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에도 트렌치코트 유행할까? 2025년 가을 외투 패션 트렌드 변화 미리보기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이번 가을에도 트렌치코트 유행할까? 2025년 가을 외투 패션 트렌드 변화 미리보기 🧥🍂
불볕더위와 찜통더위,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지만 계절은 바뀌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반소매 티셔츠만 입고도 너무 덥지만 결국은 찬 바람이 불어올 테고, 눈이 쌓이고 나면 우리는 두꺼운 패딩을 입고도 추워하겠죠. 여름에는 더위와 싸우느라,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는 데 집중하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 모두에 약간은 여유가 있는 봄과 가을에 예쁜 옷, 멋진 옷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간절기 외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패션 브랜드에서 간절기 외투는 무슨 의미일까? 🛍️

우선 간절기에 입을 옷을 생각해 볼 때 고려해 봐야 할 만한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패션 브랜드는 보통 SS와 FW 두 번의 컬렉션을 선보입니다. 대체로 SS는 따뜻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옷이라 가볍고 다채로운 컬러가 많고, FW는 추워지는 시즌이라 컬러도 어둡고 따뜻한 소재를 사용합니다. 이 중 비슷한 옷을 입는 봄과 가을은 양쪽 컬렉션 모두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봄과 가을은 1년 중 비슷하게 겹치는 기온이라 그렇기는 한데 아무래도 여름, 겨울옷이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보통 여름에 겨울옷을 선보이고, 겨울에 여름옷을 선보입니다. 백화점 등 리테일 매장의 일정, 옷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 유럽의 휴가나 날씨 등을 고려한 결과로 이런 식으로 일정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패션쇼에서 옷을 보여주고, 주문받고 만들어서 매장에 들여놓고 그걸 구입하고, 사놓은 옷을 입을 때까지 텀이 지나치게 깁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다양한 계절, 기후를 가진 곳에서 동시에 소비하기도 하는데 뭔가 맞지 않습니다. 그런 틈을 금방 만들어 바로 매장에 넣고, 당장 사서 입을 수 있도록 한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파고들기도 했죠.
이 때문에 크루즈 컬렉션이나 프리-폴 같은 중간 시즌이 도입되었습니다. 캡슐 컬렉션 등의 한정 제품을 거의 매달 내놓고, 비정기적인 드롭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기도 하죠. 각기 다른 수요에 대응하고, 관심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런 결과 옷은 시도 때도 없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절의 거의 모든 유행이 매 시즌 어딘가에서는 나타납니다.
여기에 더해 우리의 날씨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가 입는 옷의 고향이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이라 거기서 나온 옷에 맞춰서 살고 있긴 하지만 적당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간절기는 더 특이해서 낮과 밤의 계절이 다른 느낌이고 사람마다 느끼는 계절도 다릅니다.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누구는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누구는 라이트 패딩을 입고 있는 서울의 거리 풍경이 현실 고증을 잘했다며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이렇게 해서 패션의 시즌 속 간절기 의복을 가지고 우리는 가을을 보내게 됩니다. 물론 패션의 시즌 컬렉션은 보통 패션위크에 참가하는 고급 브랜드에 주로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선보이는 패션은 여전히 중저가 브랜드에서 패스트패션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잡지나 SNS에서 2025년 가을의 트렌드라고 나오는 페이크 퍼, 레이스와 란제리 코어, 느슨한 가방, 파워 숄더의 오피스 룩, 브라운, 핑크와 레드 컬러 모두 패션위크에 나온 걸 정리한 것들이죠.
2025년 가을 패션 트렌드에 빼놓을 수 없는 간절기 스테디 아이템은? (feat. 트렌치 코트, 레더 자켓...) 🧥

일단 간절기 아이템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계속 변형되고, 돌아가면서 패션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트가 있습니다. 간절기 코트는 면이나 혼방 옷감으로 만든 트렌치코트, 스프링코트, 레인코트 등이 있죠. 이중 대표적인 간절기 외투인 트렌치코트는 세계 대전 때 장교용으로 나온 코트입니다. 에폴렛과 허리 벨트, D링 같은 밀리터리 디테일의 특징이 있죠. 하지만 요즘엔 이런 과장된 장식을 제거한 심플한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오버사이즈 느낌의 코트를 캐주얼하게 입는 경향입니다.
트렌치코트는 기본이 더블 브레스트였지만 싱글 형태로 심플하게 만든 것들도 많습니다. 비슷한 종류를 가지고 스프링코트, 워킹코트, 싱글 트렌치코트 등등 이름을 붙이는 데 사실 브랜드에서 어디에 포커스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이름을 붙여놓은 거라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팔이 몸통에 래글런이냐 셋인 방식으로 붙어있는가, 레귤러 핏이냐 오버사이즈 핏이냐, 면이냐 혼방이냐 합성소재냐, 무슨 색이냐 등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거죠.

간절기 의류로 레더 의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바이커 재킷, 카 코트 등이 있죠. 헌옷 가게에서 발견할 거 같은 옛날 아저씨 옷의 생김새지만 레트로한 분위기를 물씬 나게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바이커 재킷은 지퍼가 사선으로 내려오고 허리가 쑥 들어가 있어 록, 펑크의 느낌이 납니다.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이 몸을 보호하려는 목적에 맞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바이커 재킷은 일상용으로는 좀 불편합니다. 대신 조금 더 부드러운 소재에 착용감 좋게 만들어진 버전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카 코트는 엉덩이를 살짝 덮는 반 코트 길이의 레더 코트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차가 추웠기 때문에 운전자와 승객용으로 나온 보온용 롱코트였고 레더 외에도 모피, 울 등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길이가 약간 짧아졌습니다. 약간 투박하지만 역시 레트로 풍의 유행 속에서 최근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레더 제품은 현재 몇 가지 점에서 전환점에 와 있습니다. 특히 특히 점점 빨라지는 패션 트렌드와 패스트 패션 등 속에서 사육과 가죽 제작 등의 측면에서 비윤리적 사용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합성 소재로 만든 대안 가죽들이 주목을 받고 있고 더 저렴하고 관리도 편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왁스 재킷이 있습니다. 코튼으로 만든 재킷 위에 파라핀 계열의 왁스를 칠해 방수 성능을 더한 의류입니다. 영국의 어부들이 입던 옷인데 헌팅이나 낚시, 모터사이클 등 분야로 사용이 확대되었고 영국의 컨트리 라이프 필수 의상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즐겨 입으면서 런던의 중상류 계층을 지칭하는 슬론 레인저들의 사랑을 받았고 이후 패션 의류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현대의 기능성 의류와 비교하면 무겁고 둔탁하고 통기성도 좋지 않고 정기적으로 왁스칠을 다시 해줘야 하는 등 불편한 옷입니다. 하지만 이런 원시적인 측면이 패션 대신 옷의 본질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적당한 보온성과 방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편안하면서도 점잖고 우아한 생김새와 톤 다운된 살짝 반짝거리는 광택은 요즘의 옷에서는 보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간절기 의류로 입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트렌치코트만 입던 시절에서 옷장 속 간절기 외투가 다양해진 이유 🍂

이렇게 기존 간절기 의류들은 조금은 형식적이고 갖춰 입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트리트 패션, 고프코어 트렌드 등을 지나치면서 보다 캐주얼하고 스포티한 옷이 주류가 되었고 이에 따라 바람막이와 봄버가 간절기 아이템으로 아주 다양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바람막이는 방풍, 발수 기능 정도가 갖춰진 가벼운 합성 소재로 만든 재킷입니다. 원래 등산이나 러닝 등 운동용 옷이지만 패셔너블한 제품이 다양하게 나옵니다. 특히 우리 날씨는 간절기에 낮아지는 습도와 밤에 뚝 떨어지는 기온을 막는 일이 중요하고 낮에는 벗고 들고 다닐 정도로 가벼운 게 적당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아이템입니다.
봄버는 미 공군의 방한용 재킷에서 나왔는데 가벼운 보온재가 들어 있어서 바람막이보다는 더 따뜻한 옷입니다. 이보다 더 두텁고 다운 등 본격적인 겨울용 보온재가 들어가면 푸퍼라고 많이 부르는데요. 우리나라는 늦가을과 겨울 사이가 상당히 존재감이 있습니다. 다운을 입기엔 좀 그렇지만 바람막이로는 견디기 힘들죠. 그럴 때 봄버는 요긴합니다.
특히 이번 가을 시즌을 앞두곤 워크 재킷의 활용이 눈에 띕니다. 원래 육체 노동용 옷으로 만들어진 워크 재킷은 몰스킨이나 데님 같은 두터운 면 옷감을 가지고 단순한 형태로 만들어진 재킷입니다. 오랫동안 패션 트렌드의 바깥에 있었지만 최근 들어 패션 트렌드의 중심으로 진입했습니다. 낡은 빈티지 유행, 세련된 현대 패션의 반대편에 있는 듯한 원시적인 투박함이 만드는 자연스러움으로 남성복, 여성복 모두에서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간절기에 입고 다닐 만한 옷이기도 합니다.
간절기에 스포츠, 기능성 의류를 많이 입게 된 건 패션이 단품 옷 뿐만 아니라 생활, 취미의 연장선상에서 형성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최근엔 특히 캠핑이나 러닝은 물론이고 클라이밍, 서핑, 수영, 등산, 사이클 등등 많은 이들이 여러 운동을 하고 있잖아요. 패션은 생활의 연장이 되고 이왕 사놓은 옷을 여가시간의 의류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패션 트렌드의 흐름도 단품보다는 맥락 중심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책 트렌드가 있죠. 미우미우는 최근 썸머 리드라는 이름으로 현대 사상과 문화에 대한 캠페인을 전개하며 간이 서점 팝업을 열고 관련된 아이템도 선보이고 있죠. 발렌티노도 독립 서점을 발굴하고 부커상을 후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디올을 맡게 된 조너단 앤더슨은 데뷔 첫 해에 기존의 북 토트백을 응용해 여러 책에서 영감을 얻은 가방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샤넬도 연예인들의 독서 목록을 소개하거나 문학 모임을 전개하고 있죠.
서구의 독서 시즌이 여름이라면 우리는 가을이죠.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면서 패션에 접근하는 것도 괜찮지만, 책과 연관된 패션을 통해 책에 접근하는 것도 나쁠 건 없습니다. 책을 담고 다니기 좋은 가방과 각종 필기구, 어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앉아서 책 읽기 좋은 착장 등을 통해 책을 읽는 게 멋지게 받아들여진다면 더할 나위 없죠.
최근의 밈으로 화제를 얻고 있는 퍼포머티브 메일, 즉 보여주기식 남자의 룩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에코백, 말차, 줄 이어폰, 카메라, 감성적인 책 등 SNS에서 인기 있는 것들을 들고 다니며 보여주기 위한 연출에 치중하는 트렌드를 말합니다. 척하는 거라고 해도 책을 뒤적거리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그에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합니다. 프레피 스타일의 버튼다운 셔츠와 치노 바지, 점잖은 톤의 후드 등을 볼 수 있습니다.
2025년 가을 패션 트렌드,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사실 간절기는 점점 빠르게 끝나고 티셔츠 입다가 조금만 버티면 겨울 오니까 롱패딩 입자고 생각하며 넘어가길 기다리는 계절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얇은 코트나 레더 의류의 경우 입을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입어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겨울바람에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또한 바람막이 트렌드가 지속되다 보니 이에 대한 반발로 울 블레이저나 더블 코트처럼 조금 더 진중한 옷을 찾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렇게 간절기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옷이 섞여 있고 남들보다 얇든 두껍든 자기 원하는 대로 마음껏 입을 수 있는 계절입니다. 결국 패션은 각자의 태도와 함께 어울리고 있고 그런 방향 속에서 마음에 드는 간절기 옷을 선택하는 게 삶을 더 흥미롭고 진지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될 겁니다. 찰나를 즐기는 여유를 잃지 않고 순간을 소중히 하는 방법을 익히는 건 딱히 패션에서뿐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측면에서도 좋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