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레이브’, 아침 7시에 커피 마시면서 춤춘다고? Z세대의 새로운 웰니스 트렌드 ☕🕺💃

‘모닝 레이브’, 아침 7시에 커피 마시면서 춤춘다고? Z세대의 새로운 웰니스 트렌드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모닝 레이브’, 아침 7시에 커피 마시면서 춤춘다고? Z세대의 새로운 웰니스 트렌드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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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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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을 쿵쿵 울리는 큰 소리의 음악, 디제잉 부스에서 열심히 음악을 트는 DJ, 서로 몸이 부딪히는 것도 모른 채 신나게 춤을 추는 사람들 🪩. 우리가 흔히 아는 클럽의 모습인데요. 그런데 벽에 붙은 시계는 7시를 가리키고 있어요. “저녁 7시? 클럽에서 놀기는 너무 이른 시간 아냐? 👀” 싶겠지만, 놀랍게도 저녁 7시가 아닌 아침 7시라고. 원래라면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을 이른 아침 시간부터 모여서 음악을 듣고, 춤을 추고 있는 거예요. 이들의 손에는 술 대신 커피나 차 같은 논알코올 음료가 한 잔씩 들려 있고요 🍵. 이게 대체 무슨 광경일까요?

오늘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는 MZ세대의 새로운 문화, ‘모닝 레이브(morning rave)’에 대해 알아볼게요.


훑어보기 👀: 출근 전 커피 마시며 춤추는 클럽, 모닝 레이브 ☕

최근 많은 사람들의 인스타그램과 틱톡 피드를 휩쓸고 지나간 영상이 있어요. 사람들이 햇빛 쨍쨍 들어오는 밝은 실내에서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방방 뛰는 모습의 모닝 레이브 영상이었는데요. 모닝 레이브는 아침을 의미하는 ‘morning’과 ‘광란의 파티’를 의미하는 ‘rave’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로, 말 그대로 이른 아침에 열리는 열정적인 클럽 파티를 의미해요. 단, 일반 파티와 달리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말이죠 🍸. 대신 커피를 주로 마셔서 ‘커피 레이브(coffee rave)’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

“술 없는 파티라고? 그게 가능해?” 싶겠지만, 놀랍게도 가능해요.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나 웰니스(Wellness)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닝 레이브는 최근 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거든요. 웰니스 커뮤니티 ‘서울모닝커피클럽(SMCC)’은 지난 5월과 6월 연달아 커피 레이브를 개최했는데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진행된 6월 모임은 온라인 접수 시작 2시간 만에 신청자 300명을 꽉 채울 만큼 인기를 끌었어요. 지금까지 SMCC에서 진행한 모닝 레이브 프로그램의 누적 참여자 수는 무려 1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서울뿐 아니라 제주도, 호주 멜버른 등 세계 각지에서도 정기적으로 모임이 열리고 있다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모닝 레이브 문화를 접하고 빠져들고 있는 거예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 ‘#morning rave’, ‘#coffee rave’를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이 쏟아지는데요. 최근 우리나라에서 모닝 레이브 문화를 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morning rave seoul’이라는 태그도 따로 생겼을 정도라고. 그리고 모닝 레이브는 단순히 대낮에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것 이상을 의미해요. 아침 일찍 모여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거나, 음악을 들으며 요가를 하거나, 함께 러닝을 하는 등 모닝 레이브의 범위는 무한하거든요. 외국에서는 갓 나온 따끈따끈한 빵을 들고 춤추는 ‘베이커리 레이브’, 사우나에서 열리는 사우나 레이브가 화제가 되기도 했고요. 

이에 모닝 레이브를 힙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회사들도 등장하고 있어요. 귀리 음료 브랜드인 ‘오틀리(OATLY)’는 얼마 전 모닝 레이브 이벤트를 열고,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오틀리로 만든 다양한 음료를 제공해 호평을 얻었어요. 2030세대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뜨개실·뜨개 용품 브랜드인 ‘바늘이야기’ 역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매장에서 한낮에 뜨개 DJ 파티를 열어 “저세상 힙이다”, “이게 진짜 뜨개 브랜드 맞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고요.

모닝 레이브가 최근 힙한 문화로 주목을 받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런 문화가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을 거예요. 춤은 클럽에서, 커피는 카페에서, 운동은 전문 센터에서 하는 걸로 딱딱 구분해왔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모닝 레이브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한 데 뒤섞어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줄 테니까요. 하지만 모닝 레이브 문화가 젊은 세대에게 관심을 받는 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자세히 보기 🔎: 사람들은 왜 모닝 레이브에 열광할까? 웰니스, 소버 라이프, 그리고...

이미지 출처: (좌)1,000CAL CLUB 인스타그램, (중)서울모닝커피클럽 유튜브, (우)Coffee Shop Rave 인스타그램

사실 서구권에서 모닝 레이브는 낯선 문화가 아니에요. 2010대 초중반부터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모닝 글로리빌(morning GloryVille)’,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데이브레이커(Daybreaker)’ 등을 중심으로 모닝 레이브 문화가 시작됐고,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거든요. 이들은 스스로를 ‘웰니스 클러빙’, ‘취하지 않는 레이빙 문화’를 위한 커뮤니티로 소개하는데요. 이들은 전 세계 60여개 도시에서 꾸준히 모닝 레이브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고, 지금까지 여기 참여한 사람들의 수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고. 

모닝 레이브 문화는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어요. 홍콩·방콕·태국·싱가포르 같은 아시아 대도시들에서도 모닝 레이브가 ‘힙한’ 문화로 부상하고 있거든요. 미국,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국가들의 모닝 레이브 역시 클럽과 카페, 각종 대안문화 공간 등을 오가며 열리고, 술은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인데요. 현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카페 문화와 클럽 문화의 구분을 무너뜨리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어,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모닝 레이브의 인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분석해요.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클럽에서 밤새 술을 마시며 컨디션을 박살내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예전과 달리, 점점 나만의 리듬을 유지하며 얻는 ‘건강한 즐거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거예요. 이는 넓게 보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모두 중시하는 웰니스 트렌드의 성장과도 관련되어 있는데요. 여기에는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이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 게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건강을 지키면서 즐거움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지속가능한 즐거움을 위한 여러 시도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는 거예요. 

취하지 않을 만큼만 술을 마시는 ‘소버 트렌드’ 역시 모닝 레이브 유행과 맞닿아 있어요. ‘소버(sober)’는 영어로 ‘취하지 않는’이라는 뜻인데요. 다음 날 부담이 되지 않도록 낮은 도수의 술을 조금씩, 기분이 좋아질 만큼만 마시는 트렌드를 말해요. 예전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가 이것저것 술을 섞어서 필름이 끊길 때까지 들이붓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맛있는 술을 조금씩만 마시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거예요. 과음 = 즐거움이라는 공식을 깨고,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고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한편 모닝 레이브의 인기가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와 소셜 활동에 대한 열망과 관련되어 있다는 분석도 있어요. 모닝 레이브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은 ‘연결’과 ‘만남’을 모닝 레이브의 핵심적인 가치로 꼽는데요. 아침 일찍 만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한다는 ‘갓생’적인 요소도, 과음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웰니스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연결되는 감각이라는 거예요.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을 통해 쉽게 참가 신청할 수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소모임·동아리보다 부담이 훨씬 덜하기도 하고요. 나의 리듬을 망가뜨리는 것, 건강을 해치는 것들을 멀리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동시에, 부담 없는 형태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려고 하는 흐름 역시 커지고 있는 것.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모닝 레이브, 커피 레이브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저 또한 술과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은 채 얻는 즐거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우리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화되고 파편화되고 있다는 말이 매일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이렇게 새로운 연결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고요. 어쩌면 사람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건 편견일 뿐,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고 가까워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뉴니커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비욘드 트렌드] 에디터의 관점을 담아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는 트렌드를 소개해요. 나와 가까운 트렌드부터 낯선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비욘드 트렌드에서 트렌드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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