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니커는 ‘리더’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몇 년 전만 해도 리더는 혁신적이고 용기 있는 사람으로 비쳐졌어요. 유명 기업 대표들의 리더십을 다룬 책이나 콘텐츠도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죠. 하지만 최근에는 리더에 대해 책임은 많아지고, 보상은 부족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요. 

이런 인식은 일부러 리더 자리를 피하는 ‘리더 포비아(leader phobia)’ 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어요. 지난 5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리더 역할을 맡지 않아도 괜찮다는 반응이 불안하다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고 발표했어요. 2024년 영국 컨설팅 기업 로버트 월터스(Robert Walters)가 발표한 보고서는 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죠. Z세대의 52%는 중간관리직이 되길 거부하고, 72%는 누군가를 이끄는 것보다 자기만의 커리어를 원한다는 결과가 담겼거든요. 그렇다면 2030세대는 왜 갈수록 리더가 되길 부담스러워하는 걸까요? 

훑어보기 👀: 리더가 되는 게 부담스러운 걸 넘어 무서운 시대

리더라는 자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건 자연스러워요. 어떤 목표를 달성하도록 사람들을 이끄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요. 시대 변화에 따라 리더십이라는 개념이 계속 달라진다는 점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최근 들어 리더를 기피하는 현상이 이전보다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2017년에는 “아파트 동대표부터 대학생 총학생회장, 기업까지 리더 포비아가 만연하다”며 우려하는 보도가 나왔어요. 2019년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전보다 승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기사도 있었죠. 당시에는 승진이 빠른 만큼 퇴직도 앞당겨질 것 같은 불안, 리더십에 대한 부담감이 리더를 기피하는 이유로 언급됐어요. 

그러다 2020년대 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리더 기피는 사회적 현상으로 발전했어요.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커리어의 형태도 다양해지면서 사람들도 ‘직원에서 시작해 리더로 승진하는’ 전통적인 커리어 패스에 의문을 가졌거든요. 특히 유연근무, 원격근무 등을 경험한 Z세대 사이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어요. 젊은 세대에게 커리어는 정해진 게 아니라, 내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개념이 됐기 때문이죠. 한 회사에서 계속 일하며 리더로 승진할 필요를 덜 느끼게 된 거예요. 

리더가 될수록 할 일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도 영향을 줬어요. Z세대는 주변 사람들의 경험담, SNS와 유튜브 등으로 팀장 같은 리더의 스트레스를 보고 들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 직간접적인 경험이 쌓이면서 ‘리더는 조직을 위해 삶의 질을 내려놔야 한다’, ‘책임에 비해 받는 보상이 부족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리더 준비’를 할 기회가 적은 것도 부담이에요. 대개의 경우, 직원으로 일하다가 승진하면서 덜컥 리더가 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어떤 모습인지, 나는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지 고민할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죠. 그러다가 덜컥 승진과 동시에 팀을 책임지고, 성과도 내야 하는 처지가 돼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죠. 

이런 의견들을 종합해 보면, 2030세대는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원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리더가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 ‘돈을 더 주면 팀장 등을 맡을 것이다’ 같은 오래된 관념이 바뀔 때가 된 거죠. 그렇다면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일까요?  

자세히 보기 🔎: 리더는 ‘같이’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

리더(Leader)는 ‘여행하다’라는 뜻의 고대 영어 ‘lithan’에서 유래했어요. 과거에는 먼 거리를 여행하려면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정확하게 알고, 안전한 여행 노하우도 갖춘 길잡이가 꼭 필요했죠. 그래서 리더의 의미도 ‘안내하는 자’, ‘이끄는 자’ 등으로 확장됐고요. 

그렇기에 리더는 단순히 책임만 지는 자리가 아니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성과 달성을 강요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고, 같이 미래를 고민하며 변화를 만들어내는 존재예요. ‘함께 성장하는 안내자’가 진짜 리더의 본질인 거죠. 

하지만 그동안 사회는 리더를 일 잘하는 관리자 정도로만 바라봤어요.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호황이던 과거에는 큰 문제가 없었어요. 매출액이나 순이익률 같은 수치를 목표로 정하고, 달성 여부에 따라 인센티브나 불이익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거든요. 일하는 사람들도 그런 리더십에 대해 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요.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팬데믹 등을 거치며 세상은 변했어요. 지금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만 해도 팔리는 시대가 아니에요. 고객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 가치를 제안해야 하죠. 기업도 마찬가지로 직원들에게 조직의 존재 이유 등을 이해시켜야 하는 입장이 됐어요. 미국 내 대기업 200여 개가 가입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도 ‘이제는 존재 목적을 실현하여 이윤을 따라오게 하는 회사의 시대다’라고 정의했을 정도죠. 하지만 대다수 기업은 이런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어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에 대한 고민도 부족했죠. 이런 와중에 젊은 세대가 입사하면서, 요즘 리더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어요. 아래로는 세대 차이를 극복해야 하고, 위로는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거죠. 

결국 리더 포비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 조직에 맞는 리더의 개념, 역할을 구체적으로 다잡는 게 필요해요. 단순히 보상을 늘리거나 승진을 보장해 주는 게 답이 아니에요. 조직 구성원들에게 리더로 일하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 다양한 형태의 리더십을 익힐 기회를 제공하는 것. 리더를 맡는 것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을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필요해요. 기업이나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뉴니커 여러분은 지금 필요한 리더의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리더 기피 문제가 해결되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할까요? 리더십에 대한 뉴니커의 생각도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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