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메이크업’·‘피지컬: 아시아’ 쏟아지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리는 왜 이렇게 열광할까?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저스트 메이크업’·‘피지컬: 아시아’ 쏟아지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리는 왜 이렇게 열광할까? 💄💪
요즘 제 SNS 알고리즘을 점령한 프로그램이 있어요. 바로 쿠팡플레이 예능 프로그램 ‘저스트 메이크업’ 💄. 저스트 메이크업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인데요. 처음엔 그렇게 큰 화제성을 모으지 못했지만, 회차가 공개될수록 관심이 쏟아지며 결국 ‘첫 주 대비 시청량 748% 증가’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어요. 쿠팡플레이는 저스트 메이크업의 흥행 성공으로 지난달 이용자 수가 11%나 올라 티빙을 제치고 국내 OTT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내일(7일)을 마지막으로 저스트 메이크업은 끝날 예정인데요. 하지만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사람들의 관심은 넷플릭스의 피지컬 서바이벌 프로그램 ‘피지컬: 아시아’로 옮겨가고 있어요 💪. 아시아 8개국이 국기를 걸고 펼치는 피지컬 싸움이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쇼 부문 3위를 차지한 것.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바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란 거예요. 어느새부턴가 ‘K-예능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게 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우리는 언제부터, 그리고 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열광하게 된 걸까요? 오늘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K-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살펴볼게요.

‘슈퍼스타K’부터 ‘흑백요리사’까지,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역사 톺아보기 📺

아마 우리가 “본방 사수 꼭 해야 해!” 하며 열광하기 시작한 첫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엠넷의 2009년 예능 프로그램 ‘슈퍼스타K(슈스케)’일 거예요. 1세부터 99세까지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는, 당시엔 참신한 포맷으로 주목받았던 슈스케는 초반엔 3%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7%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009년 당시 케이블방송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는데요. 시즌 1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자 2015년까지 시즌을 이어가며 시즌 7까지 제작되기도 했어요.
슈스케가 엄청난 흥행을 거두자 이후 방송계에선 ‘K팝스타’·‘쇼미더머니’·‘프로듀스101’·‘미스트롯’ 등 다양한 음악 관련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이러한 음악 관련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역시 매 시즌마다 큰 사랑을 받으며 시즌 2, 3, 4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고요. 특히 프로듀스101의 경우엔 101명의 연습생들을 모아 심사위원이 아닌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데뷔와 탈락을 결정짓는다는 독특한 컨셉에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후 해당 프로그램 포맷은 일본·중국·태국 등 해외로 수출되기도 했어요.
이렇게 음악 분야에서 화제를 모으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포맷은 더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했어요. 각양각색의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13명의 출연자가 다양한 게임을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려내는 ‘더 지니어스’, 여성 댄서들을 한 자리에 모아 경쟁하게 만들었던 ‘스트릿우먼파이터’, 요리사 100명을 모아 계급장을 뗀 요리 경연대회를 펼친 ‘흑백요리사’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런 프로그램들이 모두 흥행에 성공하면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분야에 상관없이 성공하는 형식이다” 라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생기기 시작했어요. 이에 메이크업 분야를 다룬 ‘저스트 메이크업’ 같이 색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도 나오게 된 거예요.
이렇게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다루는 분야가 무엇이든 간에 대중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따로 있다고.
우리가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3가지 이유 🧐
1️⃣ 서바이벌 방식에서 오는 원초적 도파민 🔥
전문가들은 대중들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이유를 우리의 뇌에서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해요. 우리의 뇌는 생존과 관련한 정보에 노출되었을 때 해당 상황과 이야기의 세부 사항을 훨씬 더 생생하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요. 가령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탈락’이라는 생존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는 그 출연자의 상황에 더욱 몰입하고, 생생하게 받아들인다는 거예요. 미디어 속 출연자의 생사가 한 순간의 선택으로 바뀔 수 있는 상황에 우리는 엄청난 도파민을 얻게 되는 것.
여러 출연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취하는 행동이나 선택을 보며 우리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며 더욱 깊게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해요. 두뇌 게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한 출연자가 다른 출연자를 배신하고 자신의 생존을 택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는데요. 해당 상황을 볼 때 “어떻게 비겁하게 저럴 수 있어!” 하며 과몰입해 반응하는 한편, “나였어도 저 상황에선 저러지 않았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는 거예요.
2️⃣ 팬덤 문화에서 얻는 일체감과 재미
우리나라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특징은 강력한 ‘팬덤 문화’예요. 팬덤 문화는 특히 K팝 관련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잘 드러나는데요. 프로듀스101 등 K팝 아이돌을 제작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출연진을 데뷔시키기 위해 팬덤으로 뭉쳐 엄청난 화력을 보여주는 것.
이러한 팬덤 문화는 2010년대 나온 프로듀스101부터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2023년 방영된 엠넷의 ‘보이즈플래닛’은 대부분의 방영 기간 동안 1% 내외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 기간 동안 만들어진 강력한 팬덤의 지지로 ‘제로베이스원’이라는 그룹을 탄생시켰어요. 지금까지 나온 해당 그룹의 앨범은 모두 100만 장 이상 판매됐고,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월드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팬덤 문화는 K팝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도 퍼져 나가고 있어요. ‘스트릿우먼파이터’의 경우 여성 댄스신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를 다룬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팬덤이 커지며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전국 투어를 다니며 팬들을 만나러 다녔다고. 사람들이 단순히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걸 넘어서 적극적으로 팬덤을 만들고, 출연진에게 지지를 보내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한층 더 몰입하고 있는 거예요.
3️⃣ 서바이벌의 재미에 리얼리티라는 특별함까지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또 다른 묘미는 유명한 연예인들만 나오는 게 아니라,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출연진으로 나온다는 데 있어요. 전문가들에 따르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할수록 시청자들은 훨씬 더 쉽게 해당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나와 비슷하게 평범한 사람이 TV에 나와!”라는 감정은 우리가 프로그램을 계속 보게 하는 원동력으로도 작용한다고.
출연진들의 친근한 매력에 더해 최근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오는 출연진들의 ‘전문성’ 역시 우리가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되는 또 다른 요인이에요. K팝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출연진들의 ‘스타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흑백요리사’·‘저스트 메이크업’ 등의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수년간 갈고닦은 기술과 철학을 깊이 다루고 있는데요. 이에 경쟁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참가자들이 그동안 겪은 치열한 과정과 고뇌에 공감하며 더욱 큰 재미를 얻게 되는 거예요.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편에서는 “또 서바이벌이야? 이제 지겨워 ☹️!” 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거라고 전망해요. 특히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경우 출연진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다른 연예인 중심의 프로그램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한편 김서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하기도 했다고:
“기본적으로 서바이벌이라는 형태가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이끄는 하나의 예능 요소가 되고 있다. 또, 서바이벌은 공정한 방식을 통해 우수한 사람을 뽑는 프로그램이다. 2030세대들은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서바이벌을 통해 선발하면 공정하다는 가치가 붙여지게 된다. 그런 요소가 있어 서바이벌에 더 빠져들게 될 수밖에 없다.”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에 따라오는 예능적 요소는 물론, ‘공정’이라는 가치 역시 사람들이 서바이벌에 열광하는 중요한 이유라는 것.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뉴니커는 어떤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기대하고 있나요? 방송계의 필수 프로그램이 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대한 뉴니커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