 앨범을 다시 연주했는데 이듬해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골트베르크 변주곡>은 그의 유작 앨범이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글렌 굴드는 그의 연주와 함께 악수를 금지한 피아니스트, 연주를 하며 콧노래를 부르는 피아니스트, 애착인형과 애착 피아노를 가지고 다니던 피아니스트처럼 천재이자 괴짜 이미지로 남아 있지요.
그림책은 그런 작가의 삶과 고민을 따라가고 있어요
괴짜 피아니스트

<나의 괴짜 친구에게>는 글렌굴드의 애착 의자가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림책 속의 글렌굴드는 괴짜 이미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피아노를 사랑했는지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느낄 수 있습니다. 연주회에서의 '환호와 박수 소리 대신 침묵과 고요 속에서 피아노의 노래'를 듣고 싶던 그의 마음을 함께 담고 있어요. 작가 고정순은 작가의 이야기에서 책방에서 일했던 시간 동안 아침마다 한 명의 피아니스트 연주를 들었고 이제 그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해요.
"예술이 주는 무한한 위로를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고....
작가의 말처럼 그림책 곳곳에는 글렌 굴드의 이야기를 곳곳에 담고 있어요. 친구들보다는 반려동물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던 유년 시절. 무대 위 구부정한 모습으로 연주하는 모습. 쓸쓸한 글렌 굴드의 뒷모습. 그리고 그런 그를 추억하는 낡은 의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색색의 유화물감을 하나 하나 쌓아 올려 완성한 그림책은 글렌굴드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위로를 담은 아름다운 책입니다.
누군가의 삶을 기억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낡은 의자가 되어 그의 삶을 기억하고 이해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