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페어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 군산북페어 김광철 기획자 인터뷰 📚🎤

북페어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까? 군산북페어 김광철 기획자 인터뷰 📚🎤

고슴이의비트
@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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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드를 만드는 사람들?: “요즘 유행하는 것들은 누가, 어떻게 만드는 걸까? 🤔” 궁금했던 적 없나요? ‘트렌드를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가 소비하는 트렌드 뒤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뉴닉의 오리지널 시리즈예요. 가볍게 쓱쓱 읽히지만, 나만의 취향과 관점을 한 뼘 더 깊게 만들어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할게요.

북페어 유행 어디까지 왔을까? 2026년 북페어 열풍을 둘러싼 이야기들 🎪👥

뉴니커는 최근 북페어에 방문해본 적 있나요? 최근 몇 년 동안 ‘텍스트힙’ 열풍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북페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잖아요. 올해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의 방문객 수는 주최측 추산 약 16만 명이었는데요. 이는 지난해보다 약 1만 명 증가한 수치로, 역대급 흥행 기록이었다고. 입장권을 사기 위해 매일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인기 굿즈는 행사 첫날 오전에 매진되는 등 실제 피부로 느껴지는 인기도 엄청났어요. 

북페어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북페어의 개수도 늘어나고, 성격 역시 다양해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독립출판·아트북 페어인 ‘언리미티드 에디션’과, 제주북페어·전주책쾌·군산북페어 등 유명한 로컬 북페어에 더해서,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북페어들이 생겨나고 있는 거예요. 올해 1월에 처음 열린 ‘디스이즈텍스트’가 대표적인데요. 문학 작품이나 화려한 굿즈 중심의 기존 북페어와 달리 오직 텍스트와 논픽션에만 집중하는 북페어를 열어 화제가 됐어요. 이외에도 나주·익산·공주 등 원래 북페어가 없던 지역에서도 올해 들어 북페어 소식이 들려오자, “북페어의 전성시대가 왔어 🎉!” 하는 말까지 나왔고요.

하지만 한편에서는 “북페어 유행 이대로 가도 괜찮을까? 😟” 하는 걱정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요. 일부 북페어들이 매출과 인기를 얻는 데만 집중하면서, 북페어의 원래 의미가 흐려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거든요. 특히 올해 들어 서울국제도서전 운영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는데요. 사용할 수 있는 부스 개수가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책과 상관없는 기업들에 부스를 배정하고, 일부 대형 출판사가 부스 여러 곳을 독점하도록 방치하는 등 도서전이 지나치게 상업화되었다는 비판이 커졌어요. 원래 북페어의 매력은 일반 서점에서 보기 힘든 소규모 출판사와 독립출판·예술출판을 하는 창작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거였는데, 이런 매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지난 주말, 군산북페어에서 진행된 ‘북페어, 안녕하십니까?’라는 이름의 토크 프로그램이 화제가 됐어요. 군산북페어·디스이즈텍스트·북북페스티벌·언리미티드 에디션·전주책쾌 총 5개 북페어의 기획자들이 모여 북페어의 현주소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자리로, ‘오늘날 북페어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또 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이 있는 얘기들이 나왔어요. 

뉴닉 에디터 진 🐋도 그 자리에 직접 참여했는데요 ✌️. 프로그램이 모두 끝난 뒤, 김광철 군산북페어 기획자임주아 전주책쾌 총괄기획자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북페어 기획자들이 직접 얘기하는 북페어 유행의 어제와 오늘, 미래에 대한 이야기. 함께 살펴볼까요?


‘좋은 로컬 북페어’를 만든다는 건 어떤 걸까? 군산북페어의 A to Z ⚓

Q. 올해로 군산북페어가 벌써 3회차를 맞았는데, 기획자이신 광철 님의 소감이 궁금해요. 1·2회차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달라졌다고 느끼시나요? 

“밀도가 점점 높아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군산회관이라는 엄청나게 복잡한 건축물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했어요. 3년 동안 이 미로를 헤맨 끝에 김중업 건축가의 유작을 이젠 속속들이 알게 되면서, 기어이 ‘장소특정적’인 프로그램을 정확하게 꽂을 수 있게 됐습니다. 부스가 두 배 가까이 늘었고, 다루는 출판 장르도 확장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발신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봅니다.” 

Q. 군산북페어는 군산이라는 로컬 정체성에 기반을 둔 북페어잖아요. 처음 북페어를 기획하시는 과정에서 지역의 정체성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런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우선은 북페어 장소가 군산회관이란 점이 이 행사의 로컬리티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군산시민의 기억과 추억이 켜켜이 쌓인 장소가 불운하게 10년 이상 버려졌다가, 재생 사업으로 간신히 살아난 이 건물의 기구한 내력도 중요해요. 어쩌면 군산북페어는 군산이라는 도시의 거울상과 같은 이 건물에 존경을 표하는 의식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군산북페어에 로컬리티가 있다면 그건 이 건물의 정체성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Q. 군산북페어에서는 독립·예술출판부터 전문 출판사, 개인 제작자까지 다른 북페어에 비해 굉장히 다양한 부스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뭘까요? 

“군산북페어의 특별함이기도 할 텐데, 일반 북페어와 아트북 페어가 반쯤 섞인 형태의 페어라는 점이에요. 우리는 일반 북페어에 아트 북페어의 성격이 얼마간 들어간 형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 ‘풀스프레드’라는 이름의 진 마켓이 신설되어, 성격이 ‘아트’ 쪽으로 몇 발자국 더 이동한 정도죠. 이런 형태가 된 이유는 이곳이 서울이 아닌 로컬이기 때문이에요. 장르를 세분하기에는 26만 인구를 가진 도시의 독자층이 그렇게 두텁지 못해, 다소간 절충주의로 접근한 거죠. 결과적으로는 괜찮습니다. 창의성은 장르가 아니라 책의 내용과 형식에서 오는 것이고, 지난 3년간의 경험을 통해 보면 둘은 무리 없이 조화롭게 공간 안에서 멋지게 섞이는 듯합니다.” 

Q. 참가 부스를 선정하실 때 중점적으로 보는 요소나, 우선순위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북페어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참가사를 선정하는 일이에요. 저희는 이걸 ‘초청’이라고 주로 부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최선인지 확신할 수 없기도 하고, 어떤 선택을 해도 욕을 먹기 마련이라서요. 저희에겐 추상적인 기준만 있을 뿐이에요. 자신의 영역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신청자, 그 활동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신청자를 먼저 고려하게 됩니다. 접근성 측면에서, 가시성이 현저히 부족한 로컬 신청자도 한 번 더 고려하고, 일반적으로 마이너리티에 속하는 기반을 갖고 있는 신청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페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안전하게 발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북페어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비숫한 성향의 몇 팀이 연합한 신청팀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죠. (웃음)


북페어, 정말 안녕하십니까?: 기획자가 바라보는 북페어 유행의 현재와 미래 💭

Q. 이번 군산북페어에서 ‘북페어, 안녕하십니까?’라는 이름의 연속 토크가 화제가 됐는데요. 이번 토크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뭐였는지 궁금해요. 

“여러 형태의 북페어가 굉장히 많이 생기고 있는 한편, 북페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과거와 상당히 다른 게 현실이죠. 관이 주도하는 북페어가 형편없는 평판 속에 지속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인 북페어 기획자들을 초청해 북페어에 관한 논의를 해 볼 필요는 충분하죠. 북페어, 정말 안녕한지 묻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북페어에서 북페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도 있고요.”

Q. 북페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하셨는데, 어떤 뜻인가요?

“요즘 북페어 생태계의 특성 중 하나가 평가가 SNS에서 즉각적으로 이뤄지고, 그 확산 속도도 엄청 빠르다는 점입니다. 다만 어쩔 수 없이 인상 비평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북페어 운영자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북페어를 운영하는지, 북페어 생태계에 대한 의견은 어떤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인상 비평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북페어는 신(scene)을 동원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일정한 사회적 책임감, 운영에 따른 윤리도 필요합니다. 그런 점을 공유하고, 환기하자는 의도도 있습니다.”

Q. 광철 님이 생각하시는 북페어의 사회적 윤리란 뭘까요?

“우리가 속한 체제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위계 안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많이 가진 사람들이 더욱더 많이 갖길 원하는 세계에서 서열이 매겨지는 것은 당연하겠죠. 저는 북페어라는 한시적인 공간에서만큼은 현실에서 존재하는 위계를 일시적으로 해소하고, 모두 동등한 위치나 자리에서 평등하게 만나길 바랍니다. 북페어 운영자들이 이런 점을 의식한다면, 부스의 크기나 위치 등을 결정하는데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겠죠. 접근성과 관련해서도 현실에서 눈에 띄지 않아 쉽게 배제되곤 하는 지역의 출판사나 서점도 조금 더 고려할 수도 있겠고, 참가비를 책정하는 데에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끼지 않을까요? 이런 것들이 북페어 윤리에 속한다고 봅니다.”

Q.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느낀 구체적인 계기도 혹시 있었을까요?

“부분적으로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운영 양상에 대한 대응이기도 합니다. 서국도 사유화와 운영 난맥에 대한 감정적인 비판을 넘어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하고 극복할 것인지도 함께 논의되길 바라는 거죠. 서국도가 올해 보여준 부스 배치 같은 것들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부르기에도 괴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Q. 최근 몇 년 동안 북페어 유행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디스이즈텍스트’ 등 새로운 북페어와, 지역 북페어도 계속 생겨나고 있고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한국에서 북페어는 진입 장벽이 아주 낮은 행사로 인식되는 듯합니다. 그만큼 북페어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뜻도 됩니다. 예전에는 책 잔치 류의 도서전, 길거리나 풀밭에 설치한 몽골 텐트 부스 기반 페어가 보편적이었고, 여전히 그런 행사가 생기고 있고요. 제 기준으로 이런 북페어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보지만, 굳이 말릴 생각까지는 없어요. 다만 북페어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목적의식을 갖고, 가능하면 한 줄기 명분을 담아 나름의 분명한 색깔을 가진 페어를 만들기를 바라죠. 이건 예산의 문제도 아니고, 인력의 문제도 아닙니다. 새로운 북페어가 어떤 형태로든 ‘대안적인’ 모습을 갖추지 못한다면 여러모로 아쉬운 일이죠. 그런 점에서 논픽션 북페어를 표방한 ‘디스이즈텍스트’는 군계일학인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Q. 비슷비슷한 북페어들이 생겨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으셨던 거군요.

“기획자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북페어는 아주 창의적인 행사가 될 수도 있고, 보여주기식인 행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안일하고 태만한 북페어는 혼자 망가지는 게 아니라 생태계 전체에 악영향을 주기도 해요. 책과 출판의 속살을 드러내고, 이 분야 사람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일이 쉽지 않은 만큼, 북페어를 신설하는 일의 어려움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각고의 리서치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라요.”

Q. 북페어 유행이 사람들이 책을 접하고 즐기는 과정을 바꾸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텍스트힙’ 유행 속에서 북페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해요. 

“북페어는 텍스트힙 현상의 발원지이면서, 텍스트힙을 동력으로 굴러가는 제도일 수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북페어는 ‘지금 여기’의 출판 현실을 반영하지만, 이보다 앞선 트렌드를 소개하고 의미부여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민감한 계층을 끌어당기게 됩니다. 북페어 유행이 일시적인 흐름은 아니라고 보고, 생산적인 관계로 이어지길 기대해요. 

북페어는 완전한 아날로그 이벤트인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어요. 알고리즘에 갇힌 우리의 욕망과 관심사를 확장하는데 북페어라는 공간은 마치 정글처럼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안겨줘요. 방문객들이 북페어라는 공간을 흘러다니면서 ‘우연한 만남’과 조우하는 행운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Q. 한편으로는 ‘북페어 유행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하는 걱정도 나오는 것 같아요. 광철 님이 생각하시는 북페어 유행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지방자치단체의 열의가 크고, 예산을 조금만 써도 되는 행사로 인식된 이상, 북페어 신설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다만 양극화가 일어나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고품질 이벤트와 차별화되지 않는 책잔치 류의 페어로 이원화되어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진통을 거쳐 전체적으로 남은 북페어가 상향 평준화되고, 북페어 기획자의 전문성도 올라가 규모와 상관없이 개성이 드러나는 것들로 생태계가 채워지길 기대합니다. 시간은 적지 않게 걸리겠지만요.”

Q. 마지막 질문인데요. 북페어의 인기가 지속되려면, 혹은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방문객을 감동시킬 만한 북페어 기획자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하죠. 이와 관련해 아이디어란 순간적인 번뜩임이 아니라, 오랜 리서치의 결과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겠죠. 어떤 기획에는 용기도 필요한데, 그 과정을 담대하게 견디면 사랑받는 북페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에겐 훨씬 다양한 개성의 북페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런 게 조만간 하나의 흐름으로 나타난다면, 북페어가 식상해지지 않고 독서가와 힙스터를 포함해, 책 문화의 자장 안에 있는 사람들과 동행하는 제도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 경험상 북페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건 마음의 준비까지 포함해 1년에 10개월 정도 집중해야 하는 일입니다. 기획자의 역량에 따라 페어의 성패가 결정되는 것을 의식하면, 내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돼요. 북페어 기획자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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