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폴레와 타코벨까지 탐내는 블루오션? 우리나라에서 타코·부리토 등 멕시칸 푸드가 잘 팔리는 4가지 이유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치폴레와 타코벨까지 탐내는 블루오션? 우리나라에서 타코·부리토 등 멕시칸 푸드가 잘 팔리는 4가지 이유 🌮
뉴니커! 저는 요즘 “나이에 따라 입맛이 달라진다”는 말에 새삼 공감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향 때문에 입에도 못 대던 고수를 최근 즐겨 먹고 있거든요😋
저의 첫 ‘고수 입문’을 도와준 음식은 다름 아닌 멕시칸 푸드입니다. 타코와 부리토 등 멕시칸 푸드 고유의 이국적인 향신료 맛을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고수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죠.
그런데 요즘 국내 외식업계에서는 이 ‘이국적인 미식’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합니다. 서울의 핫플레이스마다 힙한 타코 전문점을 자주 볼 수 있는 점이 그 인기를 방증하는데요. 사실 예전에 멕시칸 푸드는 우리나라에서 일부 마니아층만 즐겨 먹던 장르였습니다. 고수, 사워크림, 갖가지 향신료 등 식재료의 개성 넘치는 존재감 때문에 호불호가 나뉘었거든요.
그랬던 멕시칸 푸드가 요즘에는 어떻게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로 부상했을까요?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멕시칸 푸드의 4가지 인기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대표 멕시칸 푸드 프랜차이즈 ‘치폴레’와 ‘타코벨’이 우리나라에서 맞붙는다? 🥙
인기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우리나라 시장에서 멕시칸 푸드의 입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볼게요.
최근 멕시칸 푸드 프랜차이즈계의 양대 산맥 ‘치폴레’와 ‘타코벨’이 우리나라 시장을 정조준했습니다. 치폴레는 1993년 설립된 멕시칸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현재 캘리포니아주 뉴포트 비치에 본사를 두고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3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부리토, 타코, 볼, 샐러드, 퀘사디야를 판매하며 손님이 주재료와 토핑을 직접 고르는 방식이 특징이에요. 미국 투자은행인 파이퍼 샌들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미국 10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2위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죠. 이러한 미국의 치폴레는 SPC그룹과 손잡고 내년 상반기에 우리나라 시장에 첫 진출할 계획이에요. 라이선스 계약 또는 합작 법인 형태로 서울 주요 상권에 1호점을 선보일 방침이죠. 오픈할 경우 치폴레의 아시아 첫 매장이 된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고요.

치폴레의 라이벌이자 미국의 멕시칸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도 우리나라 시장에 재도전합니다. 타코벨은 1991년 첫 진출 이후 동신식품, M2G, 캘리스코 등 3개 운영사를 거쳤어요. 이번에는 KFC 코리아와 함께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죠. 첫 시작으로 강남에 아시아 최초 바(Bar) 콘셉트를 적용한 타코벨 더 강남점을 선보였습니다. 낮에는 타코, 퀘사디야, 부리토 등 식사 메뉴를 판매하고 저녁에는 퇴근길 직장인을 겨냥해 주류와 야식 메뉴 위주로 운영하는데요. 타코벨 음식과의 페어링을 고려해 생맥주, 하이볼, 슬러시 형태의 칵테일 등 11가지 주류 라인업까지 갖추고 있죠.
치폴레와 타코벨이 우리나라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멕시칸 푸드의 인기가 상당하기 때문이라는 업계의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성수, 을지로, 연남, 용리단길 등 서울의 핫플레이스 상권마다 어김없이 멕시칸 푸드 레스토랑을 볼 수 있습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의민족 내 타코 주문 건수는 14만 5000건으로 2년 전 대비 무려 81.3% 상승했어요. 배달의민족에 입점하는 타코 판매점 수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고요.
🔥 우리나라에서 멕시칸 푸드는 왜 핫할까?

1️⃣ 한국인 입맛에 맞춘 새로운 K 장르
한국식으로 현지화한 일명 ‘K-멕시칸 푸드’가 유행하며 멕시칸 푸드에 입문하는 소비자가 늘었습니다. 타코, 부리토, 퀘사디야 등 멕시칸 푸드는 주로 토르티야에 싸서 먹기 때문에 속재료에 따라 갖가지 맛을 낼 수 있는데요. 이 점이 K-멕시칸 푸드의 결정적인 탄생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향신료 가득한 고기 대신 매콤한 제육볶음으로 채운 타코, 토마토 및 칠리 소스가 아닌 고추장과 불닭 소스로 재구성한 부리토 등이 대표적이에요. 주재료뿐 아니라 토핑을 현지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할라피뇨 대신 청양고추, 고수 대신 깻잎처럼 한국인에게 익숙한 재료로 대체하는 식이죠.
K-멕시칸 푸드의 인기는 멕시칸 푸드를 집에서 요리해 먹는 문화도 견인했습니다. 이국적인 향신료를 쓰고 복잡한 레시피를 따라야 하는 제약이 사라졌으니까요. 실제로 각종 요리 경연 프로그램 및 레시피 공유 채널에서 불고기, 제육볶음, 갈비 등을 활용한 멕시칸 푸드 레시피 영상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2️⃣ 퍼포먼스와 분위기로 완성되는 외식 경험
다수의 국내 멕시칸 푸드 전문점은 단순히 ‘맛’으로만 승부 하기보단 ‘즐거운 경험’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맛있는 메뉴 외에도 소비자를 즐겁게 만드는 여러 콘텐츠를 설계하며 2030대 젊은 층을 사로잡았죠.
요리 과정을 하나의 퍼포먼스처럼 보여주는 것이 첫 번째 전략입니다. 토르티야를 비롯해 갖가지 재료를 굽거나 튀기는 멕시칸 푸드의 경우, 요리 과정 자체가 곧 손님의 이목을 끄는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서울의 주요 타코 맛집으로 꼽히는 ‘올디스 타코’는 분식집 같은 멕시칸 푸드 전문점을 추구했어요. 큰 철판에 떡볶이를 만들며 주목도를 높이는 분식집처럼 보도와 맞닿아있는 매장 위치를 활용해 요리 과정을 전면 공개하는 오픈 키친을 설계했습니다. 그리들(철판) 위에서 고기를 구울 때의 손동작, 토르티야를 겹쳐 놓는 방식, 타코에 각종 재료를 쌓는 순서까지 꼼꼼히 챙기며 퍼포먼스를 구체화하면서요. 디테일하게 구현한 퍼포먼스는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고 실제로 많은 손님이 요리 과정을 SNS에 공유하며 올디스 타코가 주목받았죠.

멕시코 현지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매장 디자인이 두 번째 전략입니다. 사실 멕시코에서는 타코와 부리토 등을 주로 길거리에서 즐깁니다. 늦은 저녁까지 길거리에서 맥주와 멕시칸 푸드를 판매하는 식당을 ‘타케리아(taqueria)’라고 지칭하기도 해요. 이와 유사하게 국내에서도 야외 테이블에서 멕시칸 푸드를 즐길 수 있는 야장형 식당이 늘었습니다. 종로 서순라길의 핫플인 ‘비틀스 타코’가 대표적이에요. 오픈런은 물론 2시간 가까이 웨이팅해야 할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인데요. 흥겨운 비트, 반짝이는 조명, 서순라길을 마주하고 있는 야외 테이블과 함께 각종 멕시칸 푸드와 맥주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이를 경험한 손님들의 자발적 리뷰가 비틀스 타코를 알리는 데 톡톡히 기여했고요.
3️⃣ 다양한 순간에 선택하기 좋은 ‘가벼움’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멕시칸 푸드의 인기 요인 중 하나입니다. 타코와 부리토 등은 밥, 고기, 채소, 소스를 조합해 먹는 음식이기에 선택하는 속 재료나 조합에 따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유연함’도 지니고 있습니다. 고기 토핑을 한가득 더해 든든하게 먹거나, 고기를 최소화해 포만감을 덜어낼 수도 있죠.
이는 자연스레 구매 빈도를 높이는 요인으로도 작용합니다. 약속 있는 주말처럼 점심과 저녁을 모두 외식으로 해결하는 날에는 소화하기 부담스럽지 않은 점심 메뉴로 먹을 수 있고, 직장인에게는 2차 회식에서 맥주와 간단히 곁들이기 좋은 안주로도 적합하니까요. 더구나 양이 과하지 않고 내 입맛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기에 혼밥용 메뉴로도 적절합니다.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선택하기 좋은 ‘가볍고 맛있는 선택지’라고 볼 수 있죠.
4️⃣ 인스타그래머블한 색감과 풍부함
멕시칸 푸드와 최근 인기를 끌었던 베이글 사이에는 1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컬러풀한 비주얼이 우리나라에서의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에요. 다양한 채소, 메인 재료, 소스 등이 어우러져 완성되는 멕시칸 푸드의 색감은 그 자체로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이 됩니다. 실제로 아보카도의 선명한 연두색, 사워크림의 깔끔한 흰색, 강렬한 레드 컬러로 시즈닝된 고기 등이 한데 모인 멕시칸 푸드가 담긴 접시 사진을 SNS 피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손님 입장에서는 SNS에 공유하고 싶은 미식 콘텐츠인 셈이죠. 우리나라에서 베이글이 원형의 빵 그 자체보다는 다양한 크림치즈와 훈제 연어 등을 포개 만든 햄버거 스타일의 단면으로 SNS에서 회자된 것처럼요. 멕시칸 푸드와 베이글 모두 풍부한 재료에서 발현되는 색감이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공략하는 필살기라고 할 수 있죠.

색감뿐 아니라 다채로운 재료 구성을 보여주는 ‘플래터’ 형식도 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긴 접시나 도마 위에 토르티야, 각종 채소, 고기, 해산물, 소스가 모두 올라간 화려한 비주얼이 시각을 압도하면서요. 한 끼 식사를 넘어 사진을 찍어서 추억하고 자랑하고 싶은 장면이 된 거죠.
결국 우리나라에서 멕시칸 푸드가 핫한 비결을 짧게 요약하면 ‘오감만족 미식 경험’입니다. 철판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와 자극적인 향이 먹기 전부터 군침 돌게 하고, 내 입맛대로 재료를 골라 한국의 맛부터 이국적인 맛까지 두 손 가득 재밌게 싸 먹을 수 있고, 컬러풀한 비주얼은 SNS에 공유하고 싶은 하나의 순간이 되죠. 이처럼 오감만족 미식 경험은 멕시칸 푸드가 차츰 입문자를 늘리며 국내 외식업계의 핫한 메뉴로 거듭난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맛’이 아닌 ‘경험’을 소비하는 2030대 젊은 층의 외식 취향을 정확히 공략한 셈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