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무리수’ 업데이트를 강행한 이유: 틱톡·인스타그램 이기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

카카오톡이 ‘무리수’ 업데이트를 강행한 이유: 틱톡·인스타그램 이기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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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무리수’ 업데이트를 강행한 이유: 틱톡·인스타그램 이기기 위한 큰 그림이었다고?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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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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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커, 최근 카카오톡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면서 엄청나게 화제가 됐잖아요. 오랫동안 사용하던 서비스가 확 바뀌자 반갑다기보다는 불편하고 낯설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는데요.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에는 이번 업데이트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어요. 카카오톡이 왜 이렇게 갑작스러운 변화를 감행한 이유는 뭐였을까요? 급작스러운 대규모 업데이트 뒤에 숨은 이야기, 비트가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자세히 살펴봤어요.


결국 업데이트 되돌리기 선택한 카카오톡, ‘역대급 무리수’라는 반응 쏟아진 이유

이미지 출처: 카카오톡

카카오톡은 지난 23일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대폭 바꾸는 업데이트를 발표했어요. 원래 카카오톡은 커머스·오픈채팅 커뮤니티 등의 기능이 있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메신저 기능이 중심이 되는 앱이었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형식으로 일부 기능들이 개편되자, “이건 내가 바라던 업데이트가 아냐!” 하는 불만이 폭주하기 시작한 거예요. 

무엇보다도 논란이 된 건 ‘친구’ 탭 개편이었어요. 전화번호부처럼 가나다 순으로 다른 사람들의 프로필이 나열되어 있던 기존의 모습과 달리, 인스타그램처럼 다른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과 상태메시지가 피드 형식으로 올라오도록 친구 탭이 바뀌었기 때문. 많은 사람들이 한참 동안 연락을 하지 않아 어색해졌거나 직장 상사·거래처 직원 등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이 큼지막하게 뜨는 걸 보고 경악했는데요. 심지어 과거 프로필 사진이 갑자기 피드 최상단으로 올라오는 등 사생활 노출 논란이 생기기도 했고요. 

새로 생긴 ‘지금’ 탭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았어요. 카카오톡은 ‘채팅’ 탭 옆에 ‘지금’ 탭을 추가하고, 릴스나 쇼츠와 같은 형태의 짧은 숏폼 영상을 노출하는 지면을 새롭게 선보였는데요. 이에 “메신저 앱에서까지 숏폼 영상을 보고 싶지 않아!”, “어린이들이 숏폼 영상 보는 걸 막기가 더 어려워졌어!” 하는 불만이 쏟아져나왔어요. 숏폼 영상에 어린이들이 중독되는 걸 막기 위해 그동안 유튜브·틱톡 등을 사용하는 걸 제한해왔는데, 일상에서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에까지 숏폼 기능이 추가되면 이를 막기가 더 힘들어질 거라는 거예요.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 1점짜리 리뷰가 줄줄이 달리는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카카오톡은 결국 29일 ‘친구’ 탭을 원상복구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친구 목록을 원래 화면으로 되살리고, 피드형 게시물은 친구 탭 내 ‘소식’ 메뉴로 따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 논란이 된 ‘지금’ 탭에 대해서도 ‘미성년자 보호 조치’ 기능을 추가해 미성년자들의 숏폼 시청을 제한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고요.

하지만 이렇게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동안, 한편에서는 조금 다른 소식도 들려왔어요. 증권가에서 “카카오톡의 이번 개편, 앞으로가 기대돼!” 하는 평가가 나오며,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기존 7만 5000원 → 8만 6000원으로 높여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거예요. 카카오의 이번 업데이트로 매출 등 실적이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건데요. 이용자들의 반응은 한없이 싸늘한 와중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요?


카카오톡 업데이트, 메신저를 넘어선 ‘슈퍼앱’으로 진화하기 위해서였다고?

이미지 출처: NEWNEEK/카카오프렌즈

오랜 기간 비슷한 모양새를 유지했던 카카오톡이 대변신에 나선 건 최근 몇 년 사이 “카카오톡, 이젠 예전같지 않아!” 하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과 관련되어 있어요. 카카오톡은 여전히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지만, 다른 플랫폼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카카오톡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거든요. 실제로 지난해 4월 카카오톡의 앱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4497만 2천여 명으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450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고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 숏폼 콘텐츠를 활용하는 중독성 강한 플랫폼들이 성장하면서 카카오톡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말도 있어요.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간 평균 총 체류 시간은 11시간 25분으로 인스타그램(18시간 1분)·틱톡(17시간 41분)보다 훨씬 낮았다고

이에 카카오톡은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2023년 9월 이용자들이 만든 짧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인 ‘펑’을 도입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둘 다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며, 카카오톡이 스스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말까지 나왔어요. 사람들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숏폼 영상을 보며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한편, 카카오톡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

‘무리수’였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는 이번 업데이트 역시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시도로 볼 수 있어요. ‘친구’ 탭을 소셜미디어 형식으로 바꾸고, 숏폼 기능을 추가하는 등 이용자들이 더 오랜 시간 앱에 머무를 수 있도록 개선해서 인스타그램·틱톡 등 플랫폼들을 따라잡으려 했던 거예요. 이를 통해 광고 지면을 늘려서 매출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 중 하나였을 거고요.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톡이 4분기부터 신규 숏폼 광고를 정식 판매하면서 카카오의 수익이 크게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고. 

이미지 출처: (왼쪽부터)와츠앱, 위챗, 라인 어플리케이션 로고

메신저 앱이 대화 기능 외에도 이런저런 기능을 추가하는 건 사실 카카오톡만의 얘기는 아니에요. 라인·위챗·와츠앱 등 다른 글로벌 메신저들도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거든요.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인 ‘라인’은 여행 예약·차량 호출·송금 등의 시스템을 자동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고, 중국의 위챗 역시 약 700건에 달하는 서비스를 앱 안에서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기능을 운영 중이에요. 대화 기능 중심의 단순한 구조에서 벗어나 소셜·콘텐츠·결제를 한 곳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진화해가고 있는 것. 여기에는 인공지능(AI)과의 결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요. 

카카오톡 역시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앱 내에 ‘챗GPT’를 도입하고,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카나나’를 적용하겠다고 했는데요. 카카오톡 채팅에서 챗GPT를 사용하고, 맞춤형 AI 비서가 자동으로 대화 내용을 정리하고 일정을 관리해주는 등 다른 앱을 쓰지 않고도 카카오톡 내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는 거예요. 이 또한 AI를 활용해 쭉쭉 성장하고 있는 다른 글로벌 메신저 앱·플랫폼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카카오의 치열한 생존 전략이라고.

정리하자면, 카카오톡이 이렇게 갑작스러운 업데이트를 강행했던 배경에는 (1)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에 밀려 메신저 앱으로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2) 유튜브·틱톡 등 숏폼 중심 플랫폼에 밀려 앱 체류 시간이 줄어드는 등, 서비스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아진 상황이 있었다고 봐야 해요. 또 여기에는 라인·위챗 등 다른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들이 AI를 활용해 점점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AI 경쟁에서 카카오톡만 밀려날 수는 없다는 위기감도 크게 작용했을 거고요. ‘왜 이렇게 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진 업데이트의 이면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의 업데이트가 수많은 사람들의 반대에 부딪혔다는 사실은 여전히 부정할 수 없어요.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업데이트가 회사의 상황에 집중한 나머지 카카오톡의 이용자들의 편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점, 특히 일상·업무에서 매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카카오톡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해요. 수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필수재’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번 개편은 너무 성급하고 갑작스러웠다는 거예요.

또 수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때문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는 만큼, 사람들의 ‘연결되지 않을 권리’ 또한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실시간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거기서 흘러들어오는 정보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현대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메신저마저 소셜미디어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거라는 거예요. 사람들이 메신저에 기대하는 기능이 뭔지, 어떻게 하면 그걸 존중하면서도 회사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때라는 것.


오늘은 카카오톡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둘러싼 속 이야기를 두루 살펴봤는데요.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에 대한 뉴니커의 생각은 어떤가요? 뉴니커가 메신저에 기대하는 기능은 뭔지, 카카오톡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나갔으면 하는지 의견 남겨주세요. 저는 다음에 더 재미있는 주제로 다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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